금융상품 설계부터 코딩까지…AI 금융시대 경쟁력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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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내비게이션 금융학과(Finance)
경영학과와 달리 금융 특화 교육 주력
통계·재무·회계·투자 경제 이론 수업

141322984수학적 사고력과 외국어 능력 필수
트레이더·PB.애널리스트 등 활약

대표적인 억대 연봉 직업으로 꼽히는 금융맨은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다.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을 다루는 금융업은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을 요구한다. 경제 흐름을 조망하고 수많은 정보 중 옥석을 가려내 기업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해내는 분석력.판단력.추론력 등 다방면의 소양을 요구한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한 ‘로보어드바이저’ 등 최신 IT 기술이 가장 빠르게 접목되는 산업 영역이기도 하다. 이런 변화에 맞춰 대학들도 금융 전문 지식을 갖춘 전문가 배출을 위해 금융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학과에선 무엇을 배우는지, 졸업 후 어떤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 금융학과는

최근 금융업계의 화두는 인공지능.로봇 등 최신 IT 기술과의 접목이다. 얼마 전 이세돌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AlphaGo)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금융업 내부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미 많은 금융기관에서 제공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서비스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컴퓨터가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투자자의 자산 관리를 해주는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은행.증권사 창구에서 이뤄지던 면대면 상담과 자산 관리를 이런 인공지능 서비스가 빠르게 대체해간다.

인공지능.빅데이터 처리 기술의 발전은 금융산업 전반을 뒤흔든다. 시장에서 정보가 유통되는 속도.범위.파급력은 혁신적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핵심은 탄탄한 기초실력이다. 경제 동향을 분석하고 시장 전반을 조망할 수 있는 분석력, 수많은 정보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통찰력과 직관력, 그리고 고도로 전문화된 금융 지식이 필요하다.

금융학과는 재무 기초를 닦으면서 주식.채권.옵션.선물 등 금융상품에 특화해 교육한다. 경영학과가 얕고 넓게 공부하는 제너럴리스트를 길러낸다면 금융학과는 금융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를 길러낸다고 볼 수 있다.

금융 특화 인재에게 경제.경영 기초 지식은 필수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금융학과에선 1.2학년 때 미시.거시 경제이론과 기초금융통계, 회계학원론 등 경제.경영의 기본 과목을 수강한다. 또 학생들은 경제.경영 기본 과목을 들으면서 ‘글로벌 금융 이슈’ ‘금융시장의 이해’와 같은 수업을 통해 금융 관련 기초 지식을 함께 배양한다.

▶ 누가 어울릴까

평소 가족이 운영하는 비즈니스 경영과 관련된 대화에 참여하거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을 읽는다면 일단은 합격선이다. 또 리서치를 하고 증권시장에서 주식 시세를 읽거나 투자클럽에서 활동하면 금융학과에 도전할 만하다.

금융상품을 분석하고 설계하는 과정은 고도의 수학적 사고력이 요구된다. 구형건 아주대 금융공학과 교수는 “금융상품이 복잡해지기 시작한 1970~80년대 미국 월가는 나사(NASA) 출신 과학자들을 대거 채용했다”며 “금융공학은 로켓 사이언스라고 불릴 정도로 수학적 사고력을 중요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금융학과 1.2학년 기초 과정에서 선형대수학.금융수학.통계학 등 수학 과목을 필수로 가르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학과 재학생들은 “수학을 싫어하면 금융학과에 입학해 적응하기 힘들다”며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적용해보는 일을 즐겁게 느끼는 학생들이 금융학과에 입학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공학의 핵심은 주식.채권.옵션 등 각종 금융상품의 현재 가치와 가격을 정확하게 계산해내는 일이다. 금융공학자는 신용도에 따른 담보대출의 적절한 이자율을 계산한다든가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입 기업의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금융상품을 설계하는 등 산업 전반에 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경제에 숨통을 틔워주는 금융의 핵심 브레인이다.

각종 금융상품을 설계하는 퀀트, 주식.채권 등 매매를 중개하는 트레이더, 기업 가치와 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등 금융권 종사자들은 실물 경제를 뒷받침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어떤 직종으로 진출하든 복잡한 금융상품을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은 공통적으로 요구된다. 따라서 세밀하고 꼼꼼한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 팀워크 프로젝트도 잘 참여하는 성격이 이상적이다.

▶ 고교 권장 수업

영어 4년, 수학 4년(precalculus 포함), 실험과학 3년, 사회학 3년, 외국어 2~3년이 필수다. 컴퓨터학이나 경제학, 통계학 관련 수업을 들어두면 좋다. 미적분 수업도 필수는 아니지만 수강하면 도움이 된다.

▶ 주요 교육과정

대부분의 경영대에서는 금융관련 수업을 2학년 이상에게만 허용한다. 전문적인 분야인 만큼 1~2학년 때 기초과정을 충실하게 다져야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

3학년 이상 고학년에 올라가면서 본격적으로 금융 특화 수업들이 진행돼 계량금융.고급투자론.대체투자론.기업재무론.파생증권론.재무금융시계열분석.헤지펀드.벤처투자론 등 고급 금융공학을 배우게 된다.

이런 수업들을 통해 콜.풋옵션 등 금융상품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을 설계하는 능력을 기른다. 아주대 금융공학과를 졸업하고 한 외국계기업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팀에 근무 중인 정유진(25)씨는 “주가연계증권인 ELS 상품은 기초하는 자산이 국내 주식이냐 외국 주식이냐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진다”며 “금융학과에서는 이렇게 실제 판매되는 다양한 ELS 상품 등 각종 금융상품을 해체해보고 작동 원리를 증명하는 등 상품 사례 분석이 많다”고 설명했다.

금융학과는 경제 동향 분석 능력을 기르기 위해 경제.경영의 기본 과목을 필수로 이수한다. 대부분 경영대 내에 속해 있어 마케팅.생산관리.경영정보시스템 등 경영학과 세부 전공을 함께 들을 수 있다.

고급투자론.대체투자론.벤처투자론과 같은 수업에서는 부동산.유가.광물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투자에 대해서 공부한다. 여은정 중앙대 글로벌금융전공 주임교수는 “금융학과는 인문.경제.수학.공학적 지식이 모두 필요한 융합학과”라며 “업무 자체가 글로벌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도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분야”라고 말했다.

▶ 졸업 후 진로

금융학과를 졸업한 뒤 가장 많이 진출하는 분야는 은행.보험.증권사 등 금융기관이다. 고객의 위탁 자산을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 매니저, 기업 가치와 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옵션.선물 등 파생상품을 설계하는 퀀트, 금융상품 매매를 중개하는 트레이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다.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스트래터지스트, 고액 자산가의 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PB(private banker) 등도 대표적인 금융 직종이다. 정부기관이나 대기업 경영기획.재무팀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많다.

 

출처: 금융상품 설계부터 코딩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