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촬에 답답한 고객 서비스까지… ‘우버(Uber)’ 당혹스러운 승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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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답답한 고객서비스, 경찰의 대답까지… 설상가상

우버 (Uber), 과연 안전할까?

시카고 유학이 4년째에 접어들던 2016년 봄, 평범한 대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다소 당혹스러운 경험을 마주하게 되었다. 모처럼 한국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 멀리 한인 타운에 위치한 한 영화관으로 나서던 나와 내 친구. 집이 위치한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대중 교통으로 약 50분이 넘게 걸리는 한인 타운까지 이왕 기분 좋게 우버(Uber)를 타고 가기로 했다.

 

우버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일반인의 차량과 승객을 이어주는 서비스로 현재 전 세계 60개국에서 생활화된 교통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본인 또한 처음에는 생소했던 우버 서비스였지만 택시보다 저렴하고 이용료가 내 은행 계좌에서 자동으로 결제되는데다 동승한 친구들과 이용료를 나누어 낼 수 있다는 편리함에 어느새 일상적으로 이용하게 되었다.

 

사건 당일은 내가 우버를 이용한 지 2년을 넘겼을 때 였다. 이제까지 문제없던 우버 서비스였기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나와 친구는 한인 타운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우버 차량에 선뜻 올라 탔다. 그리고 뒷자석에 앉은 우리는 간만에 상영관에서 한국 영화를 감상할 생각에 들떠 쉴새 없이 떠들었고 우리가 탄 우버 차량은 어느새 황량한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한창 고속도로를 쌩쌩 달리던 차 안에서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줄곧 친구에게 고정되어 있던 내 시선을 우버 운전자에게로 돌렸다. 우버 운전자는 오른팔을 기어에 얹은 채,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촬영하고 있었다.

 

백인 남성이었던 그 운전자는 스마트폰 화면에 셀프 카메라 모드를 띄우고 있었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운전석과 조수석 틈 사이로 뒷자석에 앉은 나와 내 친구의 얼굴을 촬영하고 있었다. 소위 말하는 몰카, 도촬 현장이었다. 20분 남짓 남은 목적지까지의 거리.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남은 시간 동안 차량에서 뛰어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와 친구는 재차 확인을 위해 운전자를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하였다. 우리가 한국어로 이 상황에 대해 급히 논의하는 사이 그가 영상 촬영을 중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다를까.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가 다시 같은 자세로 우리의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촬영을 하면서 운전도 해야해서 였는지, 뒷자석의 우리가 그의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채지 못한 듯 했다. 그리고 몇 초가 지나 촬영을 중단하더니 곧이어 세 번째 영상 촬영을 시작했다.

 

“Are you videotaping us? (우리를 찍고 있는 건가요?)”

 

급기야 친구가 우버 운전자에게 물었다. 그는 당황했는지 대답을 얼버무리며 오른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았다. 먼 길까지 그 우버 차량 안에 갇혀있어야 하는 우리는 이 상황이 굉장히 공포스러웠다. 자칫 그의 심기를 건들이면 이상한 곳으로 끌려가지는 않을 지 걱정부터 앞섰기에 우리는 그에게 ‘촬영을 하지 마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대신 스마트폰을 통해 우버 고객 상담 서비스에 상황을 설명하고 신고했다. 하지만 더욱 당혹스러운 사태는 여기서부터 시작했다.

사건 차량 안에서부터 그 다음 날까지 우리는 우버 고객 서비스와 열 통이 넘는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실시간으로 우버 차량 내에서 일어난 도촬과 공포에 떨고 있는 나와 친구의 상황을 정확히 전달했다. 하지만 우버 고객 서비스의 대답은 이와 같았다:

“…partners are able to have dash cams in their vehicle if they are following the local law about recording trips. A lot of partners carry or have dash cams for their safety to make sure they are safe while they are on the road.”

즉, 우버 운전자들은 운전 내역 확인과 안전을 위해 (도로를 촬영하는) 블랙 박스 사용이 허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한인 타운에 도착한 우리는 곧바로 그 차량에서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우버 고객 서비스에게 그것이 블랙박스가 아니라 개인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우리의 얼굴과 음성이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데에만 이틀이 걸렸고, 결국 그 날의 우버 서비스 비용 환불을 받고 그 운전자가 우리의 연락처가 없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우버 측에서는 그 운전자에게 어떠한 조치가 내려지더라도, 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우리에게 알려줄 수는 없다고 했다.

며칠이 지나도, 그 운전자가 우리의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끔찍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우리들의 집 위치, 생김새, 목소리까지 알고 있는 그가 몰래 찾아 온다거나 그 영상을 (비록 나와 친구가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모습이지만) 인터넷에 무단으로 배포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결국 나는 학교를 통해 경찰에 신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에서 돌아온 대답은 우버와 다를 바 없었다.

 

“It is not illegal for a driver to take a video or photo of passengers as long as they are in his/her car.” (운전자가 자차에 타고있는 사람의 영상 혹은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미국 현지인 뿐만 아니라 한인 유학생들도 애용하는 Uber(우버) 서비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에 관련한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기사로 보도된 바가 있다. 우버를 이용하는 것이 과연 안전한 지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나날이 개발되고 도입되는 새로운 서비스들을 위한 규칙들과 법 제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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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예술학교로 알려진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조소를 공부하고 있는 곽지수입니다. 학교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다가 1년간 북경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고 지금은 SAIC 신입생 프로그램 조교와 KSA 한인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시카고 생활과 특수한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보다 흥미롭고 진솔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