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주제로 유명한 현대 미술계의 거장 BEST 5 (Feat.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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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미술이라고도 종종 불리는 “현대미술” 이란 1970년대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의 미술을 일컫습니다. 현대미술 이전의 미술은 있는 그대로의 사물, 또는 인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에만 그쳤지만, 현대미술은 사실 묘사의 틀에서 벗어난다는 특징으로 인해 작가의 특징과 그들의 독특한 견해가 그 어떤 시대보다도 가장 잘 드러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작품을 해석하는 것 또한 관람가의 몫으로 남았지만 말이죠. 오늘은 “독특한” 주제로 우리의 미술학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타파 시켜 줄 현대 미술계의 거장 5명을 선정하여 그들의 작품과 함께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합니다.

1.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 Andreas Gursky (독일, 1955~)

작품명: <99센트 숍>

Image Credit: Flickr

이 작품은 지난 2007년 330만 달러, 우리 돈으로 40억 원에 팔린 안드레아스 구르스키의 <99센트>입니다. 그는 유형학(물질을 그 특징/특성에 따라 분류해 분류 결과를 고찰하는 것)의 관점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의 작품은 규칙적인 배열과 멀리서 찍은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의 작품 중에서 “제일 비싸게 팔린 작품”답게 이 작품에서도 역시 그는 99센트 숍이라는 장소를 선정하여 가지런히 배열되어있는 물건들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형형색색의 상품들이 배열에 맞춰 가지런히 진열되어있는 모습과 그 물건들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 유형학의 관점에서 살펴보니 우리가 평소 이용하는 장소들이 낯설게 느껴지진 않으신가요?

“내가 하는 작업은 순수한 사진이 아니다” –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2. 웨민쥔 – Yue Minjun (중국, 1962~)

작품명: <키오스섬의 학살>

Image Credit: Flickr

이 작품의 작가 웨민쥔은 중국 현대미술의 4대 천황이라고 불리는 현대미술 작가입니다. 이 그림은 바로 “웃음 시리즈”의 <키오스섬의 학살>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품입니다. 작품 속의 주인공들은 한없이 해맑은 미소를 띠고 있지만, 작품명은 다름 아닌 “학살”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요. 웨민쥔은 그의 작품에서도 가장 유명한 “웃음 시리즈”를 통해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급격한 변화로 인해 야기된 개인적, 사회적 혼란을 비판하였습니다. 행복한 웃음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작품명은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분노”, “체념”의 감정을 세세하게 보여주는 것 같네요.

“내 작품 속 인물은 모두 바보 같다. 그들은 웃고 있지만 그 웃음 속에는 강요된듯한 부자유스러움과 어색함이 숨어있다. 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아무 생각 없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표현한다. 이들은 곧 내 초상이자 친구의 모습이며 나아가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웨민쥔 

3. 데미안 허스트 – Demien Hirst (영국, 1965~)

작품명: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Image Credit: Flickr

언뜻 보면 위의 사진 안의 상어는 좁은 수족관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포름알데히드 용액 안에 넣어진 죽은 뱀상어의 시체입니다. 이 작품은 1991년, 데미안 허스트에 의해 탄생한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이라고 불리는 파격적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조금은 특별한데요. 광고 재벌이자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사치 갤러리의 소유자 “찰스 사치”는 어느 날 데미안 허스트의 재능을 알아봐 비용을 투자하기로 약속하였고, 데미안 허스트는 “당신을 삼킬 수 있을 만한 정도의 큰 상어 구해달라”라고 그에게 요청한 뒤 수락을 받아 이 작품을 제작한 것입니다. 살아있던 상어를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선하다는 평가와는 달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명체를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것에 분노하여 그의 작품은 작품의 “타당성”에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언제나 그런 문제는 아트시장에서 큰 딜레마에요. 작가들과 보존가(복원가)들은 본래의 작품과 의도 중에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요. 나의 배경은 개념 예술이기 때문에, 나는 의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이것은 같은 작품이죠. 그러나 배심원단은 오랫동안 계속해서 있겠지요.” -데미안 허스트

4. 앤디워홀 – Andy Warhol (미국, 1928~1987)

작품명: <캠벨의 수프 캔>

Image Credit: Flickr

가지런히 나열되어있는 32개의 캔버스 안에 그려진 캠벨 수프 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캔버스에 물감을 칠해 그린 것도 아닌, 그렇다고 사진을 찍은 것도 아닌, 다름 아닌 캠벨 수프 통조림의 모습을 32개의 캔버스에 인쇄하여 액자에 넣어 전시해 놓은 것인데요. 196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최초의 모습을 공개하였을 당시 식료품 진열대 안에 캔버스 액자를 놓고 한 개당 100달러에 판매한 뒤, 인쇄된 통조림 그림을 100 달러에 판매한다는 것이 뭇매를 맞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작품의 진가를 알아본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1995년 1,450만 달러에 사들였고, 곧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대량생산 상품이 주를 이루던 시대에 20년 동안 매일 같은 점심으로 캠벨 수프캔을 먹었던 앤디워홀은 말했습니다. “미술은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친숙한 존재여야합니다”라고 말이죠. 이 작품은 그 어떠한 작품보다 그의 평소 미술 철학을 가장 잘 녹여낸 작품인 것 같습니다.

“나는 그것을 자주 마시곤 했죠. 나는 20년 동안 매일 같은 점심으로 캠벨 수프 캔을 먹었어요” -앤디 워홀

5. 백남준 – Paik Nam-Jine (한국, 1932~2006)

작품명: <US 맵>

Image Credit: Flickr

한국 태생의 세계적인 비디오 아트 예술가 백남준은 “언젠가 브라운관이 캔버스를 대신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온 영상매체를 생각해 본다면 그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닐 것 같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주목할만한 작품은 바로 <US 맵>인데요. 네온으로 휘감아 만들어진 미국 지도의 안을 꽉 채운 브라운관 티비들은 각기 다른 풍경을 연속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술가 백남준의 탁월한 발상과 시대를 앞지르는 현대 설치 미술의 진가를 알아본 것일까요? 미국 워싱턴에 있는 스미소니언박물관이 <US 맵>을 영구 보존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콜라주가 오일 페인팅을 대신하듯이 브라운관이 캔버스를 대신할 것이다” -백남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