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주면 아이 낳는다···임신 하청 ‘구글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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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임신해드립니다”…세계는 지금 ‘구글 베이비’ 논란

Q : 다음 인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A :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팝 가수 리키 마틴
유명 방송인 킴 카다시안
중국계 할리우드 배우 루시 리우
미의 대명사 니콜 키드먼

 

이들은 모두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얻었습니다. 대리모란 임신과 출산을 대신해주는 여성을 일컫는 말입니다. 생부·생모의 정자와 난자로 수정란을 만든 뒤 이를 제 3자인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것이지요.

 

대리모를 고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들은 난임을 이유로 대리모를 찾습니다. 자궁에 문제가 있어 착상이 어려운 경우가 이에 해당하죠. 세계적인 팝스타 카니예 웨스트와 그의 부인 킴 카다시안은 카다시안이 태반유착증을 앓은 후 대리모를 통해 셋째와 넷째 아이를 가졌습니다. 남성 동성애자 커플, 비혼을 지향하지만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싱글대디’들도 대리모를 찾습니다.

 

그런가 하면, 임신과 출산 과정을 피하기 위해 대리모를 고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루시 리우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을 해야 했고 언제 (일을) 그만둘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결심했다고 말했죠.

 

 

구글 베이비(Google Baby)의 탄생

구글 베이비란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아이를 일컫는 말입니다. 선진국 출신 부부의 정자와 난자를 체외수정한 뒤 수정란을 제3국으로 옮겨 개도국 여성에게 ‘임신 하청’을 주는 구조를 거대 IT 기업의 운영 구조에 빗대어 표현하는 말이죠. 이번 [고 보면 모 있는 기한 계뉴스- 알쓸신세]에서는 전 세계의 ‘구글 베이비’와 ‘구글 마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도는 왜 ‘자궁 산업’을 금지했나

얼마 전 인도에서는 상업적 대리모를 금지하는 법이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모든 외국인은 인도 내에서 대리모 의뢰를 할 수 없습니다. 인도인이라도 ①이미 아이가 있는 부부 ②한부모 ③동성 커플은 대리모를 구할 수 없도록 막았죠.

이 법이 생기기 전까지 인도의 대리 출산 시장은 약 4억 달러(약 4474억원)규모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전 세계의 난임 부부를 상대로 모객에 나선 결과라고 할까요. ‘세계의 대리모 공장’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부랴부랴 법을 만든 겁니다.

 

인도 정부가 제동을 걸기로 한 이유는 외국인을 위한 대리 출산이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입법을 앞두고 관련 보고서를 통해 “대리 출산을 의뢰하는 외국인들이 모국어로 계약서를 써 해당 대리모가 세부 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대리모가 아이를 낳는 도중 숨져도 병원이나 의뢰 부부가 보상하지 않는 상황이 생긴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오히려 인도의 대리모들이 “정부가 가난을 해결해 줄 것이냐”며 항의하고 나섰다는 겁니다. 이들은 임신과 출산을 대신해주는 대가로 약 7000달러(약 782만원)의 보상을 받는데, 이는 인도 내 평범한 임금근로자의 7~10년 치 임금과 맞먹는 큰 금액입니다.

 

대리모 찾을 땐 언제고…장애아 태어나자 버린 호주인 부부

이번엔 태국이 대리모를 금지한 배경을 살펴볼까요. 지난 2014년 호주인 부부가 태국인 대리모를 통해 얻은 남녀 쌍둥이 중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은 남아는 버리고 여아만 호주로 데려온 일이 밝혀졌습니다. 이후 태국인 대리모가 자신과는 아무런 유전적 연관이 없는 장애아를 떠맡게 됐죠. 이 일로 태국 당국은 전국의 대리모 중개업체를 폐쇄했고, 외국인의 상업적 대리모 의뢰를 금지했습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장사를 접자, 우크라이나가 일약 ‘핫한’ 시장으로 떠올랐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대리모 시장의 고객들을 위해 여러 가지 법을 만들기까지 했죠. 대리모 명의로 출생증명서를 내준 뒤, 입양을 통해 생부·생모에게 아이를 인계하는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수정란이 착상된 시점부터 의뢰인 부부를 호적상 부모로 인정하는 법을 만든 겁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우크라이나는 일약 의료관광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대리모 중개업체들은 고객들에게 ①아이를 대리모의 친자로 등록한 뒤 입양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으며 ②대리모가 아이에 대한 친권을 주장할 수 없도록 하는 확실한 법률적 장치가 있고 ③아기의 성별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홍보합니다. 물론 비용도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고요.

비싸도 ‘미국’ 택하는 부모들의 속마음

선진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상업적 대리 출산에 매우 우호적인 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캘리포니아의 대리모를 통해 출산하는 이유죠. 미국인 대리모 고용은 가장 비싼 옵션이지만, 의료 서비스의 질이 높고 미국에 거주하는 의뢰 부모가 대리모를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기자인 알렉스 쿠친스키는 2008년 2만 5000달러(약 2798만원)를 지불하고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얻은 경험에 대해 밝히며, 자신이 검토한 ‘미국인’ 대리모 후보자들 중 “금전 보상만을 위해 대리 출산을 감행하는 이들이 없었으며, 모두가 이타적(altruism)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대리모 고용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줬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자궁 렌탈’은 금지돼야 할까요? 어떤 사람들은 ①장기를 ‘적출’하는 것이 아니고 ②합리적 비용을 지불하며 ③대리모가 강요에 의해 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개인의 선택이며 합법적 계약이라는 논리죠.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장기 매매가 불법인 것처럼, 장기를 임대하는 것도 불법이라고 말합니다. 개인의 자유의지를 막론하고, 인간의 신체는 돈으로 사거나 빌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매혈까지도 넓은 의미의 장기매매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습니다. 신체의 일부를 빌려주거나 팔게 되면 결국 인간 존엄성을 해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실제 인도와 네팔 등에서는 가난한 여성이 남편의 강요로 대리 출산에 나서게 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습니다. 일부 여성은 출산 중 목숨을 잃었습니다.

 

의료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한국에서도 10만 명 중 11.5명의 산모가 자궁파열 등으로 출산 중 사망합니다. 사망하지 않더라도 전신경련, 발작, 폐부종, 간파열, 색전증 등의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출산 후 겪는 신체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리하여 ‘구글 베이비’ 논란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돈으로 어디까지 살 수 있을까요. 그 범주에는 산모의 생명과 건강까지 포함될 수 있을까요.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출처: 한국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