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넌 계획이 다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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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판데믹이 우리들의 소중한 일상을 앗아간 2020년 봄에는 빠진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영화다. 우울해지는 바이러스 소식 대신에 바이러스를 잠시 잊게 해줄 마블의 히어로 이야기다.

 

밀집된 장소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찌감치 미국의 영화관들은 휴업했으며 개봉 예정인 영화들은 저마다 올해 가을 이후로 개봉 시기를 미루었다. 그리고 제작과 촬영이 진행 중인 영화들은 프로덕션을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그 여파는 지난해 Avengers: Endgame 이후 Marvel Cinematic Universe(MCU)의 페이즈 4를 장식할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 연기로 이어졌다.

©Marvel Studios

                       

 

  • Black Widow                                5/1/20 → 11/6/20    
  • The Eternals                              11/6/20 → 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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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ang Chi Legend of the Ten Rings 2/12/21 → 5/7/21

 

 

  • Doctor Strange into the              Multiverse of Madness                5/7/21 → 1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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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or Love and Thunder              11/5/21 → 2/18/22 

이처럼 한 칸씩 밀려난 가운데 페이즈 4와 병행하는 디즈니의 독자적인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인 Disney +의 마블 드라마도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올해 하반기 개봉을 앞둔 Falcon and the Winter Soldier와 WandaVision은 물론 다른 작품들도 제작 중단 중이다.

 

SAN DIEGO, CALIFORNIA – JULY 20: The Marvel Cinematic Universe Phase Four is announced with cast members during the Marvel Studios Panel during 2019 Comic-Con International at San Diego Convention Center on July 20, 2019 in San Diego, California. (Photo by Kevin Winter/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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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39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한국 내 영화 관객 총 5위를 차지한 Avengers: Endgame은 전 세계 영화시장에서도 부동의 1위였던 Avatar를 제치고 총 매출 1위를 가져갔다.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앞세워 야심 차게 다음 단계를 준비하던 마블과 Disney는 불가피하게 당장 개봉이 임박한 Black Widow를 5월 초에서 11월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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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나타샤?

작년 Spiderman: Far from Home 이후 마블 영화가 없어 심심해하던 마블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블랙 위도우의 솔로 영화가 7개월이나 밀리게 되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Captain America: Civil War와 Avengers: Infinity War 사이가 주된 시간대일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화는 그동안 우리가 알았던, 알았더라도 모든 게 감추어진 나타샤 로마노프의 독일 공항 전투 이후의 모습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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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탸샤의 가족?

소문만 무성했던 부다페스트에서의 호크아이와의 만남이나 나타샤의 최악의 기억인 레드룸의 모습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에이전트 로마노프가 아닌 나타샤의 인간적인 모습을 기대해본다.

 

다음은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The Eternals다. 안젤리나 졸리와 한국 배우 마동석이 캐스팅되어 한국 팬들의 기대를 한껏 받고 있다. MCU를 포함해서 마블 코믹스 원작에서도 창조신이라고 불리는 이 존재들은 알게 모르게 MCU 상의 사건들 뒤에 있었으며 이터널스의 한 부류인 셀레스티얼이 Guardians of the Galaxy Vol.2에만 나왔을 뿐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정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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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부터 존재했던 캐릭터들 

마블은 이 신급 존재들을 통해 MCU 상 태초의 역사를 그려내고 20세기 폭스 사를 인수해 영화 판권을 되찾아온 엑스맨 등 뮤턴트의 이야기를 녹여낼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년간 Infinity Saga의 최종 보스이자 최종 빌런인 타노스도 이터널스의 한 부류이므로 타노스의 매력적인 활약을 아직 못 잊은 팬들은 이 영화에서 어린 시절 타노스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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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디서 뭘 하고 있었을까?

최근 다양성을 중요시하고 있는 마블은 2018년 마블 첫 흑인 히어로 주연 Black Panther, 2019년 마블 첫 여성 히어로 주연 Captain Marvel을 연달아 선보이며 세계 시장을 개척해나갔다. 이번에는 중국계 히어로가 등장한다. Shang Chi: Legend of the Ten Rings에서 샹치는 쿵푸 마스터로서 Iron Man 3에서 나왔던 만다린의 실체와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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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다린이?

토니 스타크를 납치하기도 했던 이 비밀 조직 텐링스는 Iron Man 시리즈를 비롯해 몇몇 MCU 영화에 이름만 등장해 더욱더 그 비밀스러움을 더했다. Iron Man 3에서 팬들의 실망을 받은 만다린이 어떻게 빌런의 모습으로 다가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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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을 납치하기도 했던 바로 그 조직!

본격적인 멀티버스(다중우주)의 시작을 알리는 Doctor Strange into the Multiverse of Madness. 앞으로의 MCU의 방향성을 잡아줄 이 영화는 그동안 소개됐던 양자영역, 다크 디멘션 등을 비롯해 MCU 상의 다른 멀티버스를 소개할 전망이다. Avengers: Endgame에서의 시간여행은 각기 다른 타임라인을 만들었으며 새로 생겨난 타임라인도 멀티버스의 일종이기에 크로스오버가 가능하다.

©MCU Direct

본격적인 멀티버스의 시작!

또한 팬들은 20세기 폭스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 울버린을 비롯한 엑스맨, 데드풀 그리고 판타스틱 4의 첫 등장을 이 영화에서 보기를 강력하게 바라고 있다. 지난 20년간 폭스사에서 제작한 마블 영화들도 멀티버스로 규정한다면 엑스맨과 판타스틱 4의 재등장 및 리부트는 얼마든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에 감독도 오리지널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감독인 Sam Raimi로 교체되어 소니에서 제작한 스파이더맨과의 크로스오버도 예상된다. 

©unknown artist

과연?

마지막으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Thor: Love and Thunder다. Avengers 시리즈를 제외하면 단독 히어로로서 4번째 영화의 주연을 맡게 된 토르는 Avengers: Endgame에서 아스가르드의 왕좌를 여전사인 발키리에게 맡기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과 다시 우주로 떠난다. 아직 시놉시스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로키가 돌아온다, 베타 레이 빌 이라는 토르 코믹스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등 많은 루머가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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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토르의 망치는 누구에게로?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작년 Comic Con에서 공개가 됐듯이 배우 Natalie Portman이 제인 포스터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단순히 천체물리학자가 아닌 토르의 묠니르를 들 수 있게 되는 레이디 토르가 등장하는 토르 4편은 조금 더 성숙해진 토르의 모습을 보게 될 전망이다.

SAN DIEGO, CALIFORNIA – JULY 20: (L-R) President of Marvel Studios Kevin Feige, Director Taika Waititi, Natalie Portman and Chris Hemsworth of Marvel Studios’ ‘Thor: Love and Thunder’ at the San Diego Comic-Con International 2019 Marvel Studios Panel in Hall H on July 20, 2019 in San Diego, California. (Photo by Alberto E. Rodriguez/Getty Images for Dis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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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토르

디즈니가 공개한 개봉일 변경 리스트에는 마블의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 중 하나인 스파이더맨의 속편이 빠져있다. 아직도 스파이더맨의 영화 판권이 소니에 있고 스파이더맨의 MCU 편입 조건으로 솔로 영화 3편과 팀업 영화 3편이 계약조건이었던 가운데 Tom Holland 주연의 (당분간은) 마지막 스파이더맨 솔로 영화가 남아있다. 2021년 7월 개봉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앞으로 개봉될 소니의 마블 영화, Venom 2, Morbius, Spider-Man into the Spider Verse 등으로의 크로스오버도 계획 중에 있다고 한다.

Spider-Man 3 Title: What Will The 2021 MCU Film Be Called? - MCU ...
©The Direct

빅 스크린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로도 만나볼 수 있는 마블 드라마 시리즈는 What If 시리즈를 제외하고 총 6개 남짓의 에피소드로 영화와 더불어 투트랙으로 MCU를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물려받은 팔콘과 윈터솔저 버키는 다시 한번 Captain America: Civil War에서의 빌런인 제모 남작과 마주하며 예고편에서도 보였듯이 미국 정부로 넘어간 방패를 얻는 과정을 보여준다. 소코비아 협정의 반대편에 섰던 이들은 협정이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음에도 1대 캡틴 스티브 로저스의 은퇴 이후 미국 정부의 신뢰를 얻지 못했던 모양이다. 어벤져스의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포스트 엔드게임 시대에 차기 캡틴 아메리카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First Look At 'The Falcon and the Winter Soldier' – Nerds and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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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차기 캡틴 아메리카는 누구?

WandaVision에서는 Avengers: Infinity War에서 두번이나 죽게 된 비전이 스칼렛 위치의 현실 조작 능력에 의해 되살아난다. 이는 어디까지나 스칼렛 위치의 상상 속이므로 진짜 비전이 부활한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비전은 컴퓨터 프로그램 그 자체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백업 데이터만 있으면 복구가 가능하나 비전의 파워 소스인 마인드 스톤이 파괴된 터라 자세한 내막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Disney+ Moves 'WandaVision' From 2021 to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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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ney+: WandaVision and Loki halt production over coronavir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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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aVision on Disney+: What We Know So Far & Coronavirus Del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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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aVision trailer introduced two major Marvel heroes to the M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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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aVision Release Date, Trailer, Cast, Story, and More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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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의 귀환, 하지만 현실이 아니다?

다음은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매력적인 빌런 로키다. Loki 시리즈에 등장하는 로키는 MCU 현재 타임라인의 로키는 아니며 Avengers: Endgame에서 스페이스 스톤을 가지고 또다시 도망간 2012년 과거의 로키이다. 예고편에서 5초도 안 되는 짧은 찰나지만 로키는 팬들로 하여금 기대하게 만들었고 또 스토리를 예측하는 많은 유투브 비디오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공개된 줄거리는 도망간 로키가 인류 역사에 뒤에서 모든 걸 조종한다는 내용인데 로키가 들고 도망간 건 타임 스톤이 아니라 스페이스 스톤인데 어떻게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한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Loki TV series teaser hints at a time jail from classic Marv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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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왜 여기서 나와?

아직 단독 영화가 없는 호크아이는 Disney +쇼로 돌아온다. 1세대 어벤져스가 세대교체인 흐름에 걸맞아 호크아이는 그토록 원하던 은퇴를 하게 되고 케이트 비숍이라는 여자아이를 후계자로 키운다는 내용이다. 개봉 시점이나 정확한 줄거리가 나오지 않았지만, 케이트 비숍이 호크아이의 자리를 물려받아 어벤져스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Hawkeye Concept Art Unveils First Look at Kate Bishop in Marv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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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를 찾아라!

Disney +로 선보이는 마블의 유일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What If는 그동안의 23개의 MCU 영화 중 중대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 ‘만약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출연 배우들이 성우를 맡는 기발한 발상의 시리즈는 23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질 계획이다. 한가지 공개된 가정에 따르면 ‘만약에 스티브 로저스가 아닌 페기 카터가 슈퍼 솔저 세럼을 받았다면 어땠을까’이다. 캡틴 아메리카가 아닌 캡틴 브리튼의 탄생이다.

7 coisas que queremos ver em Marvel's What If...? - Fat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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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마블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개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제작이 확정된 She Hulk, Moon Knight, Ms. Marvel을 제작 중이다. 이 셋은 아직 캐스팅조차 마무리가 안 된 상태다.

 

MCU의 한 페이즈가 끝날 때마다 항상 Avengers 영화가 있었다. 페이즈 4에는 아직 제작 소식이 없으며 앞으로의 차기작들을 생각해볼 때 페이즈 4는 과도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2022년에는 페이즈 5가 시작되고 Black Panther 2, Captain Marvel 2가 기다리고 있으며 개봉 일자 미정인 Blade도 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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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inity Saga

MCU의 영화가 나올 때마다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마블의 저력은 프랜차이즈 세계관 구축의 섬세함에서 나온다. 처음 영화를 볼 때 몰랐거나 다음 영화가 나와야 그 전 영화가 제대로 이해된다는 건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백미 중 하나이다. 대사 하나 소품 하나 어느 것 하나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MCU의 영화들이 인기가 많은 이유이며 30초 남짓의 예고편이 하나 나와도 10분짜리 분석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팬들이 존재하는 이유기도 하다.

 

10년 전에는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서 감독과 제작자들은 Iron Man 1을 맨땅에서부터 시작해야 했다. 10년 뒤 아이언맨은 최고의 캐릭터가 되어 수많은 팬을 웃고 울렸다. 다음 10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Avengers Tony Stark 'still ALIVE' in his tech: Did this Spider-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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