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직장 지원에 ‘한국식’ 이력서?

296

일부 기재 사항은 차별 금지법 위반
주소·연락처·학력·경력 적으면 충분

#. 한인업체 채용담당자인 김모씨는 최근 한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김씨는 “한인 유학생이 낸 이력서 양식은 한국식”이었다며 “지원자는 사진을 붙이고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키와 몸무게, 가족 이름과 직업까지 다 적었다. 자칫 문제가 될 수 있는 이력서가 계속 와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 한국에서 이민 온 최모씨는 남가주 한인사회 구직시장에 뛰어들었다. 최씨는 업체 구인광고는 많지만 대부분 지정 이력서가 없어 애를 먹었다. 그는 한국처럼 포털사이트에서 한글 이력서 양식을 내려받아 적었고 한 업체에 지원했다. 최씨는 “한국에서는 이력서에 사진, 생년월일, 키와 몸무게 등은 다 적는다”면서 “친구들이 그런 것을 왜 적느냐고 해 더 이상했다”고 말했다.

한인 구인.구직 시장에서 잘못된 ‘이력서’가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있다. 특히 채용당사자는 한인 구직자가 미국식 고용문화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아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잡코리아USA(대표 브랜든 이)에 따르면 일부 한인 졸업생과 구직자는 미국 정부가 차별 가능성을 이유로 금지하는 민감한 내용을 이력서에 스스럼없이 적고 있다. 특히 채용공고를 낸 한인 업체가 이력서 지정양식이 없을 때면 빈도는 더 심해진다.

브랜든 이 대표는 “이력서를 제출한 지원자 중 약 20%는 한국식 양식을 참고한다”며 “사진, 주민등록번호, 키, 몸무게, 부모 및 형제자매의 나이와 직업 등 개인 사생활이 모두 담길 때가 많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구인구직 시 차별금지법(Discrimination Law)을 위반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구직자가 이력서에 명시하는 ▶사진 ▶생년월일 ▶출신국가 및 국적 ▶인종 ▶결혼 여부 ▶신체조건 등은 채용과 무관한 정보다. 이밖에 ▶종교 ▶가족정보 ▶건강상태 등도 밝힐 필요가 없다.

채용과정에서 한국식 이력서는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찬용 변호사는 “미국은 채용 시 경력과 학력을 토대로 관련 업무에 가장 알맞은 사람을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서 “불필요한 정보를 이력서에 적으면 미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랜든 이 대표는 “이력서를 낼 때는 미국 채용문화에 맞게 ‘이름, 연락처, 주소, 학력, 경력, 특기 등만 적는 것이 좋다. 여기에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등을 첨부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인업체도 직원채용 시 용모단정, 임신계획 등 차별이 발생할 수 있는 요구나 질문은 삼가야 한다.

배형직 변호사는 “고용주가 직원을 채용할 때 직무수행 능력 보유 여부에 집중해야 한다. 개인 사생활에 관한 질문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출처: LA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