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에 대한 유학생의 솔직 인터뷰

1986

 

유학생은 어떻게 유학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유학생들은 왜 맨날 힘들다고 할까?

그러면서 왜 미국이 한국보다 낫다고 하는 걸까?

가장 본질적이면서 간과하기 쉬운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어보자. 한국에서 군대까지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온 ‘토종’ 한국 유학생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M 군에 이어 D군의 인터뷰까지 살펴보겠다.

@jm_films_a

먼저 유학 9년 차 M 군을 만나보자.

1. 어떻게 유학을 시작하게 됐나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중, 미국으로 유학 간 친구의 얘기를 듣고 조금이라도 체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영어를 배우러 어학연수로 왔다가 캘리포니아의 좋은 날씨와 교육환경에 반해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2. 유학 생활 도중 힘들었던 순간을 공유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조그마한 일도 힘들게 느껴진 적이 많았는데 첫 번째는 음식이었고, 두 번째는 외로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문화의 다양하고도 맛있는 음식들에 너무 행복했는데 계속 먹다 보니 체중 관리도 안되고, 그럴수록 생각나는 김치와 찌개류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한국 음식을 못 구하는 건 아니지만, 미국 특성상 차가 없다면 마음먹고 멀리 나가서 사 와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차가 없던 시기에는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외로움입니다. 저는 유학 생활 중 한국으로 돌아가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언제든 저와 친해진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게 많이 힘들었습니다.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가는 친구, 학교를 졸업하고 돌아가는 친구, 모두 많은 정이 들었는데 매번 남아서 돌려보내는 쓸쓸한 마음은 많은 유학생이 공감할 거라 생각됩니다.

3. 역경 속에서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힘을 어디에서 찾으셨어요?

위에서 말했다시피, 힘들었던 것도 떠나가는 친구들이었지만 언제나 힘이 되는 것도 친구들이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 오랫동안 같이 할 친구들을 만들기 위해 학교 동아리, 야구, 영상 촬영 등 취미로 모이는 동호회에 가입도 하고 점점 많은 사람을 만나며 현지 친구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도움으로 제 생활의 많이 비어있던 부분이 채워졌습니다.

4.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지인, 친구, 그리고 가족들의 방문이 있을 때마다 제가 사는 곳을 소개해주고 좋은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그걸 즐기고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너무 행복했습니다. 함께한 여행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사진과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도 공유하고 있다는 무언가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5.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는가요?

조금만 먼저 다가가면 많은 사람이 도와주고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은 힘들겠지만, 부끄러워하기보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그러면 자신이 고민했던 것보다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눈 질끈 감고 두려움과 창피함을 이겨내서 한발 다가가 보세요.

6.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한국에 돌아오실 건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유롭고 수평적인 미국의 회사생활을 체험해보고 싶습니다. 또, 한국보다 적은 규제와 다양한 국적의 인종이 모여있는 미국이다 보니 사업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인력이 모두 모여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취업과 사업을 동시에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아쉬울 정도로 좋은 환경이니 용기를 내서 조그마한 사업이라도 해보려고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jm_films_a

이어서, 유학 생활 7년 차 D군의 인터뷰이다.

1. 어떻게 유학을 시작하게 됐나요?

어릴 때부터 여행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이런저런 여행 관련 책들을 읽다가 ‘친절한 뉴욕’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뉴욕 디자인 학교 유학생들의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으로의 유학을 꿈꾸었습니다. 군대를 마치고 난 후 지금 제가 다니는 학교(Academy of Art University)에 다니던 친구의 추천으로, 샌프란시스코 유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 유학 생활 도중 힘들었던 순간을 공유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아플 때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자취하며 혼자 살다 보니 아플 때 병원비가 비싸서 병원 가기도 힘들고, 아픈 몸으로 혼자 밥 차리고 할 때 서러움? 같은 게 몰려오더라고요. 그리고 처음에는 영어 때문에 가장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영어를 잘하는 상태에서 유학을 온 게 아니라서, 처음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고 은행에 가서 계좌 만들 때, 핸드폰 사고 개통할 때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음식도 유학 생활 도중 저를 힘들게 한 것 중 하나예요. 처음에야 미국 음식들 맛있다고 먹었었는데, 조금 지나니 한국 음식들이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는 맛있는 한국 음식점들이 없어서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레시피를 직접 찾아서 도전해 봤었어요. 지금도 가끔 새로운 한식을 도전하지만 자주 실패합니다.

3. 역경 속에서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힘을 어디에서 찾으셨어요?

항상 절 믿고 지지해주신 가족들과 친구들 한 데서 힘을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미국에서 지내니 시차도 다르고, 학기 중에는 너무 바빠서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을 자주 못 했었는데요. 그런데도 제가 방학을 이용해 한국에 가면, 친구들이 항상 반갑게 맞이해 주었어요. 그게 정말 특히 고마웠고 힘을 많이 받았습니다.

4.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조금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의 유학 생활 중에 행복했던 때가 없는 것 같아요.

5. 그러면 좀 더 구체적으로,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시고, 왜 행복했던 적이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대학교 졸업할 때도 당장 직장이 없다 보니 졸업식이 그렇게 즐겁지 않았어요. 유학 생활 중에도 취직이나 금전적인 문제들로 고민했던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조금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6.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는가요?

어…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 보세요.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7.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한국에 돌아오실 건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학원 졸업 후 기회가 된다면 미국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후에(2~3년 정도) 한국에 돌아갈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졸업 후 바로 한국으로 갈 생각도 있어요. 미국에서 거의 7년 정도 살아보니 한국이 살기에는 참 좋은 나라라는 걸 많이 느낀 것 같아요. 특히 가족들과 친구들이 한국에 있어서 미국에 평생 살 생각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