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크라멘토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우클렐레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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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화요일 오전이었다. 새크라멘토 공원을 거닐던 도중, 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다.

저 멀리서도 한 눈에 띄는 빨간 멜빵과 하얀 수염, 그리고 자그만한 우클렐레를 지니고 계신 포근한 인상의 할아버지였다.

시청 근처 공원이어서인지 양복 입은 신사 숙녀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 바쁜 무리들 사이에서 나처럼 공원에 한적히 앉아계신 할아버지를 보아하니 괜시리 친밀감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눈 인사를 시작으로 할아버지께 다가갔다.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될 무렵이라 영어가 서툴렀지만, 우클렐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할아버지와 금새 친해질 수 있었다.

할아버지께서는 몇 년 전에 퇴직을 하셔서 이렇게 가끔 집 앞 공원에 우클렐레를 갖고 나온다고 하셨다. 너무 오래 전에 우클렐레를 그만 뒀던지라 손이 무뎌져서 잘 못 치지만, 무언갈 연주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마음과 손이 흘러가는대로 즐기고 있다 하셨다.

가져온 사진기로 할아버지의 연주 영상을 찍고 보여드렸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선 나의 칭찬에 인색해하시며 멋쩍은 웃음을 지으셨다. “Just another old man.” 라고 하시며 덤덤히 연주를 이어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