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발급, 휴대폰 10개 개통…차량 구입에 가짜 은행 체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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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5만 달러’ 피해
30대 한인 줄줄이 ‘신분도용’
올림픽경찰서 ‘하루 10여 건’

3지난해 12월 말, 토런스에 사는 스펜서 김(36)씨는 갑자기 무더기로 청구서를 받았다.

메이시스, 콜스, 스프린트 등 유명업체로부터 신용카드가 발급됐다는 편지까지 받았다.

“어? 난 이런 거 신청한 적 없는데….”

알아보니 10여 개의 스마트폰 구입 후 버라이즌, AT&T 개통비(약 8000달러), 자동차 수리업체(약 2800달러) 등에서 김씨 명의로 된 신용카드가 사용됐다. 심지어 가든그로브 지역 한 자동차 딜러에서 김씨 명의로 제네시스 중고 자동차(약 3만5000달러)가 판매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 밖에도 소액 피해까지 합하면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액만 5만 달러에 달한다. 또 김씨 이름으로 된 가짜 체이스 은행 체크가 홈디포에서 3번에 걸쳐 1000달러 이상 사용됐다. 김씨의 신분도용 피해 건을 담당하고 있는 토런스경찰국은 “누군가 김씨의 운전면허증을 위조했다. 김씨는 가주에 살고 있지만 허위로 네바다주 면허증을 만들어 신분을 도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신용기관에 일일이 전화해서 설명하고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고 수사에 협조하느라 한 달 가까이 시달리고 있다”며 “용의자가 내 크레딧 리포트를 15차례 이상 요청해 신용점수까지 낮아졌다. 지금 수사중에 있기 때문에 내 크레딧을 내가 이용하는 것조차 절차가 복잡해져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신분도용 범죄는 연방 범죄로 분류된다. 미국 내에서 연간 1500만 명이 신분도용 피해를 입고 있으며, 피해액은 500억 달러에 이른다.

LA한인타운을 관할하는 LAPD올림픽경찰서에도 신분도용 피해 신고가 하루 평균 10여 건에 이르고 있다. 수사기관 관계자들은 “신분도용 범죄가 점점 지능화되면서 그 방식도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신분도용 피해는 누구나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안전한 영역은 없다”고 말한다.

한인 신용교정업체 SOS는 대표적인 신분도용 피해 사례로 ▶자신도 모르는 통장과 신용카드 개설 ▶타주에서 신분을 도용해 아파트를 렌트한 뒤 일정기간 살다가 도주하는 경우 ▶타주에서 도용된 운전면허증 때문에 문제가 발생, 면허증 갱신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등이다. 보통 신분도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적어도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업체 마이클 소 대표는 “신분도용 피해를 막으려면 결국 본인 크레딧은 자신이 직접 꼼꼼하게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며 “귀찮아도 집에 오는 우편물을 잘 살핀 뒤 버릴 때는 우편물을 완전히 파쇄하고, 크레딧 검색 기록이 남더라도 1년에 두 번 정도 신용 리포트를 뽑아 정기 점검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

출처: LA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