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햄 대학교만의 독특한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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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얼햄에 입학하기 전, 학교에 대한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보다가, 재학 중인 한 선배가 작성한 ‘얼햄 대학교 만의 독특한 졸업식’에 대한 글을 접했다.

작고 아담하면서도 국제 학생의 비율이 높아, 졸업식에서 각 나라의 전통 의상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해서, 1학년이 끝나가기 전 한 번 참여하고 싶던 행사 중 하나가 졸업식이었다.

운이 좋게도 대학 입학 후 1년간 시니어 친구들을 몇몇 사귀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졸업식 기간동안 Usher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얼햄의 졸업식의 1부터 100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4년간 기나긴 대장정을 마친 얼햄 대학교의 시니어들을 위해 마지막 주 Finals Week부터 많은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교수님의 집에 초대받아 저녁을 먹기도 하고, 다 같이 볼링장으로 향해 마지막 학창 생활을 즐기며, 후배들과 자신의 꿈과 진로에 대해 그리고 대학 생활에 대한 정보를 함께 나누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얼햄은 한 학년에 200~250명 정도 되는 작은 규모의 학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은 이번 졸업식 안내 담당자(Usher)로 일하면서, 모든  행사의 준비 과정부터 정리까지 전부 참여했다. 지금부터 얼햄만의 특별한 졸업식을 소개한다.

 

얼햄에서의 졸업식은 1박 2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날에는 Phi Beta Kappa Ceremony, 시니어 디너, soul to sole로 이루어져 있고, 다음 날에는 Baccalaureate와 Commencement,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교 메인 광장인 The Heart에서 작별인사를 한다.

Phi Beta Kappa는 미국의 엘리트 클럽으로 알려진 명예 클럽이다. 보통 대학의 상위 1~5%의 학생들이 뽑힌다고 한다. 아주 뛰어난 3학년 또는 졸업을 앞둔 학생에게 학교 측에서 연락하며, 미국 대학 중 286개의 대학이 가입되어 있다. 얼햄에서는 매년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연락을 받으며, 이 학생들은 본격적인 졸업식이 시작하기 전에 Phi Beta Kappa Ceremony에서 교수님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그 후, 모든 졸업생과 부모님들은 학교 식당인 SAGA에 모여서 함께 저녁을 먹는다. 이 만찬에는 대부분의 교수님과 학교 운영진들이 함께 대학 4년을 함께 추억하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SAGA에 있는 안내판에는 미리 신청받은 졸업생들이 찍은 사진이 한장 한장 나오며, 얼햄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더더욱 의미있게 보내도록 해준다.

Image Credit: https://www.facebook.com/pg/earlhamcollege/

시니어 디너 후에는 시니어들이 학교에서 마지막 공연을 함과 동시에 가족들에게 자신들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Soul to sole’이라는 행사가 시작된다. 주로 합창단과 댄스팀에 소속되어 있는 학생들이 4년동안 이끌었던 팀원과 함께 기억에 남는 공연을 부모님들과 졸업생, 재학생과 나누며 얼햄에서의 추억들을 되돌아본다. 본인은 이 행사부터 안내를 시작했는데, 이곳에서 많은 졸업생과 부모님, 그리고 남아있는 재학생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Image Credit: https://www.facebook.com/pg/earlhamcollege/

둘 째날에는 오전/오후 행사로 나뉘는데 오전에는 Baccalaureate, 오후에는 Commencement가 이루어진다. Baccalaureate는 학생들의 개인적인 성장과 성취를 돌아보며, 대표 학생들과 교수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졸업생들을 축하하기 위한 종교적인 행사다. 이 행사는 다른 행사에 비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국제 학생 비율이 미국 TOP 10에 드는 얼햄인 만큼,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인종, 종교 등 여러 배경에서 자라온 학생들과 졸업생들과 함께 보낸 4년을 추억하는 교수님들의 경험담과 이야기들을 나눈다.

그 후, 얼햄 퀘이커교의 모두가 평등하다는 신조에 따라, 종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데, 다양한 종교 중 얼햄의 학생들이 가장 많이 믿는 네 개 종교의 학생들이 단상으로 나와 각 종교만의 방식으로 기도를 한뒤, 퀘이커교의 기도 방식인 moment of silence 시간을 가지며 오전 행사는 마무리된다.

Image Credit: https://www.facebook.com/pg/earlhamcollege/

마지막 행사는 Commencement, 졸업장 수여식이다. 올해 졸업한 214명의 모든 학생은 한명 한명 호명되며 단상에 올라가 다른 졸업생들과 부모님들, 그리고 교수님들과 재학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대학 생활 4년을 마무리 짓는다.

많은 학생이 졸업장을 받으며 지은 표정은 내가 1년간 본 표정 중 가장 밝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자신의 대학 생활 4년을 후회와 미련 없이 마침표를 찍으며 다음 장으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있는 듯한 모습들을 보며 같은 얼햄 학생이라는 것이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Image Credit: https://www.facebook.com/pg/earlhamcollege/

졸업장 수여식이 끝나면 학사모를 던지는 것으로 졸업장 수여식이 끝나고, 학교의 메인 광장인 The Heart로 나가 친구들, 가족들과 사진도 찍고 작별 인사를 하며, 얼햄과의 4년을 떠나보내며 졸업식을 끝낸다.

본인은 중·고등학교 둘 다 40명, 20명 정도 되는 학교에 다니며, 졸업식 때 같이 졸업하는 친구들뿐만 아니라 선생님, 후배와 많은 눈물을 흘리며 정들었던 학교와 이별을 했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이제는 이런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은 끝이겠구나 하며 아쉬워했는데, 이번 졸업식을 보며, 본인이 또 다른 가족 같은 화목한 공동체에 들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됨과 동시에, 나 또한 3년 뒤 졸업할 때는 후회와 미안함의 눈물을 흘리기보단, 대학 생활을 예쁜 추억으로 남기며 웃으며 졸업하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래 졸업식은 학교 메인 광장인 The Heart에서 이루어지는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날씨가 따라주지 않아서 실내에서 하게 되었다. 야외에서의 졸업식도 매우 아름다워보이기는 했지만, 군중석까지 꽉 채워진 체육관에서의 졸업식도 매우 색달랐다. 단상에 한국 국기가 가운데에 위치해 한국인으로서 매우 뿌듯했던 점도 강조하고 싶다.

 

Image Credit: https://www.facebook.com/pg/earlhamcollege/

마지막은 함께 졸업식 기간동안 일한 Usher들이다. 안내를 하면서 졸업식 행사들을 놓치는 부분이 많아, 서로 협력하며 즐겁게 일한 팀이기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