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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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기록

무언가를 모은다는 것은 과정도 결과도 즐거운 것 같다. 나는 좋아하는 작가의 책, 여행한 나라와 도시의 마그넷, 만화책,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 그리고 영화를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보면 정말 많은 걸 좋아하고 모으는 사람 같지만 매일 책을 사고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막상 그렇지도 않다. 누군가에게 영화를 모은다고 말했을 때 단순하게 DVD를 수집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영화를 나만의 방법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영화 모으기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처음으로 영화에 관련된 무언가를 한 것은 DVD 구매였다. 재밌게 봤었던 판타지 영화의 DVD를 프로모션 때 구매한 이후로 세일기간마다 DVD를 모았다. 그와 동시에 본 영화의 티켓을 모아 스크랩북을 만들었다. 내가 언제 영화를, 누구와 어디서 봤는지 간단하게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두 방법은 단순히 영화 제목만 기억에 남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나만의 방법으로 영화에 대한 느낌과 분석을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시도한 것은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이다. 대학에 들어와서 취미 생활뿐만 아니라 전공 과제로 영화를 봐야 했기에 적어도 일주일에 두 편은 봤었다. 그래서 그 영화들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간단히 영화의 제목과 함께 짧은 줄거리와 영화가 끝난 후 내 기분 혹은 느낀 점을 적었었다. 짧게 몇 줄 적었던 포스팅들이 수업을 들으며 배웠던 영화 이론들 그리고 생각들과 함께 시간이 갈수록 길어졌고, 어느새 100개가 넘었을 때는 티켓 스크랩북처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기록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나만의 Movie Book을 만들고 있다. 좋아하는 감독과 배우들의 영화들이나 각 나라의 영화들을 한곳에 모아 줄거리뿐만 아니라 감명받은 구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도전해보고 싶은 촬영 기법이나 편집 방식을 기록한다. 또한 여태 봤던 영화 중 나만의 차트를 만들어 적기도 한다.

혹시 누군가가 영화를 좋아한다면 간단하게 티켓스크랩북을 만들거나 무비북을 만드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언젠가 펼쳐봤을 때 추억이 되기도 하고 나처럼 영화를 전공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자료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