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의 글로벌한 공론화, 아이오와 귀향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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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UC 버클리를 시작으로 진행되었던 미국 대학캠퍼스 <귀향> 특별 상영회(1차)가 30일 아이오와 대학교를 마지막으로 성황리에 끝났다. 샌프란시스코나 펜실베니아에 비해 비록 한인 학생 수가 많지 않은 중서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70명 정도의 학생들이 참석해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하는 열의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한국사 수업의 동왕리우(Dong Wang Liu) 교수와 인권학 수업의 브라이언 퍼렐(Brian Farrel) 교수가 직접 상영회 홍보에 나서면서 많은 외국 학생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덕분에 이번 <귀향> 상영회는 한인 학생들 뿐만 아니라 위안부에 대해 잘 모르던 외국학생들까지 모두 함께 위안부 문제를 공감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영화 시작 전, 한인 학생회 원경준 학생 (부회장) 은 “위안부: comfort woman 이라는 단어 자체가 성노예의 완곡어법”이라며 단어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했다. 또한 그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진실한 사과” 라며 “역사를 반성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는 문구를 끝으로 기조 연설을 마쳤다.

위안부들이 겪었던 고통들이 영화 상에서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돼서인지 상영 종반에는 여기저기 우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고 위안부에 대해 전혀 몰랐던 외국 학생들도 흐느껴 우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인권학 수업을 듣고 있는 미카엘 모나 학생(Mickayla Molnar)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귀향에 대한 소감문을 올리고 “위안부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들에게 꼭 추천한다”며 “영화 보다가 분명 울게 될 것이니 보기 전에 휴지 한 박스 준비해 놓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국사 수업을 듣고 있는 드레이크 젠슨 학생(Drake Jensen)도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것이 불행한 이유를 알 것 같다”며 “한국사 수업에서 들었던 위안부 이야기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인권학 수강생인 조슈야 스트링거 학생 (Joshua Stringer)은 “국제사회가 일본으로 하여금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실한 반성과 사과를 받을 때까지 압력을 줘야할텐데 (일본이) 경제적으로 워낙 영향력이 강한 나라이기에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현실적인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들의 우려처럼, 70년이 지난 오늘날 아직 45명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음에도 일본 정부로부터 진심어린 사과를 받는 것은 무척 요원해 보인다. 일본 정부에게 위안부 문제란 수치스러운 역사이자 빨리 덮어버려야 할 과거로만 생각이 되는 듯하다. 예전에 JTBC 예능프로인 썰전에서 이철희 소장이 일본이 왜 과거사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지에 대해 설명했던 것이 크게 공감간다. 이 소장은 독일과 일본이 둘 다 패전 후 미국의 관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나치에 반대하는 정당이 정권을 잡아 전후 처리를 제대로 했으나 일본은 군국주의 세력을 그대로 등용했기 때문에 70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세계 2차대전 당시의 만행에 대한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위안부 합의도 그 연장선으로 생각할 수 있다. 개탄스럽게도 지난 12월 양국은 일본 정부가 유감 발표와 함께 위안부 재단에 10억 엔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더 이상 한국 정부가 국제 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겠다는 비가역적 결의가 담긴 합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들었던 한 저널리즘 수업에서 교수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미국과 독일이 문화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인들은 노예제에 대해 배우고 독일인들은 유대인 학살에 대해 배우기 때문이다.”

미국과 독일 역시 그들의 잘못에 대한 법적 책임과 사과는 이미 다 마무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역사 교육을 통해 스스로의 잘못을 돌이켜보고 반성하는 등 다음 세대들을 위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있다. 바로 이것이 성숙한 역사 의식이자, 국제 사회 일원으로서의 자세인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위안부 이슈에 대한 정부 책임 공방, 금전적 보상만 끝내놓고 (심지어 그마저도 한참 부족하다) 더이상 이슈화시키지 말라는 일본의 무책임한 태도로는 절대 국제 사회의 질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국제 사회도 나치의 홀로코스트처럼 위안부 문제도 지속적으로 공론화하여 일본 정부에 다각적으로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

이번 상영회는 한인 학생 뿐만 아니라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위안부 이슈를 널리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깊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혀 몰랐던 외국인들도 영화가 끝나고 다함께 모여 위안부 문제에 대한 소감을 말하는 등 이미 공론화는 시작되었다. 이렇게 뜻깊은 상영회를 주최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던 아이오와 대학교 한인학생회 임원진 분들과 동왕리우 교수님, 브라이언 퍼렐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작성: 김주헌, 편집: CalFocus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