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활에 대한 두려움, 이렇게 타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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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ss-Step

그저 방과 후 집 앞 공터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탈 생각뿐이던 초등학생 시절 해외 주재원이 되셨던 부모님을 따라 중국 상해에 이민을 가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에 합격하기까지의 유학 생활은 대수적으론 11년이라는 시간이지만, 나에겐 그저 긴 시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경험이다.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나라를 방문하며 수많은 부류의 유학생들을 봐왔고, 그것이 나 자신의 유학 생활을 성찰할 때 좀 더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나는 나의 유학 생활을 “성공”했다고 표현하고 싶지 않다. 나는 성공이란 매우 대적이고 주관적인 개념이라 생각하며, 결국 유학 생활의 완성도란 개개인의 만족도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첫 유학 생활은 중국 상해에서 시작됐다. 영어가 미숙하여 선생님께 화장실을 가도 되냐고 묻는 것도 애를 먹던 시절, 중국 현지인들과의 교류는 나에겐 먼 이세계의 이야기였다. 이 시기에 내가 범한 가장 큰 실수는 한국인을 제외한 다른 학생들을 배척하고, 나 자신을 한인 집합체에 잠식시킨 것이다. 이는 중국어뿐만 아니라 나의 영어 실력이 더디게 느는 것에 기여했으며, 지금 돌이켜보면 이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한인 유학생들은 매우 많았었다. 고로 나는 유학 생활의 기초는, 어렵겠지만 되도록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적극적이진 않지만, 책임을 지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여 고교 4년 연속 학생회 임원 (전교 학생회 포함), 봉사활동 클럽 임원, Varsity Mathematics, National Honor Society, Tri-M Music Honor Society 등등의 다양한 부 활동에 참여했었다. 미국 대입에 있어서 동아리 활동과 교외 활동의 중요성은 내신과 SAT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많은 유학생이 착각하는 것은 그저 많은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이 대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데, 이는 매우 큰 오산이다. 대입 사정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장기간 시간을 쏟은 활동이 학생의 성장과 정체성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이며, 더 나아가 대학이나 혹은 그 후의 목적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나 하는 점이다. 나는 좋은 내신과 SAT/ACT 점수를 따기도 쉽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나의 고교 4년 동안의 행보가 “나”라는 그림을 대입 사정관들이 감상할 화폭에 어떻게 담았는지 표현하는 게 훨씬 어렵다고 생각한다. 

또 나는 개인적으로 독서를 매우 좋아하는데, 이는 나의 유학 생활과 대입에 있어서 매우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씨의 책들은 표현력과 문장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의 현재 영어 실력의 8할은 원본 혹은 번역된 영어 원서를 읽음으로써 구축되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며, 이는 나아가 SAT Critical Reading & Writing과 대입 에세이 작성에 엄청나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나 작문할 때 종종 일어나는 문제는 한국어에서 영어로 직역함으로써 생기는 어색함인데, 독서를 함으로써 최대한 많은 영문 표현들을 접하는 것이 이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학업적인 문제들을 떠나 유학 생활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이점은 나의 식견과 생각 범위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주었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나는 많은 나라를 돌아다닌 덕분에 4개국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하고 국제정세에도 엄청나게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전공은 경영경제학과 정치외교학이다). 하지만 유학 생활이란 그저 행복하고 흥미진진한 경험만으로 구성되어 있진 않다. 이따금 새로운 유학 환경이 선사하는 부감은 나의 정체성을 의심케 하는 호접지몽의 초월감과 막연함을 부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학 생활이란 끝없는 새로움과 우연의 연속이다. 그것들이 serendipity일지 misfortune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나는 이러한 유학의 특성이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에 차별성을 부여해 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