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장르의 새로운 신흥강자, 로우파이(Lo-Fi)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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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강의 간결함, 몽환적인 멜로디, 그리고 거기에 어우러지는 차분한 박자의 비트까지. 로우파이 뮤직 (Lo-Fi Music) 혹은 로우파이 힙합은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으면서 현재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독특하지만 매력 있는, 음악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로우파이 뮤직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Origin

Lo-Fi는 “Low Fidelity”의 약자로, 1993년에 데뷔한 얼터너티브 아티스트 에릭 매튜스에 의해 지어졌다고 합니다. 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Low Fidelity”는 스튜디오 전자 장비의 기술로 음의 결함이나 어긋남을 녹음 및 편곡을 하는 기법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로우파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기 전, 이미 이 기법을 개성 있는 음악성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음악가가 있습니다.
바로 “누자베스”라는 가명으로 활동했었던 작곡가, 준 세바 입니다.

 

Nujabes, a.k.a. Jun Se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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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아티스트 준 세바는 2000년대 초반, 힙합, 그리고 그가 평소에 즐겨 듣던 재즈를 믹싱하여 충격적인 편곡을 하는 초강수를 둡니다. 구름 위에 앉아 석양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포근한 멜로디와 상반되는 힙합 비트 위에서 준 세바는 그의 아주 유별난 재즈풍의 느낌을 담아 2003년과 2005년, 어언 10년이 가까운 세월이 지나 현대 문화인들에게 주목을 받게 되는 정규앨범 “Metaphorical Music” 과 “Modal Soul”을 발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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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 현대 음악 상업이 발달하고 인터넷을 통한 나라 간의 문화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오늘날의 방대한 로우파이 뮤직 상권을 이룩하였습니다. 준 세바가 이룬 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네요.

 

Sampling

로우파이 뮤직의 아버지, 준 세바의 이 전무후무한 새로운 장르의 음악에는 샘플링이라는 흥미로운 요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샘플링은 주로 다른 곡에 사용된 특정 멜로디, 운율 등을 잘라낸 후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음악을 탄생시키는 기술인데요. 준 세바는 그의 각별한 재즈풍 음악 사랑과 1990년도의 전통 미국 힙합을 접목시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두 장르를 한꺼번에 섞어놓는 것이 아닌, 두 장르의 특색을 모두 지니는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개척했다는 것입니다. 바로 샘플링을 통해서입니다. 예시로, 1972년에 발매된 테리 칼리어의 “Ordinary Joe”는 전형적인 재즈풍 음악이지만, 2005년 그가 발매한 “Modal Soul”에 실려있는 같은 제목의 “Ordinary Joe”는 드럼의 리듬에 맞춰 연륜이 느껴지는 칼리어의 목소리를 오묘하게, 또 매력 있게 재탄생 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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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rn Style / Form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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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준 세바의 특출난 음악성을 보여주는 샘플링 기법은 오늘날까지 적용되고 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새로운 구성을 선보이는 로우파이 아티스트들 또한 여럿 유입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구성을 거부하고 특정 가사와 멜로디로 노래 전체를 채워 넣는 방식, 음향 기술을 이용하여 변조된 독특한 목소리로 멜로디를 반복하는 방식, 혹은 가사나 목소리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오직 비트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멜로디를 믹싱하는 방식 등등 다양한 기법으로 로우파이 뮤직은 매번 새로운 탄생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무한한 성장을 꿈꾸며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로우파이 뮤직, 느긋한 어느 날 한 곡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Stony Brook University 재학중인 김태영이라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며 일반 기사들의 고질적 문제점을 고쳐나가고자는 포부를 가지고 글을 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