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미국 대학이 한국 대학보다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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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한국 대학을 2년 동안 다니다가 자퇴를 하고, 미국에서 다시 대학생활을 시작해 UC San Diego로 재 입학했다.

누구보다도 한국하고 미국 대학간의 차이를 잘 알고 있고, 각 대학만의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안다.
이 글은 ‘그냥 한국에서 대학 다닐 걸’ 이라며 유학을 후회하고, 미국의 대학 생활이 힘든 유학생들을 위해 바치는 글이다. 이 머나먼 땅에서 외로움과 학업 스트레스, 외국인으로서의 힘듦을 견디는 유학생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https://www.justwatch.com/kr/%EC%98%81%ED%99%94/monseuteo-daehaggyo

처음 미국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가장 좋았던 것은 ‘자유로움’ 이었다. 한국에서는 조직문화가 아주 강하다. 같은 학과생이라면 같은 학과생들끼리 수업도 같이 듣고, 모든 대외활동, 학회 활동을 같이 해야 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일들은 하기 힘들고, 학업 이외에 인간관계 및 다른 것들까지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학년 상관없이 자신의 스케쥴을 정할 수 있다. 같은 전공인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일까, 미국에서는 동아리를 제외하고 같은 전공자끼리 MT 나, 학회 같은 것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아리, 일자리 프로그램, 학교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아 참여하면서 다양한 대외 활동을 할 수 있다.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그 ‘자유로움’을 즐기기로 했다. 선배나 후배라는 개념이 없고, 다 같이 친구처럼 대하니 오히려 더 편했다. 격식을 차리지 않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같은 수업을 듣고, 토론하니 꼭 내가 필요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자라면서 한국의 문화를 따르고, 미국 문화를 흡수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지만, 미국에서는 다양한 문화를 인정해주는 분위기라 조금 더 마음이 편해졌다.

 

사실, 미국 생활은 한국에서 꿈꿔왔던 것과는 매우 달랐다. 오히려 한국대학보다 매우 힘들다. 외국인으로서의 신분, 매주 있는 페이퍼 과제, 퀴즈, 끊임없는 숙제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에게는 힘들다.  하지만, 한국에서 ‘문과생’이었던 나는, 시험 및 퀴즈가 전부 암기였다. 그저 고등학생처럼 시험 전에 암기하고,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 그대로 다 외우면, 점수는 그에 비례하게 나왔다. 하지만, 나는 매번 시험이 끝난 후 허무했다. 얻어가는 것도 없고, 고등학생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시험을 치르면서, 대학 공부는 이런건가 싶었다.

필자는 미국에 오고나서  대학 공부에 대하여 다시 정의할 수 있었다. 수업 중에  교수님 앞에서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는 학생들을 보면서, ‘나는 한국에서 기계같은 학생이었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수업 중에 하는 것이라곤 교수님이 말하는 것을 받아 적는 것 뿐, 나의 생각과 의견은 아무것도 없었다. 질문하려는 학생들에게 좋은 시선을 보이지 않을뿐더러 아무도 그런 것을 가르쳐준 적이 없었다. 미국에 와서 어떻게 생각하고 공부해야 하는지 다시 배웠다.

https://www.justwatch.com/kr/%EC%98%81%ED%99%94/monseuteo-daehaggyo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가장 좋았던 것은 ‘다양함’과 ‘편안함’이다.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같이 수업을 듣다 보니, 내가 생각하던 ‘정상’이라는 기준이 사라졌다. 사실, 이해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부터 시작된다. 다름을 인정하니 세상을 보는 기준이 달라졌다.

예를 들어,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옷을 어떤 친구가 입었다고 해서 그 친구가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레깅스에 딱 달라붙는 요가 옷을 입었다면, 다들 이상하게 보았겠지만, 미국에서는 아니다. 다들 그냥 그렇듯이 생각한다. 내가 다른 사람의 옷 입는 것까지 판단할 권리는 없으니까 말이다.

판단하는 사람이 나쁜 것이지, 자신의 개성대로 사는 사람들이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대학생활을 다시 한다면, 매우 어색할 것 같다. 나처럼 한국에서 오래 살다 온 학생들도 미국에서 당당히 자신만의 개성을 펼치며 살길 바란다.

 

미국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무엇일까? 외로움이다.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하기 힘들고, 마음에 맞는 친구 찾기도 힘들며, 초반엔 음식도 적응하기 어렵다. 하지만, 장소가 어디가 되었든, 사실자신의 마음이 외롭다면 어디서나 외롭다. 나를 포함한 미국에 사는 유학생들이 지금 하는 유학생활이 나중에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고, 미래를 위한 단단한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현재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 남은 시간을 보내보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