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와 미국의 동행… 그러면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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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일, 찬란히 빛나던 라스베가스의 밤에 폭죽소리와 같은 소리가 연달아 났다. 뮤직 페스티벌을 즐기고 있던 사람들은 폭죽소리겠거니 했으나, 잠시 후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음악 대신 축제의 장을 메웠다. 페스티벌이 있었던 장소의 반대편 32층 Mandalay Bay 호텔에서, 용의자인 스티븐 패덕(64)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

그 결과, 58명이 사망했고, 500명 이상의 부상자가 생기는 참사를 빚었다. 스티븐 패덕은 경찰과 대치 중 자살하여, 희생자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생을 마감했다. 이 사건은 역대 최악의 총기사건으로 남았다. 패덕은 호텔에 19자루의 총을 보유하고 있었고, 많은 양의 탄약이 발견 되었다. 그는 교통 위반 건 외에는 전과가 없으며, 은퇴 후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기에, 이번 사건은 더욱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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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에 관한 범국민적 관심이 다시 한 번 수면위로 떠올랐다. Everytownresearch에 따르면, 미국은 하루 평균 93명이 총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대한민국 국민 중 다수는 총기 문제에 관해 매우 단순하게 접근한다. 한국의 예시를 들며, 총 없는 대한민국은 이렇게나 안전한데, 왜 미국 정부차원에서 총기를 전면 금지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모두가 알다시피, 미국은 총기로 세워진 나라다. 영국에서부터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온 이주자들은 총을 이용해, 원주민들을 내쫓았다. 그 힘을 바탕으로 정부를 설립했고, 동부에서 서부까지 개척할 수 있었다. 개정헌법 제2조에 따르면, 무기휴대의 권리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헌법 전문가인 조지타운대학교 피터 버니 교수에 따르면,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광활한 땅을 개척해야 했던 미국에선 총기 소유는 자신은 물론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권리로 간주돼 왔다”고 한다.

총기 소지는 선택의 자유에 대한 원리와 직결되어 있으며, 이를 침해하려고 하는 시도는 헌법을 침해하려고 하는 시도로 이어진다. PewResearchCente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 중 약 37% 정도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에 있는 총기의 숫자는 약 2억 7천개에서 3억 천개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총기와 관련해서 오백만 명 이상의 회원수와 막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익집단 NRA(National Rifle Association)의 유명한 인용구를빌리자면, “총을 든 나쁜 사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총을 든 착한 사람 뿐이다”나 “사람이 문제지, 총이 문제가 아니다” 등 총기 소지에 관련해서 매우 호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NRA는 미국 군수산업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있으며, 미국 내 총기 산업의 가치는 2012년 CSMonitor.com의 조사에 따르면, 약 38조원으로 추정했다. 공화당 지지자들 중 다수가 총기 소지에 관해 옹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총기 규제에 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으며, 헌법 개정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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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갔다 온 학생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유학생을 비롯한 미주 한인들은 총기를 만져본 적도 없고, 총기를 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치안이 좋지 않은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면, 총으로 인한 신변의 위협을 당했던 경험이 있거나, 그 낌새를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권총 강도는 뉴스에서나 보던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되도록이면, 밤에는 차 없이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특히 혼자 걸어 다니면 강도의 타겟이 되기 십상이다. 만일, 강도를 만난다면,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내가 가진 모든 소유를 주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피 끓는 정의감이나 내 알량한 자존심은 묻어둬도 좋다. 물건은 다시 살 수 있고, 돈은 다시 벌면 되며, 여권은 다시 갱신 받으면 된다. 그러나, 목숨은 단 하나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줄 아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