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인들의 곰 사냥: USC v. U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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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210528_1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대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USC 와 UCLA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한국의 연대와 고대 같이 USC와 UCLA는 1920년대부터 특히 스포츠에 있어 항상 피터지는 경쟁을 벌여왔고 이제는 스포츠를 떠나 서로를 신나게 씹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USC 는 미식축구에서, UCLA는 농구에서 각각 강세를 보였는데 아무래도 같은 LA 지역에 있는만큼 텃세도 대단하다. 역사상 수많은 혈전들 중에서도 항상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아무래도 미국 전역에서 인기가 가장 좋은 미식축구다. 평소 미식축구에 관심이 없던 USC 학생들도 UCLA와의 일전을 앞두고는 항상 “그냥 UCLA만 이겼으면 좋겠다!” 고 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북쪽에는 도끼가 있었고, 남쪽에는 종이 있었으니..

버클리 vs. 스탠포드에는 도끼 쟁탈전이 있었듯이 USC vs UCLA에는 종 쟁탈전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우리 USC 사람들은 USC 트로이인 (Trojans) 들의 UCLA 곰 (Bruins) 사냥이라고 부른다.

승리의 종 (Victory Bell)은 1939년 서던 퍼시픽 철도회사에서 제작되어 UCLA 승리의 상징으로써 UCLA 졸업생 협회에 장식되어 있었다. 하지만 훗날 자랑스러운 Trojan Knights들이라 불리울 우리 USC 학생단체가 1941년 종을 탈취하여 1년 가까이 곰들의 포위망을 피해 숨겨놓는 사건이 발생한다. 종의 위치는 USC의 학생 잡지 Wampus에 실리면서 발각되었고 결국 두 학교의 학생들은 종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prank 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은 1942년 두 학교의 학생 회장들이 합의하면서 비로소 종결된다. 종을 USC – UCLA 미식축구 게임 트로피로 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UCLA가 승리하는 경우 UCLA Rally Committee가 관리하고, USC가 승리하는 경우 자랑스러운 Trojan Kights가 종을 보호하고 전시하는 일들을 담당한다.

전쟁의 전야

예전 트로이 전쟁에서 목마로 인한 실패를 만회라도 하는듯 USC 트로이인들은 거대한 캠프파이어를 피워 목웅(木熊) 형상과 UCLA 문구를 함께 태워버린다. 심지어 경기 동안에 Tommy Trojan 동상의 칼에 로프를 매달아 UCLA 곰인형을 교수형에 처해놓는 학생도 있다.

USC에서는 학생들의 애교심을 증폭시키기 위해 Conquest라는 축제를 연다. 여러 놀이시설 (대관람차, 푸드트럭, 트램펄린 등)을 운영하고 가수를 초청해 공연하는 등 학생들이 이 라이벌 매치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불꽃놀이에는 앞서 말한 목웅 화형식이 뒤따르며 혹자는 이 날을 보고 “곰 태우기 좋은 날”이라 칭한다.

경기 주간에 두 학교가 서로의 사기를 꺾기 위해 각 학교의 마스코트를 자신의 학교색으로 칠하려는 이벤트를 연다. USC의 위대하고 은밀한 Trojan Knights들은 Tommy Trojan 동상을 지키기 위해 테이프로 감아매고 그 앞을 24시간 내내 지킨다. 2013년도 Thanksgiving 때 열렸던 경기는 졌지만, 동상은 지켜내었다. 과연 애교심이 가족애보다 뛰어난 인물들이 아닐 수 없다. 그 해 Trojan Knights의 공격조는 Bruin 곰 동상에 페인트 총으로 빨간 페인트를 저격하는데 성공해 Prank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욕설도 빼먹을수 없다. USC와 UCLA간 비하 발언은 게임을 떠나서도 항상 찾아볼 수 있는데, 주로 학교의 약자를 어떻게 창의적이고 독설적이게 만드느냐이가 중점이다. UCLA가 USC를 University of Spoiled Children, 혹은 University of Second Choice로 도발하고 USC는 UCLA를 U Clowns Lost Again, 혹은 University of Caucasians Living amongst Asians라고 하기도 한다.

절대권력 건틀렛을 얻기위한 무한 쟁탈전.

미식축구가 제일 유명하긴 하지만 사실 이 두학교는 모든 스포츠로 전쟁한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Lexus 브랜드가 USC와 UCLA의 라이벌 구도를 장려하며 두 학교의 모든 스포츠 경기들을 스폰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만들어진 트로피가 장갑 모양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건틀렛이라 불린다. 2009년에 스폰서가 끊긴 후에 시즌부터는 건틀렛 이름이 Crosstown 건틀렛으로 바뀐 적이 있고 2014년 시즌부터는 BMW가 스폰하여 SoCal BMW Crosstown Cup으로 다시 개명되었다.

이 건틀렛을 얻는 학교야말로 Los Angeles의 주인이 된다. 하지만 곰이 장갑을 낄 수 없듯, USC는 9시즌 동안 이 건틀렛을 놓친적이 없다. 건틀릿은 역시 트로이 인의 손에 어울리는 법이다.

경기장 밖에서 벌어지는 경쟁

USC에 입학한 학생이라면 미식축구에 관심이 없더라도 UCLA를 자동적으로 싫어하게 된다. 그만큼 USC의 학교 프라이드는 어느 학교보다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스포츠 외에도 여러 항목에서 UCLA와의 경쟁이 불붙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미주 한인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Freshman Dance Off에서 USC가 3위를 차지하고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던 UCLA가 4위가 되자 UCLA학생들이 분해서 울기도 했다.

지난 2년 동안 황금종을 탈환하진 못했지만, 올해에는 꼭 트로이가 황금종을 탈환하기를 기대해본다.

[작성: 최윤혁, 편집: CalFocus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