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스트레스’ 우울증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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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등 명문대 학생 자살 잇따라
컬럼비아, 최근 5개월새 7명 극단적 선택
학교 당국 ‘쉬쉬’ 하며 대책 마련에 소홀

2명문대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3일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아이비리그인 컬럼비아대에서는 지난 1월 학생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 동안 자살한 학생은 7명에 이른다.

이 대학에 다니던 타일러 월러스는 지난해 10월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지금 창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게 얼마나 끔찍한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후 미주리주의 고향집으로 돌아간 월러스는 지하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월러스의 어머니는 “아들은 4400명이 사는 마을에서 자랐다. 한 학년이 73명뿐인 작은 고등학교에서는 경쟁에서 이겼지만 컬럼비아에서는 그렇지 못했다”며 학업 스트레스를 자살 원인으로 꼽았다.

겉으로는 성공적 삶을 사는 듯한 명문대 학생들이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히 드러내기 힘든 대학 문화가 학생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고 있다. 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학교 당국은 근본 문제 파악과 방지 노력이 아닌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데 더 치중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재클린 바술토(21)는 학업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이어져 자살 직전까지 갔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하루에 4시간밖에 자지 못했다”며 “대학 내에는 동료 학생과 경쟁하고 적대시하는 문화가 팽배하다”고 술회했다.

자살 충동을 느낀 바술토는 교내 상담센터에 연락을 했지만 “예약하면 2주 후에나 상담이 가능하다”는 무성의한 답만 들었다고 지적했다. 자살 충동에 고통받는 학생들을 학교 당국이 사실상 방치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다.

이는 컬럼비아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매년 1000명 이상의 대학생이 자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예방자원센터(SPRC)는 대학생의 약 7%가 자살 충동에 시달린다고 보고했다. 또 25~34세의 사망 원인 가운데 자살은 두 번째로 비중이 높다. 15~24세의 사망 원인 중에는 세 번째에 해당한다.

한인 명문대생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예일대 학생 이래나씨, 12월에는 프린스턴대 학생 신원식씨가 각각 자살했다. 또 지난해 3월 브라운대 에 재학 중이던 빅터 장씨가 기숙사에서 자살했다. 이 대학에서는 2015년 4월 물리학 박사과정을 밟던 손현주씨가 목숨을 끊기도 했다.

지난 1월 맨해튼에서 열린 ‘전미 한인 대학생 콘퍼런스’에 참석한 한인 학생들은 “자살하는 대학생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카네기멜론대에 재학 중인 유진 정씨는 “지난해 우리 대학 캠퍼스에서 2명이 자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캠퍼스 내 자살 사건이 발생해도 그 이유에 대해 학교 당국은 침묵한다”고 꼬집었다. 자살 증가 원인에 대해 학생들은 “힘들어서, 우울해서, 희망이 없어서”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 컬럼비아대에서는 한인 대학생 정신건강 및 자살 예방을 위한 위한 포럼이 열린다. 자살 방지를 위한 비영리단체 ‘에스더 하 재단’은 오는 7일 오후 7시부터 컬럼비아대 페어웨더 빌딩 313호에서 정신과 전문의.상담가들이 학생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문의는 estherhafoundation1@gmail.com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출처: 뉴욕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