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크리에이터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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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크리에이터 선두주자 데이브

23일부터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는 광주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역시 1인 창작자들이다. ‘웹꾼, 세상에 포효하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대도서관ㆍ데이브ㆍ도티ㆍ양띵 등 국내외 크리에이터 20여 명이 참여해 릴레이 토크부터 멘토링, 오픈 스튜디오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데이브(David Kenneth Leveneㆍ27)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크리에이터 러시의 선두에 서 있기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 2013년 본격적인 방송을 시작한 ‘미국남자 데이브’의 페이스북 ‘좋아요’는 133만명이 넘는다. 영국남자 조쉬 뿐만 아니라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헤밍턴까지 다양한 국적의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만든 문화적 차이에 기반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콘텐츠가 그의 장기다. 13일 서울 공덕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Q : 처음에 어떻게 방송을 시작하게 됐나.
A : 몇 년 전 페이스북에서 유행하던 ‘각도의 중요성’ 영상을 재미삼아 올린 적이 있다. 처음엔 ‘좋아요’가 30개 정도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3만 개가 되어 있더라. 신기하기도 하고 신나기도 해서 그때부터 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Q : 한국말을 굉장히 잘한다. 비결이 뭔가.
A: 언어에 재능이 있어서? (웃음) 그냥 술자리에서나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잘 따라 한다. 아버지는 페루 쪽이고 어머니는 쿠바 출신이다. 어릴 때부터 영어와 스페인어를 같이 써서 그런지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 게 어렵진 않았다.

Q : 그래서 그런가. ‘나라별 발음 비교’ 등이 인기가 많다.
A: 제 친구들이 어떤 발음을 어려워하는지, 뭐가 발음이 애매한지 등을 보다 보니 그런 걸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밀한 스타일은 아니다. 아이디어 생기면 대본 안 짜고 바로 프리스타일로 하니까. 아티스트는 수학적으로 영상 계산하면 안 되고 그냥 감으로 느낌대로 가야 한다.

Q :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콜라보레이션도 많이 한다.
A : 같이 해 보고 싶으면 대 놓고 연락한다. 대부분 오케이 하죠. 서로 도움이 되니까. 에리나는 친구 통해서 소개받았는데 케미가 잘 맞아서 거의 파트너처럼 자주 찍고 자주 만난다.

Q : 영상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A : 컷 편집. 영상 보면 빨리 지나가서 정신없을 수도 있다. 나는 너무 긴 거 좀 재미없다. 그래서 스피디하게 만든다. 그리고 재미있어야지. 재미없으면 안 보겠죠. 그런데 그냥 재미있는 건 오래 못 간다. 따봉 많이 받으려고 아부질 하는 사람도 많은데. 음 저도 옛날엔 좀 그랬다. 철 들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웃겨도 도움되는 게 좋다. 다른 나라 문화에 관심 있으면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으니까.

Q : 한국과 미국 크리에이터들 차이점이 있다면.
A : 일단 미국에는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거의 엔터테이너이고 100억 넘게 버는 사람도 있으니 완전 셀러브리티지. 한국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스케일 많이 커졌다. 환경도 좋아졌고. 외국에선 코미디도 많이 하고 게임도 많이 한다. 그런데 먹방은 처음 보고 진짜 놀랐다. 다른 사람 먹는 걸 왜 봐? 외국엔 그런 문화가 없다.

Q : 한국에서 크리에이터로 사는 데 있어서 뭐가 가장 힘든가.
A : 꼭 한국이어서가 아니고, 사람들은 이거 만드는 게 쉬운 줄 아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처음 아이디어 만들고 편집까지 하면 꼬박 4~5일은 걸린다. 지금도 찍어놓은 건 20편 정도 있는데 아직 편집을 다 못했다. 예를 들어 ‘비정상회담’에 나가면 프로그램은 PD와 작가들이 만드는 건데 나 같은 경우는 PD와 작가 역할을 다 혼자 해야 하니까. 맨날 영상에서 밝게 나오는데 평소에는 잘 안 웃고 진지할 때도 많다. 그래도 역시 재밌는 걸 만들고 나면 행복하다. 자랑스럽고.

Q : 앞으로 해 보고 싶은 게 있다면.
A : 나중에 영화는 한 편 만들어보고 싶다. 영상이 다 똑같은 거 같아도 유투브 버전과 페이스북 버전이 다르다. 유투브는 일부러 제 채널 들어가서 구독하는 사람들인데 길어도 본다. 페북은 사람들의 집중력이 더 짧다. 스크롤 내리다가 재밌어야 멈춰서 보는 거니까. 더 짧고 웃긴 것들만 담아서 올린다. 그러니 영화는 같은 영상이어도 또 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