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적 허우적 빠진다 지구별 여행의 매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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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143046_1나는 25살에 군대에 입대했다. 늦은 시기에 속하는 나이였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나와 같이 유학생출신의, 나이도 같은 동기들을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 외국 물(?)을 마시다 온 동갑내기 친구들은 나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 한 친구는 미국 유학 중 1년을 휴학하고 세계 일주를 했고, 다른 한 친구는 영국에서 유학 하는 동안 30개국을 돌아다녔단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고 틈틈이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그 친구들의 여권 도장개수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었을 것이다. 미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미국을 정복하자는 나의 야심 찼던 목표는, 예상치 못한 엉뚱한 곳에서 지구별 여행에 대한 갈망의 불꽃으로 키워나가게 되었다.

군대가 답답해서였을까, 지구별 여행에 대한 나의 열망은, 군복무 시절 동안 홍콩과 이스라엘 2개국을 여행하게 만들었고, 작년 가을 전역 후 그 해 겨울 첫 유럽 여행을 시작으로 올해 가을 현재까지 첫 여행을 시작한지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4번에 걸쳐서 10개국 20개 도시를 여행하게 되었다. 늘 그래왔듯 이번 겨울 역시 또 다른 여행을 계획 하고 있다.

인생의 경험이 풍부해진다.

나는 아름다운 낭만의 여행지 유럽에서부터, 열정이 넘치는 신비의 여행지 남미를 지나 비밀에 덮여있는 미지의 여행지 아프리카까지, 혼자 또는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때로는 직접 여행 팀을 만들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을 했다. 그리고 매 번의 여행 뒤에는 이루 말 할 수 없는 엄청난 삶의 경험들이 나의 삶의 시간들을 채워 나감을 느끼게 된다.

전역 후 처음 떠난 유럽여행지에서 나는 무엇엔가 홀리듯 독일에서 충동적으로 일정에 없던 파리행을 선택했고, 그곳에서 나는 정말이지 사랑의 감정을 경험하게 되었다. 함께 겨울 저녁 세느강 위에서 감미로운 노래를 들으며 에펠탑을 바라보며 느꼈던 그때의 그 감정과 시간은, 나의 인생가운데 감히 최고의 순간이라 말 할 수 있을 만큼 행복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나의 여행이 늘 행복한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몇 일 뒤 나는 실수로 카메라 칩을 잃어버려 파리에서의 모든 사진들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그 칩을 찾겠다고 파리의 지하철역 바닥을 뒤지다 스위스로 가는 기차를 놓치게 되었다. 몇 일 뒤 스위스에서는 너무 춥게 자서 12월 31일 날 독감에 걸렸고 1월 1일에는 독일 뮌헨 거리에서 약국을 찾아 배회하다가 한 서점에서 쓰러져 독일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하였다.

볼리비아에서는 고산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기도 했었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숙소 예약이 잘못되어 어느 아파트 체육관 요가매트 위에서 몰래 잠을 자기도 했었다. 몇 주전에 다녀온 영국 여행에서는, 마지막 날 이동시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영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놓치고 3일 동안 공항에서 노숙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았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타지에서의 여행의 시간들은, 그 시간에 집에 있었더라면 겪을 수 없었을 엄청난 삶의 경험 들이 된다는 것을.

꼭 이러한 스펙타클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길거리를 걸으며 영국인의 친절함과 독일의 잘 정돈된 도시를 보며,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며 만난 에티오피아의 드넓은 대지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버스를 타고 올라간 페루의 산정상에서 마추피추를 직접 눈으로 보는 여행의 매 순간순간이 새로움의 연속이되고 새로운 경험이 된다. 여행의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서 한마디로 “무엇을” 배운다 라고 어떠한 명료한 단어들로 쉽게 정의 하기는 어렵겠지만, 여행을 돌아와서는 여행을 통해 느낀 묵직한 무언가가 가슴속에 남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일까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은, 그들의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새로운 인생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을 즐긴다. 그 의미는 여행지에서도 무조건 혼자 다닌다는 의미는 아니다. 때로는 혼자 걷고 느끼는 시간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나는 주로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그 사람들은, 내가 왔다 갔는지도 모를 내가 길 위에서 바라보는 옷을 멋있게 입은 프랑스인 일수도 있고, 잠깐 만난 나에게 친절하게 도시 설명을 해주던 페루의 택시기사 일 수도 있으며, 직접 나에게 그들의 삶을 보여주며 시큼한 인젤라를 만들어주시는 에티오피아의 친절한 아주머니 일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여행은 또한 언제나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나는 1년 전에 유럽여행을 함께했던 그 당시 한국에서 배낭여행을 온 친구들과 아직도 가깝게 지내며 연락하고 있다. 같은 곳을 여행중인 한국인 뿐만 아니라, 같은 숙소를 사용하는 외국인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기도 한다. 함께 여행하고 대화하며, 여행지에서 다양한 삶을 만나게 된다.

그렇다. 사실 여행은, 연속적인 새로운 만남의 여정과도 같다. 날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마주하고 그들과 함께 여행의 정보와 순간의 기쁨을 나누며 일상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운 관계들을 마주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통해 많이 배우게 된다.

나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선교사님들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그들이 오랜 시간 경험으로 축적해놓은 에티오피아의 모습들을 짧은 시간 만에 간접적으로 경험하기도 했고, 사업을 목적으로, 교육을 목적으로, 외교를 목적으로 오신 다양한 목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두발로 땅을 밟고 눈으로 바라보는 직접적인 경험보다도, 대화와 귀를 통하여 더 많은 상상이상의 간접경험들을 배우기도 했다.

여행은 우리의 시야를 발과 눈으로만이 아닌,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입과 귀로도 넓혀 주는 것이었다. 여행지에서 늘 만나게 되는 새로운 또 다른 인생들은, 여행의 가치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며 그래서 언제나 여행을 더욱 설레게 한다.

꿈을 꾸자.

내 방의 벽 한쪽에는 세계지도가 붙여져 있다. 나는 내가 여행한 국가들을 바라보며 그곳에 가기 전에 내가 상상하며 그렸던 모습들과, 직접 보고 경험하며 후에는 달라진 여행지에서의 느낌들을 떠올려 보곤 한다. 그리고 아직 가보지 못한 새로운 곳들에 대한 설레는 비슷한 상상들을 해본다.

지금의 매력적이고 나만의 주관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20대 어느 시점에 서있는 내가, 지구별 어딘가의 낯선 하지만 새로운 곳을 거닐며 여행지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여행할 때, 무엇을 경험하게 되고 느끼게 되며 배우게 될지 궁금하다면, 그리고 기대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당장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

여행을 통해 분명히 새로운 것들을 눈으로 보게 될 것이고, 눈으로 보는 것보다 머리로 배를 깨 닳게 될 것이며, 머리로 깨 닳는 것보다도 가슴으로 제곱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게 어느새 내 삶에 스며든 여행의 흔적들은, 나의 삶을 바꾸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