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다 더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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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그리고 환경을 뛰어넘어 꿈을 꿀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신앙

        이번 기사의 주제는 대학입시였고, 이 주제를 받았을때에 든 생각은 대학입시라는 경험에 대해 생각하기 이전에 과연 자신 스스로가 생각하는 삶의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나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때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사를 가게되었다. 낯선 지역, 달라진 교과과정 보다 왜 우리집이 이렇게 좁아졌는지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부모님의 다툼이 나에게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는 폭식으로 이어졌고, 체중은 내가 받는 스트레스와 비례해져갔다. 못사는 집 아이라는 티를 내지않기 위해서 남들보다 일부러 모든 것을 더 크게 하려했다. 행동도, 말투도, 그리고 목소리도 크게. 또한 항상 솔선수범하는 착한 아이가 되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그런 것은 돈으로 사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인지 전교부회장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나의 자존감은 내려갔다.

경제적으로 힘들어 지기 전 아무 생각없이 샀던 것 가방이 그렇게 비싼줄 몰랐고, 그런것들 때문에 내 존재의 가치가 내려가는 것 같아 스스로를 더욱 꼿꼿이 세우기 위해서 노력했다. 가계상태는 더욱 악화되어서 초등학교 5학년엔 결국 차상위계층, 기초수급자가 되었다. 나라에서 주는 쌀, 나라에서 주는 우유는 맛이 없다. 우유를 다 마시고 씻지 않은 컵에 물을 부어 먹는 맛과 같은 우유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맛은 밍밍한 아몬드우유 맛 같았다. 뭔가 간이 빠진 것 같은 밍밍한 우유처럼, 내 인생이 그렇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삶을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도 몰랐다. 내 존재의 가치 대한 끊임없는 부정적인 생각이 항상 나를 사로잡았었다.

그러다 문득 건물을 보면 ‘저 건물에서 뛰어내린다면 죽을 수 있을까?’ 를 매일 생각했다.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까지 증오하게 되었다. 매일 나 자신을 그리고 부모님을 저주했다.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싶으면 동생과 돈을 모아서 문방구에서 파는 1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한번에 먹지않고 여러번 나눠서 먹었었다. 천원짜리 지폐를 가지고 문방구에 갔다. 막내동생이 좋아하는 맛으로 4개, 둘째 동생이 좋아하는 맛으로 4개, 내가 좋아하는 맛으로 2개의 아이스크림을 샀다. 그럼 집에까지 가는 길에 나는 기뻐서 깡총깡총 뛰었다.

중학생이 되었고 드디어 기초수급자라는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은 완전히 해소됐다. 엄마의 뱃속에 있을때부터 교회에 다니던 나는, 중2때 교회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 그리고 그분으로인해 영원히 즐거워 하는것’이 인간의 삶의 그리고 의미임을 배웠다.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있구나를 깨닫는다는 것 그리고 그로인한 자유와 해방감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중3때 북한 특히 탈북자를 돕고싶다는 마음을 품었다. 그리고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시스템을 배우는 것이 내 꿈을 위한 좋은 길이라는 생각을 했고, 어차피 미국에 갈 것, 검정고시를 치자고 생각해서 중학교 졸업 후 검정고시를 쳤다. 여러 모의국회에 나갔고, 국회의원상도 받을 수 있었다.

사람이 계획해도 그것을 인도하는 분은 하나님인 것 처럼, 바로 미국에 갈 줄 알았던 나의 계획은 21살이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내가 나름의 힘든 시간들을 겪으면서 가진 습관 중 하나는 어려웠던 기억을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다.내가 겪었던 많은 어려움들중에 현재 생각나는 부분들은 지극히 작은 부분들이겠지만, 그 시간을 통해 내가 절실히 느낀 것은, 환경이 사람에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하지만 신념, 즉 신앙이 그 모든 것을 뛰어넘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부족한 존재다. 그러나 나는 나를 사랑하고, 부모님을 존경하며, 아버지의 사업을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또 기도한다. 어떤 삶의 순간에서도 내 신앙을 잃지 않으며 사람에게 그리고 하나님께 사랑받는 지혜로운 내가 되기를…

학업, 직장, 사업, 모든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이며, 내 삶의 이유와 목적, 방향은 어디이며,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앞으로의 선택과 모든것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힘을 실어줄 것이다. 왜냐하면 목적과 방향성의 존재가 우리에게 원동력을 제공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UCSD)에서 정치학을 전공중인 이효은입니다. 잠못이루는 시애틀에서 햇볕쨍쨍한 샌디에고로 편입을 해서 큰 캠퍼스 안에서 적응을 하며 느꼈던 정보들을 진솔하게 나눌 수 있기를 그리고 함께 공감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