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감염자 550명, 22명 사망…”이탈리아처럼 지역봉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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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역 감염자, 하루 100명 이상 늘어
워싱턴주 136 뉴욕 106 캘리포니아 88
1명 캔자스·유타 포함 8개주 비상사태
워싱턴주 요양원 2명 등 3명 추가 사망
파우치 전염병 소장 “노인은 여행 말라”

미국 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감염자 수가 550명으로 늘었다고 CNN 방송이 8일(현지시간) 집계했다. 전날 밤보다 100명 넘게 늘어난 수치다. 워싱턴주에서 세 명이 추가로 사망해 사망자도 22명으로 늘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이탈리아처럼) 미국에서도 지역 봉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8일 저녁까지 미국의 코로나 감염자는 34개 주와 워싱턴 DC를 포함해 최소 55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본토 감염자가 480명, 외부 감염자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46명)와 그랜드 프린세스(21명) 탑승자와 중국 우한 귀환자(3명) 등 70명이다.

최대 발생 지역인 워싱턴주 136명(사망 19명), 뉴욕 106명, 캘리포니아 88명(사망 1명)이 60%를 넘는다. 3개 주 외에도 매사추세츠 28명, 오레곤 14명, 플로리다 13명(2명 사망), 텍사스 11명 등 주로 동·서부 해안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많이 발생했다. 전날 밤 대비 워싱턴 33명, 뉴욕 17명, 매사추세츠 15명씩 감염자가 늘었다.

워싱턴주에선 신종 코로나 최대 사망자를 낸 시애틀 근교 커크랜드 노인요양원 거주자 출신인 80대 여성과 90대 남성이 추가로 숨졌다. 전체 사망자 22명 가운데 16명이 이 요양원을 통한 감염자다. 또 워싱턴주 동부 그랜트 카운티의 80대 노인 확진자도 이날 숨졌다고 현지 보건당국이 밝혔다.

켄터키·유타주 등 최초 감염자 한 명이 발생한 주들도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워싱턴·캘리포니아·뉴욕·플로리다·메릴랜드·오레곤 등 전체 50개 주 가운데 최소 8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랜드 프린세스 9일 오클랜드 입항…승객 공군기지 격리

8일 샌프란시스코 근해에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 호. 승객·승무원 21명이 신종 코로나 감염된 이 배는 9일 샌프란시스코만 내의 오클랜드 항구에 정박한다. 2500명의 승객은 인근 트래비스 공군기지 등에서 격리하고 승무원 1100여명은 크루즈선 내부에 격리할 예정이다. [AP=연합뉴스]

승객·승무원 3500여명 가운데 46명에 대한 1차 검사에서 21명(45.7%)의 감염자가 발생한 그랜드 프린세스 호는 9일 샌프란시스코 만 내항인 오클랜드에 정박할 예정이라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8일 밝혔다.

승객 2400명 가운데 962명의 캘리포니아 주민은 인근 트래비스 공군기지에서 14일간 격리되고, 나머지 승객은 텍사스 래클랜드, 조지아 도빈스 공군기지 등에 분산 격리할 예정이다. 1113명의 승무원은 크루즈선 내에서 격리한다.

워싱턴DC 감염자 조지타운 성공회교 목사…무기 예배 중단

전날 수도 워싱턴DC 첫 감염자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50대 남성 감염자가 조지타운 성공회 교회 목사인 티모시 콜이라고 교회 측이 공개했다. 조지타운 예수교회는 “이날부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예배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DC에 추가 나이지리아 여행객 한 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인근 버지니아 페어펙스 카운티 두 명,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두 명, 최근 해외 근무에서 복귀한 해병 한 명 등 미 수도 지역에 모두 7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상태다. 페어펙스와 몽고메리 감염자 네 명은 모두 최근 신종 코로나가 집단 발병한 이집트 나일강 크루즈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CPAC 감염자와 악수한 크루즈 “2주간 자가격리” 선언
8일 미국 연방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2주간 자가격리를 선언한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 그는 지난달 말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 행사에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뉴저지주 55세 남성과

지난달 29일 미국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 행사에 참석한 55세 뉴저지 남성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과 관련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그와 악수하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며 2주간 자가 격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 증상은 없지만 충분한 예방조치로서 14일간 텍사스에 머무를 것”이라고 했다. 미연방의원이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자가 격리에 들어간 건 크루즈 의원이 처음이다.

백악관 태스크포스팀 일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시애틀 지역의 경우 지난 일주일 동안 감염자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도시나 지역 전체를 봉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을 봉쇄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고,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정 커뮤니티에서 이처럼 사례가 늘어날 경우 완화하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우치 박사는 특히 “노인에게 위험이 크다”며 “스스로 군중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고, 비행기를 타거나 무엇보다도 크루즈선은 타지 말라”고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출처: 한국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