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엔딩 크레딧에 내 이름 석자를 올리고 싶다는 꿈을 안고 2015년 8월에 미국 땅을 처음 밟았다. 약 6만여명이라는 미국 내 한국인 유학생들은 다 어디로 간건지, 한국 검색엔진은 물론 유학원조차 영화 학교에 대한 정보가 없어, 모든 입학 과정을 혼자 준비하느라 고생을 했던 터라 감회가 새로웠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 특히 영화 제작 공부를 꿈꾸지만 한국 인터넷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정보와 조언을 해줄 사람이 없어 헤매는 사람들에게 이 글이 꼭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Folino Theater
먼저 학교 조사는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하고 싶은 말은 한국 검색엔진이 아닌 구글에서 조사를 하라는 것이다. 미국 학교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당연히 미국 언론사나 미국 검색엔진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최신의 정확한 정보들을 얻을 수가 있다. 매년 미국 각 언론사들이 미국 영화 학교 순위를 발표하는데 그것이 수많은 학교들 중에서 어떤 좋은 선택지가 있을지 가이드라인을 줄 수가 있다. 물론 선택되지 않은 학교들 중에 본인에게 더 맞는 학교가 있을 수 있다. 랭킹에 올라온 학교를 조사하면서 더 많은 학교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조사가 끝났다면 어떤 학교를 선택해야할까? 첫번째로 할 일은 학교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이다. 커리큘럼을 꼼꼼히 읽어보고 다른 학교와 구별되는 특징과 시설 등을 확인하여 본인이 꿈꾸는 학업을 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해야한다. 같은 이름의 전공이어도 학교마다 제공하는 수업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커리큘럼 조사는 필수적이다. 아무리 유명한 학교여도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면 매우 괴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이런 경향은 예술계 학교일수록 더욱 짙어 진다. 영화 학교를 예로 들면, 실험 영화에 기반을 두는 학교, 할리우드 시스템을 그대로 따르는 학교, 세부전공을 따로 두어 연출, 카메라, 편집 등 본인이 선택한 기술을 중심으로 배울 수 있는 학교
등 성향과 커리큘럼이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른 전공들을 알아보며 자신의 배움의 경계를 어디까지 넓힐 수 있을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 모션 그래픽을 배워 영화의 타이틀 시퀀스나 엔딩 크레딧을 직접 만들고 싶어 그래픽 전공이 있는 학교를 선택했다.

다음으로 면접을 볼 때 유용할 수 있는 팁을 소개하고 싶다. 반드시 학교와 교수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면접 마지막에 할 질문 세가지를 준비하길 바란다. 주로 입학 사정관들은 면접 끝에 질문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그럴 때 한국 학생들은 없다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 교육에서는 질문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얼마전에 학교로 강연을 온 전 스타벅스 사장 하워드 베아르는 “대학에서 학문을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문을 한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능동적인 사고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해당 학교와 전공에 대한 나의 애정도와 본인이 얼마나 능동적인 사고가 가능하고 열정적인 사람을 보여줄 수 있는 길이다. 모 영화 학교 면접을 볼 때 일이다. 면접 시간이 30분으로 예정 되어있어, 다양한 질문이 오갈 것을 예상하고 열심히 답을 만들어 외웠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15분만에 나에 대한 질문이 끝나고 “우리 학교에 대해 질문 없나요?” 하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다행히 내 면접을 도와 주신 원어민 선생님이 반드시 질문을 준비하라고 지도해주신 덕분에 학교와 교수에 대해 조사한 후 준비한 질문들을 했다. 그랬더니 하루에 수 십 명의 학생들에게 반복된 질문을 하며 지쳐 보였던 교수진들이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설명해 주더라는 것이었다. 사실 면접 시작하자 마자 실수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질문을 통해 능동적인 대화를 하며 좋은 인상을 남긴 덕분이었는지 우려와는 달리 합격 통지서를 받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미국 영화 학교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미국 영화 학교 포럼 사이트 (http://www.filmschool.org/)를 추천한다. 매년 대학 입학 지원 시즌이 되면 전세계에서 지원자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옛날 면접 후기도 볼 수 있고 먼저 면접을 끝낸 사람들 중에 후기를 올려주는 천사 같은 친구들도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안녕하세요! 현재 캘리포니아 소재 Chapman University에서 언젠가 할리우드에서 일할 날을 꿈꾸며 영화제작을 전공 중인 한유림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