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제국 디즈니는 어떻게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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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와 21세기 대중문화 역사 흐름 자체를 주름잡고 있는 월트디즈니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전설이자 현대 문화 사업의 선두주자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첫 발걸음을 내딛고 지금은 가장 파급력이 센 문화 총괄 기업으로 자리매김을 한 디즈니는 현존하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 가장 거대하며 디즈니의 시장가치는 약 316조 7,000억 원이다.

디즈니는 총 5개의 사업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첫째는 월트디즈니 영화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제작 사업과 영화 제작 사업이다. 다양한 영상 저작물의 배급과 방영을 하며 수익을 창출한다. 둘째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 개발, 만화책 출판 등을 맡는 부서이다. 셋째는 디즈니 캐릭터 관련 게임물의 제작과 판매, 그리고 그 게임의 정기 이용료를 통해 수익을 낸다. 넷째는 디즈니랜드를 비롯한 테마파크, 리조트, 크루즈, 호텔, 공원, 스파 등을 통하여 레저 사업이다. 마지막으로 다섯째는 디즈니 채널을 시작으로 해서 현재 디즈니 플러스까지 이어진 방송 네트워크 사업이다. 이 네트워크 사업에는 ABC나 ESPN 등 미국의 메이저 미디어 채널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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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신화의 시작은 월트 디즈니와 로이 디즈니 형제가 디즈니 브라더스 카툰 스튜디오를 1923에 설립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미키마우스, 라이언 킹, 백설공주, 미녀와 야수, 토이스토리 등이 초창기에 탄생했던 디즈니를 대표하는 카툰 캐릭터들이다. 전체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품의 결은 월드 디즈니의 철학과 맞닿아있다. 그리하여 작품들은 대부분 삶이 어두운 면을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고 죽음을 노골적으로 묘사하지 않는 방식으로 남녀노소 전 연령대가 거부감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

디즈니가 콘텐츠의 바다이자 문화 제국으로 불리는 이유에는 사업의 확장이 있었다. 디즈니 컴퍼니의 모식도를 살펴보면 디즈니는 픽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ABC 채널, ESPN,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루카스 필름 등을 인수하면서 꾸준히 회사의 크기를 키워왔다.

cr: google (creative common license)

첫 번째 터닝포인트는 애니메이션 산업의 확장이었다. 2005년에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한 일이었다. 본래 디즈니와 픽사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로서 협업관계이기도 했지만 경쟁관계이기도 했는데 이 인수를 통해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더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다. 픽사 애니메이션 고유의 서사와, 그 분위기 그리고 섬세한 그래픽이 디즈니 컴퍼니와 만나자 더 심도 있고 다양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들이 탄생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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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두 번째 터닝포인트는 영화 산업의 확장이었다. 2009년에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인수, 그 이후 2012년 루카스필름을 인수, 2019년 폭스를 인수하면서 디즈니는 21세기 영화 산업의 선두주자라고 불리는 수많은 영화들의 저작권과 배급권까지 몽땅 사버렸다. 그리하여 2012년 대비 2017년 디즈니의 영화 매출은 157%나 성장하였다.

미국 메이저 영화 스튜디오들과 비교하였을 때 디즈니는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편수의 영화만을 배급하지만, 점유율로 따지자면 꾸준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10억 달러 이상 이익을 돌파한 영화 차트를 살펴보면 월트 디즈니 픽처스가 배급한 영화는 총 21개에 달한다. 이는 과반수에 해당되는 편 수이다. 특히 2015년에는 네 편의 디즈니 영화가 10억 달러 이상 수익을 기록하며 유니버셜 픽처스도 달성하지 못한 신기록을 세웠다.

디즈니의 CEO 밥 아이거가 밝힌 디즈니의 3가지 우선순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품질의 브랜드 콘텐츠, 새로운 기술 도입,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 디즈니가 여러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해 나가되 인수한 회사들의 독립성을 지켰기 때문일 거다. 위 세 가지 우선순위를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며  각 회사의 고유한 문화와 창의성을 존중하며 신뢰 관계를 탄탄히 다지며 디즈니는 브랜드 가치를 더 키워나갔다.

디즈니의 가치와 위상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최대 미디어 기업으로서 사회와 소비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거대한 파급력을 인지하고 누구보다  앞장서서 사회 흐름에 건강한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디즈니는 정치적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향하며 이것들을 디즈니 창작물에 뚜렷하게 반영시킨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인종, 출신 국가, 성별, 성 정체성, 성적 지향, 종교, 장애, 직업에 관한 모든 언어적, 비언어적 차별, 혐오, 모욕, 비하 등을 철저히 타파하고 사회 정의를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 운동이다. 그리하여 많은 디즈니 영화에는 유색인종이 많이 등장하며 다양한 문화권의 내용을 다루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또한 디즈니 캐릭터 제작과 설정, 작품 주제 등에서도 논란이 발생할만한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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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최근 새로 떠오르는 유망 사업으로 채택한 것은 OTT(Over The Top) 산업이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애플 티비 등 미국의 대형 IT기업들이 대거 뛰어들며 치열해진 OTT 시장에 합류하여 디즈니만의 독보적인 콘텐츠와 마케팅을 승부수로 도전장을 내던졌다. 어마어마한 수의 영상 창작물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콘텐츠들의 저작권과 배급권까지 가지고 있는 디즈니에게는 스트리밍 사업이 유망주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