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다운타운에서 건강하게 살아남는 법!

668

멀리 가지 말자! 시카고 도심에서 즐기는 야외활동

3월에 들어서자 바람의 도시, 시카고에도 어느 덧 걷혀진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내리기 시작했다. 유난히 겨울이 춥고 어두운 시카고에 모처럼 찾아온 화창한 날씨는 학업에만 집중하다 놓쳐 버리기에는 아쉽다. 미드텀과 학기 마무리를 앞두고 한창 바쁠 때인 3월. 다운타운에서 떠나지 않고도 건강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Chicago Riverwalk
시카고 리버워크는 다운타운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가에 있는 공원으로, 2005년에 지어졌다. 이 공원은 역사적 건물들이 여럿 위치한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부터 쇼핑거리로 알려진 미시간 에비뉴(Michigan Avenue), 그리고 미시간 호수로 이어지는 콜럼버스 드라이브(Columbus Drive)까지 포함해 총 아홉 구역이나 차지한다. 이토록 넓고 긴 형태의 산책로이지만 리버워크는 강 위를 연결시킨 고가다리 밑에 위치하기 때문에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릴 필요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아홉 구역은 식당가, 카약 대여장, 낚시터, 유람선, 박물관 등 각기 다른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어 그 날의 기분과 날씨에 따라 어떤 활동을 할 지 선택할 수 있다. 왠지 기운이 좋은 날에는 카약을, 호기심이 넘치는 날에는 시카고 건축물 유람선 투어를, 그리고 느긋하게 수다가 떨고 싶은 날에는 야외 식당가에서 맥주 한 잔 걸치는 것은 어떨까?

리버워크는 무엇보다 도시 소음이 잘 차단되어 있어서 한창 시끄러운 대낮에 오더라도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점심시간에는 잔디밭에 걸터앉아 점심을 먹는, 업무에 지친 인근의 직장인들이, 그리고 저녁에는 강가에 낭만적인 야외 조명을 따라 거닐며 속삭이는 커플들이 대부분의 리버워크 산책로를 메운다.

 

Oak Street Beach
무언가 더 활동적인 것을 원한다면 미시간 호숫가인 오크 스트리트 비치를 추천한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야자나무와 고운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이 곳은 미시간 호가 바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잠시 잊어버리게 할 것이다. 오크 스트리트 비치는 물놀이와 선탠은 물론 비치볼, 탈의실, 그리고 화장실 시설까지 마련되어 있다. 따뜻한 날이면 시카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이곳에 모여 햇빛을 쬐며 모래찜질을 하거나 수영을 하지만 그 어느 때에도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들지 않아서 복잡하지 않고 여유롭다. 뿐만 아니라 오크 스트리트 비치는 시카고 호숫가를 따라 이어진 조깅 및 자전거 전용 길과 연결되어있어 다운타운에서 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을 하고 그 길을 걷다가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도시의 고층 건물들을 등지고 소중한 사람과, 혹은 혼자서, 노을이 지는 미시간 호수의 지평선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것만큼 낭만적이고 느긋한 것은 없을 것이다.

 

Millenium Park
시카고 관광객들은 흔히 밀레니엄 파크하면 일명 ‘강낭콩’으로 알려진 거대 조형물, Cloud Gate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밀레니엄 파크에는 그 작품 외에도 즐길 것들이 넘쳐난다. 첫번째로 아이스링크가 있다. 유달리 겨울이 긴 시카고에서 할만한 야외활동 중에 아이스 스케이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다운타운을 돌아다니다가 시간이 남는다면 겨울 부츠를 벗어 던지고 스케이트화로 갈아 신어보자. 양볼이 빨갛게 시린 한겨울의 추위도 아이스 스케이트를 하고 나면 시원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것 뿐일까. 어두워진 저녁, 하얗게 조명을 비추는 아이스링크 위를 기분 좋은 음악에 맞춰 달리다 보면 친구들과의 아름다운 추억도 새롭게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밀레니엄 파크에서 두번째로 즐길만한 시설은 암벽등산이다. 높이가 12 미터까지 올라가는 이 야외 암벽은 개장 시간 동안 감독관이 항시 대기하고 있으며 예약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밤 8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시카고의 눈부신 야경을 스스로 오른 암벽 위에서 감상하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고층 건물들이 에워싸는 다운타운 한가운데에서의 암벽등산은 분명 그 누구에게도 잊지 못할 짜릿함을 선사할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예술학교로 알려진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조소를 공부하고 있는 곽지수입니다. 학교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다가 1년간 북경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고 지금은 SAIC 신입생 프로그램 조교와 KSA 한인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시카고 생활과 특수한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보다 흥미롭고 진솔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