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던 애플, 계속된 비난에 손들었다…아이폰6 이후 배터리 교체해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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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달러에서 50달러 할인된 가격에
배터리 화학적 노화현상을 원인으로

 

잠잠하던 애플이 계속되는 비난 여론에 손을 들었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사과성명을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아이폰 일부 기종의 배터리를 할인가격에 교체해준다고 밝혔다.

아이폰6 이후에 나온 기종에 대해 배터리 가격을 79달러에서 50달러 할인한 29달러로 제공하기로 했다. 할인된 가격은 내년 1년 동안으로 한정된다. 또한 내년 초에 아이폰의 배터리 수명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운영체제(iOS)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그동안 고의로 아이폰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iOS 업그레이드를 통해 신제품인 아이폰X 구매로 연결시키려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집단소송 움직임이 일고있다.

애플은 성명에서 “고의적으로 애플제품의 수명을 줄이는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고 자신한다”면서 “이번에 애플에 대해서 실망했다면 사과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아이폰의 성능저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오래 사용할 경우 나타나는 화학적 노화현상 때문이라고 원인을 새롭게 밝혔다. 기존에는 계속되는 iOS 업그레이드를 통해 작은 버그가 누적돼 성능이 저하됐다는 주장을 펴왔는데, 여기에 한가지 원인을 추가한 것이다.

새로운 아이폰이라도 500번의 완전충전을 하게되면 배터리 성능이 20% 정도 떨어진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애플은 “우리의 목적은 항상 고객이 사랑하는 제품을 내놓고 가능한 함께 오래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애플의 사과성명과 보상조치에도 불구하고, 애플에 크게 실망한 구형 아이폰 사용자들이 제기하는 집단소송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후폭풍을 한차례 맞았다. 지난 26일 하루동안 뉴욕증시에서 2.54% 폭락하면서 170.57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8985억5500만 달러에서 8757억5900만 달러로 내려앉아 하루 만에 227억9600만 달러(24조5000억원)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다음날인 27일에도 169.71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장 후반 매수세가 몰리면서 전날보다 0.02% 오른 170.6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가장 매출이 많이 오르는 연말에 ‘꿈의 시총’으로 기대했던 ‘1조 달러’ 달성도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코노믹데일리뉴스가 애플이 1분기 아이폰X 생산목표를 원래 계획했던 5000만대에서 3000만대로 줄였다고 보도하면서 애플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아이폰 렌즈 모듈을 만드는 대만의 지니어스일렉트로닉옵티컬은 이번 주 들어 11% 폭락했고, 페가트론은 3% 떨어졌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