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과 충전의 공간, 나에게 적합한 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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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234259_1사람이 생활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의식주 중 살 곳을 찾는 일은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수년간의 미국 생활 동안 여러 번의 거처를 옮긴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기사를 읽는 독자들에게 ‘집 구하기’ 미션을 해결하기 위한 작은 팁들을 주려고 한다. 필자는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 엘에이에 사시는 이모님 댁에 머물렀었다.

영어 실력을 늘리고자 랭귀지스쿨에서 외국인 친구들이랑 어울리려 했지만, 방과 후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한국어 이다 보니 영어 실력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영어에 나 자신을 조금 더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리버사이드라는 엘에이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도시에서 미국인 가족과 홈스테이를 시작하였다. 홈스테이를 구하는 방법은 홈스테이 연결 전문 회사들을 통하는 방법들이 있지만, 필자의 경우 UCR EXTENSION에서 운영하는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가정을 만나게 되었다. 업체를 통하는 대학교들과 달리 외국인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하는 랭귀지스쿨의 경우에는 자체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곳이 대다수이니 학교를 통해서 가족을 찾으면 좀 더 검증된 안전하고 친절한 홈스테이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홈스테이 프로그램은 미국 가정에서 생활하며 미국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룸메이트를 얻어 사는 것보다 가격이 비싸 많은 학생이 선택하는 옵션은 아니다. 홈스테이는 보통 방+음식+라이드를 포함해 지역마다 다르지만 보통 $700~$900 정도 들고, 음식이나 라이드를 빼고 방만 렌트 해주는 경우는 $300~$500 정도 한다. 한국에서도 가족들이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저녁 식사 시간이듯 미국에서도 가족이 모여 앉아 같이 밥을 먹는 시간에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므로, 기왕이면 음식이 포함된 홈스테이를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홈스테이는 다른 옵션들보다는 비싸지만, 미국의 문화를 가장 빨리 배울 수 있고, 영어에 하루종일 노출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요리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이나 차가 없는 학생들에게는 음식도 해주고 라이드도 해주는 홈스테이 프로그램은 영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의 경우 한국방송, 한국 음식을 모두 끊고 모든 것을 미국문화에 맞추려고 노력했기에 홈스테이가 최고의 옵션이라 보지만, “나는 한국 음식 없이는 못 산다!”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선택이다. 미국인들의 경우 김치와 참기름 냄새에 예민한 사람들이 많기에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가족이 아닌 이상 집에서 한국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홈스테이 가족들과 3년간의 생활을 마친 후 학교 문제로 엘에이로 다시 돌아 갔을 때 새로운 홈스테이를 알아보았지만, 엘에이에서는 리버사이드만큼 가족적인 분위기의 홈스테이를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학교 앞 아파트에서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Bachelor라고 불리는 스튜디오보다 작은 크기의 방 하나를 쉐어함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당 $600을 내며 생활했었다. 보통 학교 앞은 가격이 비싼 데다 UCLA가 위치한 Westwood는 베벌리 힐스 옆에 위치하여서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하다.

1년간의 계약이 끝난 후 학교에서 버스로 등하교할 수 있는 거리로 이사를 하였고, 같은 비용으로 독방을 쓰며 생활할 수 있었다. 학교마다 학생 할인이 있어 버스비용이 공짜이거나 50센트 미만인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은 등하교하는 시간이 아까워 학교 앞에 사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하지만, 필자는 등하교하는 버스 안에서 오히려 더 많은 양의 리딩을 끝내곤 하였다. 집이 가까웠을 때는 방과 후 피곤할 경우 집으로 달려갔던 반면, 집이 멀 경우 학교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고 버스 안에서의 무료한 시간을 숙제하며 흘려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룸메이트를 찾을 때에는 학교 페이스북 페이지나 Craigslist를 이용하면 되고, UCLA 학생의 경우 Westwood에 있는 ZUMA Housing이라는 회사에서 장단기 아파트 찾는 일을 도와주니 집을 찾는 데 시간을 허비하기 싫은 사람들은 이러한 회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Craigslist의 경우에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포스트를 할 수 있는 곳이기에 가끔 사기 글 등 범죄에 노출되기도 하니, 돈 입금을 먼저 요구하는 사람들을 조심하고, 집을 방문할 시에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고 1~2명의 친구와 함께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누구와 함께 사느냐에 따라 집은 아늑한 보금자리가 될 수도 있고, 가기 싫은 지옥이 될 수도 있다. 자신에게 맞는 방과 홈스테이 가족 또는 룸메이트를 찾아 힘든 유학 생활에 휴식을 주는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길 바란다.

UCLA 영문과에 재학 중이고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는 유학생 박지혜입니다. 저는 평상시에도 한국음식의 세계화에 관심이 많아, 교내 퓨젼음식점에서 한국의 맛을 외국 친구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였고, 외국 마트에서 판매되는 한국음식도 모두 시식해 보며 제가 관심있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일에 한 걸음 다가 갈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