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 고퍼(Goldy Gopher)는 미네소타 대학교의 마스코트이자 미네소타주의 상징적인 존재이다. 영어로 Gopher는 땅다람쥐라는 뜻인데, 미네소타주와 땅다람쥐가 어떠한 연관이 있기에 미네소타를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무려 1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미네소타 주가 미국으로 편입되기 1년 전인 1857년, 당시 미네소타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철도 건설을 목적으로 채권(약 5백만 달러)을 발행한다는 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풍자하는 정치 만화 한 편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땅다람쥐(Gopher)가 미네소타의 상징이 된 이유이다.
로버트 스위니(Robert O. Sweeny)라는 화가는 채권 발행에 반대하는 당시 미네소타 지역 내의 상황을 풍자한 만화, “땅다람쥐 열차 (Gopher Train)”를 내놓았고 이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었다. 먼저 만화를 보면, 길 아래의 여러 명의 남자가 1만 달러의 금이 든 가방을 목에 걸고 있는데, 이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매수된 국회의원들을 풍자한 것이다. 반면에, 길 위에는 사람의 머리를 한 아홉 마리의 땅다람쥐들이 이끄는 차량이 놓여있다. 이 아홉 마리의 땅다람쥐들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해당 법안의 다양한 지지자들이다.
이 땅다람쥐들이 등장한 풍자만화는 미네소타 지역 내에서 널리 퍼지게 되었고, 나아가 미네소타가 미국 내 완전한 주로서 편입이 된 1858년 땅다람쥐 주(Gopher State)라는 별명을 얻는 데 기여하였다.
그로부터 시간은 흘러 땅다람쥐는 미네소타의 상징적 동물로 자리 잡게 되었고, 1920년대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땅다람쥐를 학교의 마스코트로 사용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1926년 미네소타 대학교의 풋볼 감독이었던 클라렌스 스피어스가 풋볼팀을 고퍼스 (Gophers)라고 부르기 시작하였고, 이를 계기로 1930년대 미네소타 대학 풋볼팀이 황금기를 보내던 시절에 당시의 스포츠 해설가였던 할세이 홀로부터 골든 고퍼스(Golden Gophers: 황금 땅다람쥐)라는 별명마저 얻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1940년대에 이르러서야 미네소타 대학교가 땅다람쥐를 학교의 정식 마스코트로 만들기에 이른다. 이 초기 땅다람쥐 마스코트의 풀네임은 풋볼팀에서 유래 된 골디 고퍼스(약칭:골디)였으며 이는 오늘날까지 계속 사용 중이다.
그러나 초기의 골디와 현재의 골디는 디자인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그 이유는 대학 마스코트로서의 매서운 모습과 친근한 이미지의 조화를 원하는 팬들의 의견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1940년대의 초기 골디는 의인화하지 않은 단순 땅다람쥐 모습이었으나, 1950년대에 들어서는 만화 캐릭터처럼 바뀌게 되었고, 1960-70년대에는 스포츠를 즐기는 의인화된 모습으로 많은 변형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1985년에는 오늘날과 가장 비슷한 형태를 갖추게 되는데, 이때의 골디는 땅다람쥐치고는 다소 사나운 느낌이 강하다는 여론이 있었다. 이 때문에 불과 1년 만에 대중의 의견을 수용하여 조금 더 친근한 이미지로 변형하였고 이것이 바로 현재 골디 고퍼스의 모습이다.
2020년 현재까지도 골디는 미네소타 대학교의 간판 얼굴 및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신입생 OT 혹은 학교 내 행사가 있을 때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학생들과 같이 사진을 찍거나 캠퍼스를 활보하며 생기를 가져다주곤 한다.
무려 150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골디 고퍼스. 앞으로도 미네소타주와 미네소타 대학교의 상징으로 계속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