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C 도서관에는 낭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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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C 도히니도서관(Doheny Memorial Library)의 외부 전경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라는 드라마를 기억하는가?

이 드라마는 지난 2004년 김태희와 김래원이 주연으로 등장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드라마이다. 흥미롭게도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는 하버드대학교가 아닌 남가주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이하 USC)의 도히니도서관(Doheny Memorial Library)에서 촬영되었다. 건물의 아름다운 외관 그리고 유럽풍의 클래식한 인테리어때문에 이 도서관은 학생들 사이에서 소위 ‘해리포터 도서관’이라고도 불리우며 USC 캠퍼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꼭 한번 둘러보아야 하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도히니는 파이널 기간에 걸맞는 도서관이기도 한데, 그 이유는 이 도서관이 주로 밤 10시를 넘기지 않고 문을 닫는데 반해 파이널 기간 만큼은 새벽 2시까지 연장되어 운영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도히니도서관은 굉장히 조용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 높은 집중력을 요하는 파이널 기간에 보다 능률적인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울러 캠퍼스 남쪽 끝에 위치한 후스도서관(Hoose Library of Philosophy) 역시 도히니 못지않게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일부 학생들은 USC의 진짜 해리포터 도서관은 도히니가 아닌 후스라고 주장하기도 할 정도이다. 이 도서관은 비교적 일찍 문을 닫기 때문에 저녁 이후 이용하기 보다는 수업들 사이 생긴 짤막한 공강때 짬을 내어 공부를 하거나 시험 직전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기에 적합하다.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평소에는 사진촬영이나 음식물 섭취가 금지되어있다. 대부분의 도서관들의 운영시간은 평일에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USC 도서관 웹사이트(https://libraries.usc.edu/libraries-hours)를 확인하기를 권장한다.

▲ USC 후스 도서관 (Hoose Library of Philosophy)

반면 USC 재학생들 사이 가장 인기가 좋은 도서관은 따로있다. 바로 리비도서관(Leavey Library)이다. 외관도 타 도서관들에 비해 투박하고 내부도 삭막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칸막이 책상들이 줄 서있는 이 도서관이 항상 붐비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리비는 USC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이 도서관이 문을 닫는 유일한 시간은 일요일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뿐이다. 또한 바로 옆에 24시간 문을 닫지 않는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 또한 리비도서관에서의 치열한 자리 경쟁의 원인 가운데 하나이다. 시중의 스타벅스와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스시, 파니니 혹은 과자같은 각종 먹거리를 판매하기 때문에 리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늦은 밤에도 쉽게 허기를 달래거나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USC McCarthy Quad에 위치한 리비 도서관(Leavey Library)의 외부 전경. 늦은 시간에도 밝게 불이 켜져있다.

리비도서관은 한 층의 지하를 포함하여 총 5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층 마다 다른 공부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본인이 선호하는 환경에 따라 자리를 선정하면 된다. 층수가 높을수록 소음지수는 낮아진다. 이를테면 가장 윗 층인 4층은 작은 소음에도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이용하면 좋으며, 지하 1층은 어느정도의 소음이 허락되므로 조별 과제 혹은 스피치 연습을 해야 할 때 적합하다. 만약 보다 더 조용한 환경에서 그룹스터디를 하고싶다면 이 또한 웹사이트(http://libcal.usc.edu/)를 통해 리비도서관의 스터디룸을 예약해서 사용하면 된다. 스터디룸은 일주일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며 인당 하루 2시간으로 제한되어있다. 단, 예약은 시간 단위로 가능한데 반해 예약 시간 시작 후 10분이 지나도록 예약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 방은 남은 50분동안 예약이 취소되어 누구나 사용 가능한 방이 되니 스터디룸을 사용하고싶다면 예약시간을 꼭 맞추도록 해야한다.

지하 1층에 위치한 IT 센터(Information Technology Services; 이하 ITS)에서는 학생들에게 맥 프로를 대여 해 주는데 대여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단, 4시간이 되기 전 꼭 전화로 시간을 연장해야하며 1번의 연장 이후에는 꼭 ITS를 방문하여 다시 대여를 해야한다. 제한시간을 조금이라도 어기면 30분 단위로 벌금이 청구되며, 기기의 분실 및 파손시에는 상당히 높은 금액을 배상해야 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학생증 지참을 잊었을 경우 리비 도서관 2층에 구비되어 있는 데스크탑들을 이용하면 되는데, 재학생들은 컴퓨터에 로그인 후 시간 제한 없이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다.

도히니, 후스 그리고 리비 이외에도 USC 캠퍼스에는 약 20개의 제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존재하는데, 각 도서관마다 다른 학습 환경이 조성되어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도서관을 선택하면 된다. 또한 대부분의 도서관들에서는 프린트가 가능한데 대부분 USC Wireless Printing 웹사이트(https://labprint.usc.edu/cps/SelectPrinter)를 통해 프린트기에 파일을 전송하는 방식을 통하여 프린트가 가능하다. 프린트는 유료이며 학생증에 Discretionary 달러를 충전하여 사용하면 된다.

USC 도서관들은 오후 9시 이전에는 재학생 신분이 아닌 사람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지정된 시간이 지나면 재학생 혹은 졸업생 이외의 사람들은 보안 문제로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되는데, 학생증을 소지하지 않으면 비록 재학생일지라도 도서관 출입이 불가하니 늦은 시간 도서관 이용 시 학생증을 잊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대학 도서관은 그 학교의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 가운데 하나이다. 또 함께 고생하는 친구들과 서로를 다독이며 응원할 수 있는 그런 장소이다. 도서관에 앉아 지금 당장 내일 있을 미드텀에 치이고 몇 시간 후의 프레젠테이션에 긴장하고 있을 학생들은 공감하지 못하겠지만, 도서관에서 보내는 이 시간들이 훗날 돌이켜 보았을 때 한 번 뿐인 대학 생활의 소중한 일부가 아닐까. 그래서일까 USC의 도서관들은 어쩐지 제각기 다른 색깔로 낭만적이다.

안녕하세요! USC에서 Communication 전공중인 3학년 권수완입니다. 대학 졸업 후 방송국 PD로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College Inside 기자단 활동을 통해 재학생만이 알 수 있는 USC에 관한 정보들, 그리고 7년차 유학생으로서 미국 유학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나누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