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재학 중인 아이오와 대학교 (University of Iowa)는 파티 스쿨 랭킹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명실상부 최고의 파티 대학 중 하나이다. 프린스턴 리뷰에 따르면, 2013년 전미 1위를 차지한 적이 있고, 올해에도 UIUC에 이어 2위를 기록할만큼 파티에 있어서는 아이오와 대학교의 자부심이 대단할 정도.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으로 유명한 아이오와주 시골에서 이런 어마어마한 파티스쿨이 있다는걸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할게 많은 다른 주에 비해 심심한 이곳 환경을 감안해본다면 혈기 왕성한 대학생들이 즐거움을 해소할 방법이 하우스 파티 외에는 달리 없기도 하다.
같은 주에 있는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Iowa State University) 에서 편입을 해온 필자의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 두 학교의 차이도 많다. 아이오와 주립대는 과제량이 많은 공대 중심의 학교인지라 금요일 밤에도 다들 학업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아이오와 대학은 금요일 밤마다 캠퍼스 곳곳에서 술에 취한 학생들의 고성방가가 들려오기 일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필자가 아이오와 대학에 와서 단 한번도 조용했던 금요일 밤이 없었을 정도다.
고백하자면, 필자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기숙사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사교모임인 프래터니티 (Fraternity)에 가입하여 때로는 하우스 파티에 가서 즐거운 밤을 보내기도 했으며, 음주를 허용하는 캠퍼스 주변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는 날도 많았다.
이런 모습을 보며, 혹자는 비싼 돈 들여 유학 보냈더니 노는데 관심이 팔려 한심한 유학생활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과연 파티가 흥청망청 노는 것이기만 할까.
2년 전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샘 해밍턴은 고려대학교 교환학생 시절 한국여자를 사귀어보려고 술자리에 참석하여,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재밌게 배웠다고 한다. 그의 첫 어학당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술자리에서 얻은 살아있는 가르침 덕에 학기말엔 지금의 원어민 수준의 한국어 실력으로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술자리에서 접한 한국 문화와 한국 사람들과의 교류는 현재 샘 해밍턴의 인기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물론 지나친 음주, 너무 잦은 파티는 해롭다. 하지만 필자의 컬럼에서 계속 언급되었듯이, 국제 학생들이 같은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는 친구들과 더 자주 어울리는 경향이 많아 진짜 미국 문화를 경험하지 못한채 고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 유학생들이 미국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학위 취득도 있지만, 미국 사람들과 허물없이 소통하면서 다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지 않은가. 만약 현지에서 취직까지 생각한다면 더더욱 현지인들과의 관계와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즉,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제대로된 미국 문화를 경험하는데는 하우스 파티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는 의미다.
샘 해밍턴이 한국 문화에 녹아들기 위해 술문화부터 시작했듯이 우리 유학생들도 파티 문화에 한 번 관심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문화와 미국문화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무 과도한 음주와 잦은 파티는 해로우니 적절한 통제력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작성: 김주헌, 편집: CalFocus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