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작년 이맘 때 즈음, 처음 하게 될 대학 생활 생각에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내가 갈 대학의 신입생 기숙사는 어떤지, 시설은 좋은지 등을 검색을 해보며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기숙사 생활이 처음인 만큼, 모르는 것도 많았고 새로 사야할 물품들도 넘쳐 났다.
대학교 입학 당시 한국에서 부모님이 함께 와주셔서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쉽게 기숙사 입사를 마쳤지만, 차도 없이 이 모든 것을 혼자 했어야 했다면 힘들었을 것 같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친 지금은 혼자 우버를 타거나 걸어서 쇼핑을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지만, 입학 당시만 해도 도시에 살게 되면 범죄에 더 많이 노출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걱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신입생 분들은 그런 걱정 안하셨으면 좋겠다.
에모리 대학의 경우, 신입생들의 기숙사 입사 기간 동안은 몇 십분 간격으로 대형마트와 가구점 등이 있는 쇼핑 플라자로 셔틀 버스를 운행하고, 몇 십 명의 RA(Resident Advisor)와 SA(Sophomore Advisor)들이 기숙사와 캠퍼스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신입생들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또한, 애틀랜타인 만큼 우버와 리프트 등의 시스템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학교가 비록 도시 한가운데에 위치하진 않았더라도 큰 불편함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기숙사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품들과 없으면 아쉬운 꿀템들을 소개하겠다.
- 빨래 용품 / 샤워 용품
세탁기와 건조기는 기숙사 1층에 위치한 공용 세탁실에서 무료로 이용 가능하지만, 세제와 섬유유연제는 본인이 직접 챙겨와야 하니 잊지 말자. 세제는 액체나 가루 형태보단 캡슐 형식의 Tide Pod과 같은 제품이 편리하다. 또한, 빨래 바구니는 입었던 옷과 세탁된 옷 따로 담을 수 있도록 꼭 두 개를 준비하자.
에모리 신입생 기숙사 방은 Double과 Suite 두 종류가 있는데, Suite (방 두개가 가운데에 화장실 하나를 두고 연결되어 있는 형식)을 쓰지 않는 이상은 공용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게 되니 목욕용품들을 넣을 수 있는 목욕바구니와 위생을 위한 샤워 슬리퍼는 필수! 각종 세면도구와 헤어 드라이기도 잘 챙기도록 하자.
- 침구류 / 의류
기숙사 침대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매트리스 뿐이니 침구 세트는 무조건 준비해와야 한다. 에모리 기숙사의 침구 사이즈는 Twin XL이므로 구매할 때 사이즈 라벨을 잘 확인하고 구매하자. 침대 시트, 이불, 커버, 베개 등을 다 따로 사는 것 보단 세트로 사는 것이 편리하며, 기숙사 입사날이 다가오면 매장에 재고가 없는 경우도 있으니 원하는 디자인의 침구류를 미리 알아보고 주문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옷은 너무 적지도, 많지도 않게 ‘적당히’ 챙겨오자. 학교 생활을 하면 공부가 대부분이니 편하게 입을 옷들만 챙겨오곤 하는데, 드레스 코드가 있는 행사나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장소에 가야할 때 당장 입을 옷이 없어 비싼 돈을 주고 정장, 원피스 등을 새로 사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필요 시, 때와 장소에 맞는 옷을 입을 수 있도록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챙기도록 하자. (그렇다고 옷을 너무 많이 챙겨 오면 수납 공간도 부족하고, 학년 말에 짐을 빼야 할 시기가 되면 매우 곤란해 질 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 기타 용품
멀티탭: 기숙사 입사할 때 많이 놓치는 물품 중 하나인데, 멀티탭은 필수템 중의 필수!
비상약: 혼자 생활하면서 아픈 것 만큼 서러운 게 없다. 감기약, 소화제, 진통제, 연고, 밴드 등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필요한 약들은 꼭 챙겨가자.
학용품: 필기류는 기본! 가위, 풀, 테이프, 종이, 자 등은 없으면 아쉬우니 잊지 말자.
그 외에 꼭 필요한 것들: 쓰레기통, 탁상 거울, 탁상 시계, 기숙사용 슬리퍼, 각티슈, 정리함, 옷걸이, 충전기, 스탠드, 간식, 물병/물컵
챙겨야 할 짐이 너무 많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면 언제든 학교 근처 CVS나 마트에서 구매가 가능하므로 걱정하지 말자.
한가지 덧붙이자면, 기숙사 생활을 하면 친구나 룸메이트에게 물건을 빌려 써야 할 때가 생기곤 하는데, 한 두 번이라면 괜찮지만 지속적인 요구는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므로 본인에게 필요한 물품들은 직접 사는 것을 추천한다.
본인에겐 별 것 아니라 여겨지는 것이 상대방에겐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숙사 생활하며 절대 잊지 말고, 함께 사는 동안 서로 배려하여 즐거운 학교 생활 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