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 윤여정, 박정민 세명의 배우가 주연이 되어 마음 시린 한 가족의 사연을 코미디로 자아냈다. 한때 WBC 웰터급 동양 챔뱅언이 었던 ‘조하’역 이병헌은 별 볼품없는 삶을 살아가던 도중 헤어진 지 17년 된 엄마 ‘인수,’ 역을 맡은 윤여정을 만난다. 그녀에게는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생 ‘진태’역을 맡은 박정민이 있었다.
조하는 한 때 잘나가던 삶을 뒤로하고 별 볼 일 없는 삶을 살던 와중 엄마와의 재회를 하고 그 집에 얹혀살며 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 조하를 돌보는 내용이다. 많은 사람이 영화 관람 시작 후 20분 내에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뻔한 내용의 영화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맘껏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이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부분은 진태역을 맡은 박정민의 피아노 연주 실력이었다. 서번트증후군의 피아노 천재 진태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그의 장애를 나타내는 말투와 행동 연기 뿐 아니라 그의 피아노 실력까지도 겸비해야 했다.
“피아노는 연습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었다. 전 피아노를 칠 줄 모르고, 악보도 볼 줄 모른다. 그래서 연습 말고는 답이 없었다. 시간 투자를 많이 했다. 감독님과 첫 미팅 때 제가 미끼를 물어버렸다. ‘직접 다했으면 좋겠다’는 감독님 말에 의욕이 앞서서 ‘당연하죠’라고 했다. 한 달 후 감독님께 ‘영화를 위해서 CG를 해야 되지 않을까요?’라고 다시 말했었다. 그때 감독님이 ‘CG로 대역을 쓰면 테크닉적으로는 깔끔할 수 있는데 관객들이 느끼는 에너지는
CG를 사용해서 무난하게 촬영을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작품과 그의 배역을 사랑하고 그에 깊은 마음을 품은 박정민은 그렇게 피아노 연습을 시작하였다. 악보조차 볼 줄 모르고 피아노와는 접점이 단 하나도 없던 그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하루에 5시간, 6개월 동안의 꾸준한 피아노 연습 총 1,000시간의 노력으로 인하여 스스로 모든 피아노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고 그의 피땀 흘린 노력을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여서 관객들에게 보여 주였다.
배우, 박정민은 피아노 연주뿐 아니라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아이를 연기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증후군을 앓고 있는 당사자의 관점에서 연기를 하고 그분들이 조롱거리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또한 그 사람의 관점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연기까지도 완벽하게 소화해 내어야 했다.
“이번 영화는 과제가 너무 많았다. 계속 피아노를 치다 보면 눈이 아프고, 하얀 건반 검은 건반의 경계가 안 보이는 정도가 되더라. 그때는 다시 일어나서 진태를 연습했다. 그러다 또 앉아서 피아노치고, 그러다 막히면 ‘안되겠다 CG로 해야 겠다’면서 술 먹고, 힘들어서 많이 울었다. 연기도 더 안 되는 것 같고, 피아노도 해야 하는데, 내 옆에 아무도 없는 것 같고, 외로웠다.”
그의 인터뷰 내용을 통하여 완벽한 피아노 연주와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의 연기를 자아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생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은 피아노곡을 연주하기까지는 일반인에게 약 3년의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이것을 1,000시간의 기적으로 완성 시켰으며 영화 흥행의 성공을 이끈 주 배우라고 할 만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