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이 저널리즘 전공으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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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 얼바인에는 다른 UC 계열 대학교에는 존재하지 않는 특이한 전공이 있다. 그 전공은 바로 Literary Journalism이라는 전공이다. 일반 신문기사 형식과는 다른, 조금 더 특별한 기사형식을 배우는 전공이다.

사실 내가 이 전공을 택하게 된 이유는 조금 어이없는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시니어 때 여러곳의 대학에 지원을 하면서 전공을 고를 때, 모든 전공을 커뮤니케이션 관련 분야로 선택했다. 유일하게 UC 얼바인에만 커뮤니케이션 전공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었고, 난 그저 단순히 그나마 가장 비슷한 분야같아 보이는 Literary Journalism을 눌렀다. 저널리즘이란 단어만 보고 한 그 선택이 앞으로 내 대학생활을 얼마나 힘들게 할 지 그 때는 깨닫지 못했다. 대학을 선택할 때 UC 얼바인이 나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일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린 후 나는 신입생이 되었고 내가 아는 유학생들 중 거의 유일무이하게 저널리즘 전공으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1학년은 적응 기간이라서 1년, 즉 3쿼터 동안은 Humanities Core이라는 집중 문학 수업 코스를 들었다. 대부분 한국인 유학생들은 Humanities Core보다는 평범한 라이팅 수업 코스를 선택했지만 전공이 저널리즘인 나에겐 이 수업은 빼도박도 못하는 필수과목이었다. 수업은 굉장히 어려웠고, 점수 받기도 만만치 않아서 1학년때 GPA는 거의 바닥에서 꿈틀거렸다. 그리고 그 때 내 학업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의기소침하게 됐다.

2학년이 되었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저널리즘 수업들을 듣게 되었다. 처음 수업은 Literary Journalism이 정확히 어떤 전공인지 알려주며 기본을 탄탄하게 쌓을수 있었던 이론 수업이었다. 두꺼운 책 두권을 번갈아가며 사용했고, 매번 수업 후엔 엄청난 독서량을 필요로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개인적으로 속독에 약하며, 모르는 단어들을 찾아가며 책을 읽어야 했던 나에겐 너무나도 버거운 과제량이었다.

책 읽는것만 문제는 아니었다. 어느 날 교수님은 흥미로운 인생사를 가진 모르는 사람을 취재해서 그 사람에 대한 기사를 써오라는 과제를 주셨다. 나는 굉장히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고, 유학을 오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울렁증이 조금 있는 편인데, 그 과제는 그 날 나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정말 바보같이 길거리에 걸어나가서 사람들을 구경했고, 이 사람에게 말을 걸어볼까, 저 사람에게 말을 걸어볼까 수백번 수천번 고민하고 망설였다.

놀랍지 않게도 나의 바보같은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난 허탕을 치고 집으로 돌아와 엉엉 울었던 것 같다. 그렇게 2학년 동안 쭉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 약 2시간 가량 취재하고, 여러번 만나가며 기사를 제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수업에 가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던적이 많다. 내 성격상 가장 못하는것을 매일하는 것이 너무나도 나에게 가혹했다. “전공을 바꿀까?” 하며 수 없이 고민도 했다.

하지만 내가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한가지였다. 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을 해내고 싶었고, 자꾸 하고싶었다. 작은 울타리 안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만 라며 만족하는 나태한 내 모습이 보기가 싫었다.

3학년까지 다 마친 지금도 나는 이 전공이 버겁다. 과제가 주어질 때 받는 스트레스도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즐길 줄 아는 저널리스트의 길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 같아서 만족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학교에서 Literary journalism을 전공하고 있는 구자빈 이라고 합니다. 전공에 도움이 될만한 활동을 찾고 있었는데, 칼리지 대학생 기자단이라는 좋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 이렇게 지원합니다. 아직 한글로 기사를 써본적은 없지만 경험하면서 배워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