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틸롭 밸리, 데스밸리 등
내달 중순부터 야생화 활짝
봄이 코앞이다. 캘리포니아 사막 한 가운데 야생화가 만발 하는 계절이 다가온 것이다. 개화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봄꽃은 그래서인지 더 마음이 가고 안쓰럽고 찬란하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봄꽃 여행은 그 어느 나들이보다 마음이 들뜬다. 그러나 야생화 만발한 들판을 매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해 봄 가주 야생화가 얼마나 만발할지는 지난 겨울 강수량과 초봄 날이 얼마나 따뜻한가에 달려 있기 때문. 현재 국립공원측은 지난 겨울 폭우와 따뜻한 기온으로 미뤄 올 봄 그 어느 해보다 아름다운 야생화 군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가주에서 야생화를 감상하며 산책도 즐길 수 있는 꽃구경 핫플레이스를 알아봤다.
▶앤틸롭 밸리 파피꽃 보호구역 : parks.ca.gov/?page_id=627
남가주에서 야생화 꽃구경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앤틸롭 밸리 파피꽃 보호구역(Antelope Valley California Poppy Reserve)다. 파피꽃이 보호구역 언덕을 온통 오렌지색으로 물들인 것을 보고 있노라면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만큼 환상적이다. 파피꽃이 만발하는 시기는 3월부터 4월 중순까지. 파피꽃 만발한 언덕을 따라 이어지는 8마일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 절로 힐링이 된다. 그러나 파피꽃은 비가 너무 적게 와도 너무 많이 와도 개화에 영향을 미쳐 파피꽃이 만개하는 풍경을 구경하려면 사전에 공원 웹사이트를 통해 최신 개화 정보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방문시 반려견을 동반해서는 안되며 꽃을 따는 행위도 금지돼 있다. 입장료는 없지만 주차비 10달러를 내야 한다.
▶카리조 플레인 : blm.gov
300년 전 센트럴 밸리는 영양과 엘크가 풀을 뜯고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광활한 초원이었다. 이후 산업화를 거치며 그 아름다운 모습은 사라졌지만. 샌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ispo) 카운티 남동부에 위치한 카리조 플레인(Carrizo Plain)에서는 300년 전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야생화 흐드러지게 핀 초원 위에 서면 바람 소리만 지나가는 태초의 고요함을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 풍경이 소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초원을 뒤덮은 야생화 군락은 보는 순간 숨을 멎게 할 만큼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한다. 또 이곳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여러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아메리칸 원주민에게는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식사 간식 물 음료 등을 파는 곳이 없으므로 가기 전 간단한 음료 및 스낵 등은 미리 챙겨 가는 것이 좋다.
▶팔로스 버디스 페닌슐라 : pvplc.org
이곳에선 1년 내내 야생화를 볼 수 있지만 성수기는 역시 3~4월. 봄 야생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팔로스 버디스 자연 보호구역(Palos Verdes Nature Preserve) 린든 챈들러 보호구역(Linden H. Chandler Preserve) 조지 캐년(George F. Canyon) 화이트 포인트 자연 보호구역(White Point Nature Preserve)으로 향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선 내로우 리프 밀크위드 캘리포니아 부시 선플라워 퍼플 세이지 마리포사 백합 등 가주 야생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또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나비로 알려진 멸종 위기에 처한 팔로스 버디스 파란 나비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사우스 코스트 보태닉 가든(South Coast Botanic Garden)을 방문하면 이곳에서 서식하는 야생화를 보다 더 자세한 정보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데스밸리 국립공원 : nps.gov/deva/learn/nature/wildflower-seasons.htm
봄 야생화를 논할 때 데스밸리 국립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광활한 데스밸리에서 매년 만발한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겨울과 봄의 강수량 봄에 얼마나 기온이 올라가는지 사막 바람이 얼마나 잔잔한 지 등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곳 야생화는 1년생이 대부분으로 사막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충분한 비가 내리면 빨리 싹을 틔우고 자라 너무 더워지기 전 씨앗으로 돌아간다. 만약 올해 꽃이 제대로 피기 시작한다면 2월 중순부터 개화를 시작해 해발 고도에 따라 6월 중순까지 감상할 수 있다. 야생화 종류는 월별로 해발 고도별로 데저트 골드에서부터 퍼플 세이지 로즈 세이지 골든 이브닝 프림로즈 등 다양하다.
이주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