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착한 거인 친구가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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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엔터 전문 이경민 기자가 목숨걸고 추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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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BFG’

고아 소녀 소피는 우연히 밤거리를 배회하는 거인을 목격했다가 그에게 납치당해 거인나라로 가게 된다. 크고 무서워 보이는 거인은, 사실 꿈을 수집하며 사는 착하고 따뜻한 마음의 ‘빅 프렌들리 자이언트(BFG•Big Friendly Giant)’. 좋은 친구가 된 둘은, BFG를 괴롭히는 못된 거인들에게 맞서기 위해 머리를 모은다.

추천이유 :

1. 스필버그의 반가운 귀환!

스티븐 스필버그가 돌아왔다. 꾸준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 온 명장이긴 하지만, ‘E.T’를 떠올리게 하는 웃음과 동심 가득한 따스한 이야기로 관객과 만나는 것은 오랜만. 영화사에 길이남을 명작 ‘E.T’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마음이 정화되는 동화 한 편을 읽은 듯한 기분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특히 BFG 와 소피가 함께 꿈 수집에 나서는 장면은 마치 동화 속 세상을 직접 경험하는 듯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체험을 선사한다. 70세가 되도록 여전히 동심을 간직한 듯한 스필버그 연출의 힘이다.

Director Steven Spielberg and Ruby Barnhill on the set of Disney's THE BFG, based on the best-sellling book by Roald Dahl.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루비 반힐

2. 명작가들의 마스터피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기억하는가. 눈 앞에 그려지듯 생생하면서도 비밀스럽고 기발하며 아기자기하고 흥미진진했던,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 바로 그 작품을 쓴 영국작가 로알드 달이 ‘THE BFG’의 원작자다. 게다가 각색을 맡은 멜리사 매틴슨은 바로 그 ‘E.T’를 썼던 극작가다. 해리슨 포드의 전 부인이기도 했던 매틴슨은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THE BFG’가 그녀의 유작인 셈. ‘THE BFG’를 보며 ‘E.T’가 떠오르는 건, 우연이 아니다.

In Disney's fantasy-adventure THE BFG, directed by Steven Spielberg and based on Roald Dahl's beloved classic, a precocious 10-year old named Sophie (Ruby Barnhill) befriends the BFG (Oscar (TM) winner Mark Rylance), a Big Friendly Giant from Giant Country.

3. 마크 라일런스의 경이로운 연기!
올해 초 배우 마크 라일런스가 정치 스릴러 영화 ‘스파이 브릿지’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탈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이 ‘누구?’ 라고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THE BFG’ 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 이 영화를 온통 기쁘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주는 힘은 90% 이상이 마크 라일런스의 풍요롭고도 섬세한 표정 연기다. 주름 가득 패인 눈으로 희미하게 웃으며 더없이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나,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큰 귀를 쫑긋대며 놀라는 표정을 지을 때면, 그 순수함이 그대로 전해져 마음이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 소피 역의 아역 루비 반힐이 보여주는 당찬 연기도 훌륭하지만, 라일런스의 ‘하드 캐리’엔 한참을 못 미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스파이 브릿지’ 역시 스필버그 작품이라는 것. 두번 연속 스필버그의 간택을 받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Disney's THE BFG is the imaginative story of a young girl named Sophie (Ruby Barnhill) and the Big Friendly Giant (Oscar (TM) winner Mark Rylance) who introduces her to the wonders and perils of Giant Country Directed by Steven Spielberg, the film is based on the beloved book by Roald Dahl.

4. 여왕을 만난 BFG, 개그 작렬!
영화의 하일라이트라고 하긴 좀 애매하지만, 영국 여왕을 만나러 간 소피와 BFG가 궁에서 벌이는 소동은 너무도 귀엽고 익살맞아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킨다. 난생 처음 제대로 인간 세상을 경험하는 BFG가 궁전에서 벌이는 좌충우돌이 어찌나 흥미로운지 저절로 ‘오구오구’ 소리가 나올 정도다. 여왕의 신하들이 BFG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이나, BFG가 여왕에게 신비로운 음료를 권하는 장면 등은 사실 유치하기 짝이 없으나,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진짜 기분 좋게 배를 잡고 웃게 된다. 괜히 스필버그가 아니다.

출처: 나에게 착한 거인 친구가 생긴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