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에 들떠 있던 마음도 잠시, 정신없이 쏟아지는 과제와 시험을 하나둘씩 끝내고 보니 벌써 반 학기가 지났다. 이번 봄 학기를 마지막으로 졸업을 하는 4학년들도 있지만 다른 학생들은 이제 슬슬 다음 학기를 생각해 볼 시기다. 졸업을 하기 위해 들어야 하는 수업들도 좋지만, 전공 수업으로만 꽉꽉 채운 시간표는 숨도 턱턱 막힌다. 대학은 흔히들 지식의 상아탑이라고 한다. 지식을 쌓아주고 견문을 넓혀 줄, UC 버클리에서 들을 만한 수업들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버클리에서 가장 유명한 수업 중 하나인 “Wealth and Poverty” (L&S C180U) 수업은 미국의 지미 카터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Robert Reich 교수가 강의하는 수업이다. ‘버클리를 떠나기 전에 꼭 들어야 하는 수업’으로도 알려져 있는 이 수업은 매우 인기가 있어 4학년이라도 Phase 1 시기에 (보통 전공 수업을 수강 신청하는 기간) 꼭 등록해야 한다고 한다. 많은 학생들이 이 수업을 들은 이후에 삶이 바뀌었다고 하니 이 수업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
“Introduction to Astronomy” (ASTRON C10) 수업은 버클리에서 “꼭 들어야 할” 또 다른 수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업을 가르치는 Alex Filippenko 교수는 학계에서도 매우 유명하지만, 버클리 ‘Best Professor’에 9번이나 선정될 정도로 수업에 아주 열정적이라고 한다. 기초적인 천문학을 다루기 때문에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수업이고 Physical Sciences breadth를 충족시켜 준다고 한다.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거나 평소 사회학에 흥미가 있어 Sociology 1 또는 3 수업을 들었다면 다음 학기에 “Virtual Communities/Social Media” (SOCIOL C167) 수업을 고려해 보자. 최근 새롭게 등장한 가상 사회와 소셜미디어에 대해 탐구하는 수업으로 흥미로운 주제와 부담스럽지 않은 공부량으로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의 후기가 좋다. 문자, 페이스북, 트위터 등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에 이상한 글을 올린 뒤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하는 독특한 과제도 내 준다고 한다.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우고 싶거나 한국에 대한 향수가 있다면 한국 현대 문학 수업인 “Readings in Modern Korean Literature” (Korean 153)이나 한국 현대 시 수업 “Modern Korean Poetry” (Korean 150)을 들어보자. 하버드 대학과 동경 대학 등에서 강의하며 한국문학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인 권영민 교수가 강의하는 수업으로 이미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한국에서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나와 한국 시와 소설을 많이 알고 있어도 수업을 통해 권영민 교수만의 새로운 해석을 접할 수 있다. 시인 고은 씨와 같은 한국 문학인들과 있었던 재미있는 일화들은 덤이다.
이외에 인간의 성격에 대해 탐구하는 “Psychology of Personality” (Psych 150) 수업, 명상 수업인 “Theory and Practice of Medication” (PACS 94) 수업, 면역학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The Immune System and Disease” (MCB 50) 수업 등이 추천 수업들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The Beauty and Joy of Computing” (CS 10) 수업은 Computer Science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며 코딩의 기초를 가르쳐 준다. 특히 CS 10은 최근 스타트업 기업들의 강세로 버클리의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는 인기 수업이다.
졸업 후에 남는 것은 졸업장 뿐만이 아니다. 많은 이들에게 대학 시절은 오래도록 남는 잊지 못할 추억이다. 취직할 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만한 수업들도 좋지만 졸업 후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연봉보다 인생에 더 도움이 될 만한 수업을 듣고 싶다면 위에 소개된 수업들을 추천한다.
류혜민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