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도 만만치 않고 식비도 비싼 미국에서 알뜰한 자취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장을 보고 음식물을 제대로 보관하는 법을 익히는 것은 필수이다. 먼저 생활비가 가장 많이 나가는 식재료는 다름아닌 간장, 참기름, 고추장같은 양념가지이다. 나 또한 처음으로 홀로 마트에 갔을 때 이러한 식재료들을 가득 담고는 계산대 모니터 속에 무섭게 올라가는 금액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경험이 있다. 실제로 요리할 때 꼭 필요한 재료들은 국간장, 참기름, 다진마늘, 고추장, 멸치, 다시마 등이 있는데, 물엿, 맛술, 식초같은 재료들은 사실상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꼭 필요하게 되면 그때그때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채소를 구매할 때에는 꼭 그 날 먹을 양만 구입하는 것이 좋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이제부터 열심히 요리해서 먹을테니까…”라는 생각에 섣불리 무리해서 장을 보고는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상해버린 음식들을 그대로 버리기 십상이다. 특히 금방 상해버리는 오이나 애호박, 콩나물같은 채소들은 조금 부족할 정도로 사는 것이 좋다. 크게 포장하여 판매하는 콩나물이나 두부같은 재료들은 요리 후에 남았을 경우에 밀폐용기에 옮겨 담고 담길 정도로 물을 넣어 보관하면 조금 더 오랫동안 싱싱하게 사용할 수 있다. 크게 묶어서 파는 대파, 부추, 쪽파같은 경우에는 먹음직스럽게 썰어서 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을 하면 오랫동안 신선도를 유지하며 국거리나 볶음 요리를 할 때 더욱 간편히 사용할 수 있다. 한번 요리하고 남은 양파 반쪽은 랩으로 꼼꼼히 싸서 냉장보관을 하면 수분을 빼앗겨 표면이 마르는 것을 방지할 수가 있다.
식사 후에 냄비에 남은 국거리는 날씨에 따라 금방 상할 수가 있다. 그 다음 날 냄비에 담긴 남은 국을 먹지 않게 될 경우에는 잠시 뜨거운 불에 끓였다가 끄면 상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너무 많은 양의 국이 남았는데 단기간에 처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혹은 냉동보관을 해놓기도 한다. 밥솥에 밥이 많이 남은 경우에는 적당히 열을 식힌 다음 밀폐용기에 먹을만치씩 나눠 담아서 냉동보관을 하면 다음 식사때 꺼내어 간편히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으면 되는데, 이 때 주방용 비닐봉지를 활용하여 한 공기씩 나누어 담는 다면 냉동고 공간활용도 활용적으로 할수 있다. 오랫동안 얼린 밥을 해동시킬 때 자칫하면 수분이 날라가 밥이 딱딱해질 수가 있는데 이 때 얼린 밥에 살짝 물을 뿌린 후에 전자레인지에 돌린다면 밥이 조금 촉촉해지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름기가 많은 육류나 비린내가 강한 해물요리를 했을 경우에는 마시다 남은 소주로 식탁을 닦아내면 냄새도 사라지고 기름기도 잘 지워진다. 단, 목재 가구에는 술의 알콜 성분이 보기 좋지않은 얼룩을 남길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