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갈 때 ‘명당·피할 좌석’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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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이코노미 좌석에도 ‘명당’이 있다. 요즘 항공사는 같은 일반석도 자리를 차등화해 추가 요금을 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을 보자. 일반석보다 좌석 앞뒤 간격이 4인치(10.16㎝) 넓은 ‘이코노미 스마티움’, 비상구석의 다른 이름 ‘레그룸 좌석’, 승하차가 빠른 앞쪽의 ‘프런트 좌석’, 커플용 ‘듀오 좌석’을 운영하는데, 이들 좌석은 추가 요금을 내야 지정할 수 있다. 이를테면 미주·유럽 같은 장거리 노선의 스마티움 좌석은 항공 운임에 편도 19만원을 더 내야 한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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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좌석 옆자리만 비어도 한결 여유가 생긴다. 이런 심리를 노려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옆 좌석 구매’ 서비스도 운영한다. 출발 당일 빈 좌석에 한해서다. 국내선은 편도 1만원, 국제선은 2만~5만원이니 고려할 만한 가격이다. 한 명이 최대 두 개 좌석까지 살 수 있다. 김영일 티웨이항공 홍보팀장은 “괌·사이판 노선 같은 밤 비행기에서 가족이나 커플 두 명이 세 자리를 구해 편하게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 항공사가 ‘사전 좌석 지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항공권을 살 때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에서 신청하면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출발 48시간 전까지, 제주항공·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은 24시간 전까지 가능하다. 좌석 지정 시점은 빠를수록 좋다. 경쟁이 꽤 치열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어느 좌석이 좋은 좌석일까. 세계적인 여행 리뷰 업체 ‘트립어드바이저’가 운영하는 ‘시트구루(Seatguru.com)’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개별 여객기의 좌석 간격과 등받이 기울기, 전원 플러그 보유 여부 등 항공사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깨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좋은 자리뿐 아니라 피해야 할 자리도 콕 집어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시트구루가 제공하는 B787기 좌석 정보를 보자. B787기는 대한항공이 오사카·시드니·마드리드 등 인기 노선에 투입하는 주력 기종이다. B787기 일반석은 3-3-3 배열이다. 시트구루는 맨 뒷자리인 56, 57열을 최악의 자리로 꼽았다. 등받이 기울기가 제한적이고 화장실과 주방이 가까워 번잡하다는 이유에서다. 비상구석은 다리를 뻗을 수 있어 누구나 선호하는 좌석이지만, 비상구 좌석 44열에서 양쪽 끝의 A, J좌석은 추천하지 않았다. 툭 불거진 비상구 때문에 다리가 불편해서다. 시트구루가 꼽은 최고의 명당은 비상구 좌석 바로 뒷좌석인 44B와 44H다. 다리를 뻗을 수 있고 옆 승객이 드나들 때도 불편하지 않다는 게 추천 이유다.

손민호·최승표 기자 ploves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