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University of California at San Diego에서 MFA(Master of Fine Arts) 석사과정 졸업을 앞둔 신희정 학생의 미국 유학기를 전하려고 한다. 인터뷰에 담긴 내용은 대학원생으로서 경험한 유학 생활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과 견해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 점에 유의하여 읽어 보자.
Q. 간략한 자기소개를 한다면?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University of California at San Diego에서 Master of Fine Arts program(석사과정 3년 차) 졸업을 앞둔 신희정이라고 합니다. 서울대 서양화과 학부를 졸업하였고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2015년 4월경에 자퇴 후 미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저의 작업은 한국사회와 미국 사회에서 겪은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 평등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여성의 신체가 한국사회 속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관리되는지 드러내고 노래를 통해 그에 맞서 여성들이 힘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듭니다.
최근의 저의 작업은 뮤직비디오의 형식으로 한국과 미국 두 문화 사이를 오가며 느낀 점을 바탕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저의 최근작 Free Fish”es”는 이민자의 몸을 바다에 사는 물고기에 빗대어, 이민자들에게 바다에 갇히지 말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상징적 표현을 통해 격려합니다. 이 작품을 통해 이민자들이 반이민 정책 아래 겪는 억압과 차별에 굴하지 않고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왜 미국을 택했나요?
저는 조금이라도 여성의 권리가 더 보장된 나라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나라가 미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교육의 방식과 내용에 있어서 미국의 교육 시스템이 저에게 더 맞을 것이라 여겼기 때문에 미국에 오기로 결심했습니다.
Q. 유학의 길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요?
물론 다른 유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크고 작은 반대와 역경이 있었죠. 보수적인 부모님께서는 어떻게 여자애가 혼자 외국에 나가서 살겠냐며 반대하셨고, 저는 부모님 몰래 유학준비를 했어야만 했습니다. 또한, 미대는 학비가 비싸기로 유명한데 저 자신이 학비를 낼 능력도 없었지만, 그냥 무작정 유학준비를 했습니다.
힘들었던 대학원 지원 과정도 다행히 저처럼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는 사람들과 팀을 꾸려서 서로 자기소개서를 봐 주고 토플 공부도 함께 하면서 많은 격려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운이 좋게도 UCSD에서 TAship (Teaching Assistantship)과 장학금이 보장되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샌디에이고로 오게 되었습니다.
Q.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한국학교와 미국학교의 다른 점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수님을 편하게 이름으로 부르는 게 신기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교수의 권위가 높은 한국과는 상반되게 교수랑 동등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필요한 경우에 거리낌없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문화 예술계에는 소수의 남성 교육자가 많은 권위를 가지고 있는 권력 구도가 형성되어 있고 그 권위에 질문 하는 것은 문화 예술계에서의 죽음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권력구 도의 반작용으로 오늘날 한국의 “미투운동”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미국은 교수와 학생 혹은 TA와 학부생 간에 관계에서 어떠한 종류의 폭력을 행세하거나 폭력을 겪지 않게 하는 교육을 중대하게 다루는 걸 보았습니다.
첫 학기 오리엔테이션 때, 교수와 학생 사이의 권력을 오남용하지 않기 위한 교육을 2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받은 것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 이자 이러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공부할 때는 동기들 간에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게 프로그램이 짜여 있지만, 미국 대학원에서는 좀 더 개인의 작업 위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기 때문에 한국에 있을 때 보다는 학교의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기분이 덜 들었습니다.
Q. 앞으로의 본인 목표는?
저의 작업의 많은 부분은 미국에서 소수자로 살았던 경험들로 인해 형성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뿐만 아니라 다른 소소수자들의 문화와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과 연대 함으로써 이민자와 소수자들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의 롤모델 기예르모 고메즈 페냐 (Guillermo Gómez-Peña)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Imagination is my nation, and that is where I want to live and die.” 저 또한 상상의 힘으로 불가능이 가능으로 태어나는 세계를 미술을 통해 만들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University of California at San Diego에서 올여름 3년의 석사과정의 마침표를 찍게 될 신희정 대학원생의 인터뷰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