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7년, 압연 공장 사업이 성공적으로 들어서면서 점차 의류, 가구, 악기, 담배 사업으로 번창하게 된 위커 파크 (Wicker Park)는 과거 화려했던 그 모습이 거리의 오래된 건물 벽돌 하나하나에 붉게 남아있는 마을이다. 위커 파크는 현재까지 크고 작은 상점들이 옛날을 기억하듯 서 있고, 빈 건물들은 빈티지한 느낌을 살린 새로운 가게들이 드러서 지금은 시카고 힙스터들의 메카라고도 불리우는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위커 파크의 낮은 한가롭다. 많은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이 쇼핑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위커 파크는 럭셔리한 백화점들이 줄지어 서있는 다운타운의 Magnificent Mile과 다소 차이가 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위커 파크의 North Milwaukee Avenue 거리에는 요즘 젊은 층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Urban Outfitters, Chrome Industries, American Apparel 뿐만 아니라 Carhartt, Free People 등의 매장들이 줄지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위커 파크에 쇼핑을 하러 찾아오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로드샵들 때문이다. 1895년도부터 시대에 앞선 모자들을 판매해왔다는 Goorin Bros., 화려한 복고풍 의류와 악세사리들로 유명한 Kokorokoko, 뉴욕에서 제일 핫한 인디 디자이너들의 수제 악세사리들을 판매하는 셀렉샵 Eskell 등이 대표적이다.
해질녘에 위커 파크 카페들은 매우 분주하다. 각자 할 일을 마친 현지인들이 하나 둘씩 카페로 모이는데,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는 위커 파크 카페들만한 장소는 없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다름 아닌 The Wormhole Coffee인데, 훌륭한 커피 맛과 그들만의 개성있는 메뉴 뿐만 아니라 80, 90년대라는 인테리어 컨셉때문에도 많은 사람들이 꼭 한번쯤 들리는 곳이다. 카페에 앉아 테이블과 벽에 자리잡고 있는 영화 ‘스타워즈’ 모형들을 구경하고,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80년대 팝송들을 듣다가, 준비된 구형 텔레비전으로 추억의 비디오 게임까지 하면 하나둘씩 추억여행에 빠지게 된다. 바로 근처에는 Filter이라는 또 다른 카페가 있는데, 이 곳의 컨셉은 바로 뒷골목이다. 온 벽이 벽돌로 이루어져있는 이 카페는 여기저기 그래피티 낙서가 되어있고, 천장은 하늘 풍경이 칠해져 있다. 넓은 내부 공간은 아늑한 중고 소파들과 나무 탁자들로 빼곡히 채워져있는데, 벽에 걸려있는 거울부터 조명들, 가구, 소품들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고 분위기있다. 또한 음료가 담겨져 나오는 유리컵들도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이 카페를 찾아갈 때는 항상 감회가 새롭다. 포근한 분위기에 녹아내린 사람들은 모르는 사이끼리 소파를 나눠 앉다 대화가 싹트기도 하고 종종 정장을 차려입은 회사원들이 퇴근길에 잠시 들려 기타를 치다가기도 한다.
밤이 되면 위커파크는 화려한 유흥장소로 변신한다. 달밤의 거리에는 여기저기서 신나는 음악들이 흘러나오고, 분위기있는 바들은 하나둘씩 레온사인을 키며, 한껏 꾸민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모여 파티오에서 수다떨기에 바쁘다. 사람들은 취향에 따라 의자들이 배치되어 있는 중고 서점 Myopic Books, 만화마니아들의 천국 Quimby’s Bookstore, 혹은 레코드 가게 Reckless Records 등에서 위커파크에서의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다운타운 시카고에서 지하철로 약 15분정도 걸리는 위커 파크는 도심에서 일로, 학업으로, 개인적인 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에 적합한 곳이다. 위커 파크는 누구와 함께 하던 즐겁고 편안한 산책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