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지 인사이드 | 아이오와 대학교
美 유일의 유네스코 문학도시에 위치
문학ㆍ언론ㆍ의학 등 다양한 전공서 강세
미식축구ㆍ레슬링 등 스포츠 강호로도 명성 떨쳐
미국 중서부, 그 중에서도 일리노이를 동쪽에 맞대고 있는 아이오와(Iowa)주(州)는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지역이다. 때문에 “아이오와 대학교에 다닌다”라고 말하면 “오하이오?”라고 되묻는 이들이 대다수이고, 설령 아이오와 주를 알고 있더라도 “아 그 대선 유세 시작하는 곳?”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다. 그러나 아이오와 대학교는 그 이상의 유구한 역사, 양질의 문화, 그리고 탄탄한 학업기반을 자랑하는 중서부 대표 주립대 중 하나이다.
- 역사, 학풍 및 캠퍼스 구성
아이오와 대학교(University of Iowa, UIowa)는 1847년 당시 아이오와의 주도(主都)였던 아이오와시티(Iowa City)에 설립되었다. 미국 중서부에서 가장 오래된 고등교육 기관 중 하나이며,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법대생이 배출될 정도로 진보적인 학풍을 가지고 있다. 중서부 지역 주립대학 중에서는 비교적 이른 1909년 미국대학협회에 가입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퍼블릭 아이비(Public Ivy)*에 수차례 선정되었다.
도심을 관통하는 아이오와 강(Iowa River)의 본류를 중심으로 동부 및 서부 양쪽에 캠퍼스가 들어서 있다. 동부에는 사회과학ㆍ경영학ㆍ컴퓨터과학 및 여타 예술계열, 서부에는 법학ㆍ의과대학 및 여타 이공계열 캠퍼스가 각각 자리해 있다. 총 10개의 기숙사 건물이 존재하며 약 7,000명의 학생이 거주한다. 동부에는 캠퍼스의 상징인 펜타크레스트(Pentacrest)가 있는데, 각 학부를 대표하는 4개의 건물이 과거 주 의회였던 금색 지붕의 건물을 둘러싼 형태이다.
- 학비, 학업환경 및 생활
2021년 기준 약 31,7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학비는 국제학생 기준 연 31,000달러($) 선으로 사립대 대비 저렴한 편이며, 다양한 경로로 장학금을 수령할 수 있다. 20인 미만 소규모 수업이 51%를 차지하는 만큼 강사진의 도움을 받기 용이하며, 13개 학부에서 200개 이상의 전공과정을 제공하는 등 학업 선택지 역시 넓다.
1개를 제외한 대다수의 기숙사 건물이 캠퍼스 및 도심과 인접해 있어 강의실로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며, 설령 시외 기숙사에 배정되더라도 학교 셔틀버스인 캠버스(Cambus)를 이용할 수 있다. 캠퍼스 범죄율이 매우 낮아 기본적으로 안전한 귀가가 보장된다. 뿐만 아니라 신체가 불편하거나 야간 귀가가 두려운 이들을 위해 별도의 셔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캠퍼스 양쪽을 연결하는 가교 옆에는 레크리에이션 센터(Campus Recreation & Wellness Center)가 위치해 있으며, 이곳에서 헬스, 농구, 수영, 러닝, 클라이밍 등의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다. 전국의 대학 체육시설 중 3위를 기록할 정도로 관리 수준이 높으며, 올림픽 수영대표팀 선발전 및 NCAA 예선라운드가 이곳 수영장에서 개최된다. 학생이나 교직원이라면 학기 내내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 주요 전공 및 성과
전통적으로 영문학 및 글쓰기에 강한 학교이다. 논픽션 및 문예창작 글쓰기 프로그램이 수십여 년에 걸쳐 1위*를 수성하고 있고, 무려 26명이 퓰리처 문학상을 수상했다. 아이오와시티 역시 그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유일의 유네스코 문학도시로 선정되었으며, 매년 세계 최대 규모의 문학 워크숍인 IWP(International Writing Program)가 이곳에서 개최된다. 1970년 시 <즐거운 편지>로 잘 알려진 황동규 시인을 필두로 현재까지 30여 명의 한국 작가가 초청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tvN 예능 <알쓸신잡>으로 잘 알려진 김영하 작가 역시 산문집 <여행의 이유>를 통해 IWP 참가 당시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회고한 바 있다.
언론 관련 전공 또한 상당한 강세를 보인다. 언론학(Journalism and Mass Communication)은 전미 20위권에 랭크되어 있으며, 역시 8명의 퓰리처상 수상자가 나왔다. 학보사인 데일리 아이오완(Daily Iowan)를 필두로 한 실무과정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에서도 다수의 학부생 및 대학원생이 학위 취득을 위해 방문한다.
주도인 디모인(Des Moines)에 보험사가 다수 위치한 관계로 보험계리학(Actuarial Science)의 인기가 높으며, 이외에도 첫 여성 법대생이 탄생한 법학대학이 상위권에 자리해 있다.
문학과 함께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의학이다. 청각학(Audiology)은 전국 2위이며, 청각학의 한 분과인 언어병리학(Speech and Language Pathology) 또한 매년 10위권 안에 자리한다. 의과대학 중에서도 가장 강한 것은 간호학과인데, 2020년 기준 전미 1위에 선정될 정도로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의과대학의 커리큘럼 수준이 전반적으로 매우 높으며, 아이오와 주의 중증 희귀질환자 대다수가 이곳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 스포츠
스포츠팀의 이름은 호크아이스(Hawkeyes), 학교 마스코트는 헐키 더 호크(Herky the Hawk)라는 반인반수의 흰머리수리이다. 1948년 당시 대학교 체육위원회 업무부장이었던 프랭크 하블리첵(Frank Havlicek)이 마스코트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언론학 강사였던 딕 스펜서(Dick Spencer)에게 캐리커처를 부탁했는데, 이 캐리커처가 큰 호응을 얻어 지금의 헐키에 이르게 되었다.
창단 이래 줄곧 상위권을 차지한 전통의 미식축구 강호이며, 2020년 개최된 제54회(LIV) 슈퍼볼에는 무려 3명의 호크아이스 출신 선수가 선발 출전했다. 지역 라이벌인 아이오와 주립대학교(Iowa State University)의 사이클론스(Cyclones) 및 인디애나 대학교의 후지어스(Hoosiers) 등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데, 특히 사이클론스와의 경기는 별도의 트로피가 있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자랑한다. 홈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수만 명의 관중이 홈구장인 키닉 스타디움(Kinnick Stadium)에 몰려 노란 물결을 만들어내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미국 올림픽대표팀 소속으로만 10개의 메달(금5, 은1, 동4)을 안긴 레슬링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종목이며, 가장 최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호크아이스 출신 선수가 1개의 동메달을 안겼다. 농구의 경우 비교적 인기가 덜하나, 최근 2명의 선수가 NBA에 입단하는 등 잊을 만하면 희소식을 전하고 있다. 마이클 조던과 함께 시카고 불스에서 3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린 B. J. 암스트롱 역시 호크아이스 농구팀 출신이다.
* 퍼블릭 아이비(Public Ivy)는 아이비리그 수준의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공립대학의 모임이다. 매년 8개의 공립대학이 선정되며, 아쉽게 선정되지는 못했으나 차기 후보로 평가되는 9개의 대학이 함께 발표된다.
* 이하 모든 순위는 US News 대학평가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김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