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아파트 임대료 상승세가 고가 아파트를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새롭게 지어진 아파트는 고가 아파트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전문 웹사이트 ‘질로닷컴’에 따르면, 전국 15개 주요 도시의 저가 및 고가 아파트 렌트비를 조사한 결과, 절반인 7곳에서 저가 아파트의 렌트비 연 인상률이 고가 아파트를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저가 아파트 임대료의 상승률이 고가 아파트를 추월한 지역은 LA, 새크라멘토, 시카고, 댈러스,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보스턴 등이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경우엔, 저가나 럭셔리 아파트 임대료 인상률은 거의 비슷했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LA 지역의 올해 저가 아파트 렌트비는 전년대비 무려 27.5% 상승해 고가 아파트 렌트비 인상률 20.8%보다 6.7%포인트나 앞질렀다.
새크라멘토 역시 저가 아파트 렌트비 연간 인상률이 32.7%로 고가의 28.4%보다 4.3%포인트 높았다.
<표 참조>
시카고와 보스턴 지역의 경우, 저가 아파트 렌트비는 전년대비 6.4%와 17.3% 올랐지만 고가 아파트는 오히려 1%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이는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과잉공급 현상이 일어나, 렌트비가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저가 아파트 임대료가 고가 아파트보다 가파른 속도로 오른 것은 아파트 개발이 저가보단 고가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A지역의 경우, 2014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 중 저가 아파트 비율은 17.2%에 그쳤지만 고가 아파트는 저가의 3배가 넘는 53.5%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공급된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고가인 것이다.
이 같은 고가 아파트 개발 쏠림현상은 LA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조사지역 중 한 곳을 제외하고는 저가 아파트가 전체 신규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내외였으며 심지어 한 자릿수에 불과한 지역도 4곳이나 됐다. 질로의 스벤자 구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대료가 높은 아파트는 수급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저가 아파트 공급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라며 “세입자의 렌트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저가 아파트 신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진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