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학생들은 자신이 고른 전공에 대해 충분한 이해조차 하지 못한 채 학교에 지원하고 그 전공 수업을 듣는다. 그렇게 일년, 이년을 보내다가 ‘나는 이 전공이랑 안 맞아’라던가, ‘내가 생각했던 공부가 아니야’라며 후회하고 뒤늦게 전과를 하는 학생들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자신에게 더 맞는 학문을 찾아 조금 늦더라도 전과하고 새롭게 도전하는 자세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기 전, 그 학과에서 어떠한 시각으로 어떠한 걸 배우게 될지 알 방법이 없었을까? 그저 전공 명칭만으로 나의 전문적인 학문 분야가 될 전공을 어림짐작하고 너무 쉽게 선택했던 건 아닐까? 그러한 비효율적인 상황이 줄어들길 바라면서, 이 글을 통해 전반적인 ‘공학’ 학문에 대한 이해와 더 나아가 본인의 전공인 ‘산업 공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려 한다.
공학(Engineering) 이해하기
공과 대학에 들어오기 전, 본인 또한 공대, 공학이란 말이 참 생소했다. 수학, 과학과 관련된 이공계열이라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예를 들어 화학과와 화학공학과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명칭은 비슷하지만 우리는 그 학문의 궁극적 목표에 그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화학과가 순수 과학, 특히 화학에 대한 연구와 그 발전에 목표를 둔다면,모든 공학 전공은 하나의 공동 목표를 가지는데, 그것이 바로 효율성(Efficiency)이다. 빠르게 변화해가는 세상에 산업화와 분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은 점점 빠른 것, 비용이 적게 드는 것, 대량생산 등을 추구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공학은 무언가에 대한 생산 ‘과정’에 집중한다.
앞서 예를 들은 화학공학과의 경우, 자연에서 추출한 여러 기체가 혼합된 복합가스를 각 종류의 순수가스로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가 있다고 하자. 그 분리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돈을 버는 회사 차원에서는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하지만 시간 대비 대량 생산이 가능한 방법을 가장 선호할 것이다. 이때 회사는 화학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를 고용해 화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기체 분리를 위한 효율적인 기술과 방법을 연구하게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산업’ 공학이란 무엇일까? 그 전공을 이수하고 졸업한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할까?
산업공학은 공과계열의 경영학과라 불릴 만큼 돈 혹은 전반적 체재 관리와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다른 공과 전공보다 특정 학문에 대한 전문성은 떨어지나, 어떠한 산업에든 적용되어 윤활유 역할을 하는 전공이다. 이러한 특성은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으로 자신이 종사하고자 하는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학생들도 있다.
대부분의 산업공학 전공자들은 졸업 후, 컨설팅 회사에 취직한다. 컨설팅 회사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일까?
요즘 방영 중인 ‘골목식당’이라는 TV프로가 있다. 쉽게 설명해 장사가 잘 되지 않는 골목에 있는 식당들을 컨설팅해주어 그 골목의 상권을 살리는 내용이다. 제 나름의 요리 실력과 경험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하지만 그 노력과 열정에 비례하지 않는 매출로 힘겹게 살아가는 식당 주인들을 상대로 오랜 비즈니스 경력과 노하우를 가진 백종원은 어떻게 음식 원가를 줄이는지, 요리 동선을 짧게 할지, 메뉴를 정할지 등 각 식당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하고 직접 보여주며 그 식당들이 자리를 잡았을 때 또 다른 골목을 찾아 떠난다.
이 TV프로는 컨설팅 회사의 모습을 아주 잘 설명해주는 예시이다. 다만 식당에만 국한되지 아니하고 컨설팅 회사는 고객(회사)의 의뢰를 받아 프로젝트 단위로 그 회사에 뛰어들게 된다. 그곳의 경영방법을 조사하고 더 나은 해결방안 연구하여 적용하여 계약 당시 고객의 희망 기준에 도달하면 한 프로젝트가 끝난다.
여기까지 공학과 산업 공학에 대한 설명이었다. 산업공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매력적인 전공이라 생각한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 중, 자신이 원하는 전공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안타까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슬퍼 말고 그 전공을 공부하고 있는, 혹은 이미 이수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