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달 뒤로 숨은 순간! 이걸 학교에서 관측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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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새크라멘토 주립대학교는 토요일 아침인데도 인파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에 진행된 부분 일식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모이게 한 것이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인근 지역에 사는 주민들까지 행사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천체 망원경 관측을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일식은 달이 태양을 가리는 천문 현상이다.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다가 태양, 달, 지구가 절묘하게 일직선상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일식은 모양에 따라 개기일식, 부분일식, 금환일식 3가지로 분류되며, 이번 일식은 ‘불의 고리’라고도 불리는 금환일식이었다. 이날 금환일식은 남부 텍사스주에서 시작해 북서부 오리건주까지 이어졌으며, 캘리포니아 지역에선 그 경로가 일부 지역에만 걸쳐 새크라멘토에서는 부분일식으로 관측됐다.

행사는 학교 내 과학관(Science Complex) 앞에서 열렸다. 맨눈으로 일식을 관측하면 눈에 손상을 입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과학 전시 부스에서 일식 관측용 안경을 무료로 나눠주어 모두가 안전하게 태양을 관측했다. 일식은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됐다. 초반에는 달 이전에 구름이 먼저 하늘을 가려 일식을 관찰하기가 어려웠지만, 점차 날씨가 개어 관측이 수월해졌다. 태양의 표면적은 9시 20분경 최대치(85%)로 가려졌다.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경이에 찬 표정을 지었고 곳곳에서 탄성 소리가 들렸다. 태양은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는 초승달 모양에서 점점 차오르는 초승달 모양으로 변해갔다.

오전 9시 50분경 일식의 모습. 관측용 안경에 핸드폰 카메라를 대고 10배 확대해 촬영한 사진이다. 실제 하늘은 어둡지 않다.

핸드폰 카메라로도 선명한 촬영이 가능했지만, 필터를 장착한 천체 망원경으로도 태양을 자세히 관찰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날 과학관 내 천체 투영관에서 진행된 강의도 만석이었다. “지구는 태양계 중 일식을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다. 그러니 지구에서 살아가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강의 진행을 맡은 카일 워터스(Kyle Watters) 교수가 말했다.

워터스 교수는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정도에 따라 태양을 가리는 크기가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환일식은 달이 지구에서 멀어져 태양을 완전히 가리지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달이 지구와 충분히 가까워진 상태에서 일식이 일어나면 어떤 모양으로 보일까?

태양이 달 뒤로 완전히 모습을 감추는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소식이 있다. 내년 4월 8일 미주 일부 지역에서 7년 만에 다시 개기일식이 관측된다. 그다음 번 미주 지역의 개기일식은 2045년이라고 하니, 내년 초를 놓치기엔 여간 아쉽다. 일식은 남부의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북동부의 메인주까지 궤도가 이어진다. 이참에 일식의 궤도를 따라 자동차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새크라멘토 주립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 및 언론홍보학을 배우고 있는 김연우입니다. 건국대학교 학생이며 교환학생으로 이곳에서 한 학기를 머물 예정입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 yeonwookim@csus.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