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한국도 모병제가 되기를 희망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2020년 현재까지도 헌법 제 39조 1항,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 에 따라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 남북 분단이 후 징병제를 계속 유지해왔던 한국이지만, 남북관계 긴장 완화 혹은 평화통일이 이뤄진다면 모병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현재보다 커지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제조건을 갖추더라도 모병제 전환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오히려 국가적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한국마저도 모병제 전환이 어려운지 분석해보도록 하자.
먼저, 모병제 실행이 어려운 근본적 이유는 현재까지도 대한민국은 북한과 휴전 중이기 때문이다. 즉,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국가이기에 북한의 대남도발 및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 많은 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사병 복무기간 (육군 기준) 21개월 → 18개월 단축 계획을 실행 중이기 때문에 이미 병력 감축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갑작스러운 모병제 전환은 병력 대거 감축으로 이어지게 되며, 이로 인해 전체적인 군사력이 약화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는 아니더라도 가깝거나 먼 미래에 남북 간의 관계가 개선된다면 모병제가 가능하지 않을까?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여기에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존재한다.
우선, 대북관계 개선이 된다고 하더라도 종전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북한에 의한 위험이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 1%의 위험이 존재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바로 국군의 존재 이유이다. 그렇기에 모병제 전환이 갑작스레 시행된다면, 앞서 언급했듯 군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많은 국민들이 불안감을 속출할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항상 보호하기 위해서 군사력은 섣불리 약화하여서는 안 된다.
이렇듯 국가 평화에 위협이 되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모병제 전환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평화통일이 전제된다면 단계적인 모병제 전환이 실행될 수도 있다. 더 이상 한국과 북한이 대치할 일이 없어지게 되면 한반도 내의 군사적 긴장감이 크게 완화될 수 있기 때문에 모병제 전환의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하나의 걸림돌이 있다. 북한이라는 위협이 사라진다고 해서 한반도에는 평화만 존재하게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평화통일이 된 통일 한국은 현재의 대한민국보다 안전한 안보 상황에 놓일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잠재적 위협 세력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외부 세력의 침략을 많이 겪은 나라이다. 한국은 일제강점기 및 미소 냉전에 의한 남북 분열을 겪어 본 나라로서 자주 국방력이 약해지게 되면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지 알고 있다. 이러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강한 군대가 필요하다.
실제로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2019년 KADIZ (한국방공식별구역) 영공을 여러 차례 침범하면서 한국에 대한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외부세력의 위협이 지속한다면 중대한 국가적 위기로 다가올 것이고, 이에 대해 한국은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통일 한국 또한 인접국들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여 강한 군사력을 유지해야만 더 나은 안보 상황을 마련할 수 있다. 즉, 통일 한국 또한 튼튼한 자주 국방력을 갖추기 위한 목적으로 징병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한국의 지정학적 특징을 고려하면 모병제 전환은 평화통일이 된다고 하더라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평화통일이 된 이후에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남북통일로 인한 군사력 상승 및 주변국들 간의 관계 개선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단계적인 모병제 전환, 혹은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www.law.go.kr/LSW/LsiJoLinkP.do?docType=JO&lsNm=%EB%8C%80%ED%95%9C%EB%AF%BC%EA%B5%AD%ED%97%8C%EB%B2%95&joNo=003900000&languageType=KO¶s=1#
-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1191097161779
-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4171748001
- YTN News https://www.youtube.com/watch?v=NKia41iwkmM&t=60s
- JTBC News https://www.youtube.com/watch?v=o-Mivu1IZ4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