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민화협 해외협의회 전체회의를 가다 Da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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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민 기자]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누운 호텔 침대는 세상 모르게 편안했다. 저녁 식사 때 먹은 고기 냄새에 창 옆에 걸어 둔 흰 색 블라우스와 몸에 딱 달라 붙는 검정 치마, 무난한 검정 자켓이 열어 둔 창문 사이로 들어 온 바람에 흔들렸다. 새 구두에 벗겨진 오른쪽 발 뒤꿈치가 조금 쓰려 왔고, 잠깐만 눈을 붙여야지 하던 것이 나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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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민화협 해외협의회 전체회의는 2일차에 모두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남북한 관계와 통일에 대한 다양한 특강과 논의가 이어졌다. 박명규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남북관계의 현실과 평화통일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시작했다. 기조연설로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나와서 ‘선택이 아닌, 생존전략으로서의 통일과 세계평화의 섬 제주가 통일에서 가질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말했다. 이어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가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정치 환경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해 강의를 이었고, 마지막으로 이병웅 민화협 공동의장이 생생한 사례들과 함께 이산 가족 문제와 국군 포로 문제, 납북자 문제, 그리고 북한의 식량 문제와 인권 문제들을 다뤘다.

특히 박명규 서울대 교수가 특강에서 지적한 것처럼, 나도 다른 젊은 세대들처럼 “한민족이기 때문에 당연히 통일해야 한다”는 사명감보단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없어지려면 평화적인 통일이 낫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또 돌이켜보면 북한 핵이며 미사일이며 종종 들려오는 북한 소식과 관련된 뉴스를 그저 방관자처럼 팔짱 끼고 보고 있던 내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오늘 특강을 듣다보니 3.8선 바로 위에 살고 있을,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북한 주민들이 처음으로 생생하게 다가왔다. 분단 후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해결책은 요원한 이산 가족 문제, 천문학적인 국방비 문제, 그로 인해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한국 모든 남성들의 의무적인 군 복무 문제 등을 생각하면 통일은 우리 젊은 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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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회의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어젠다들이 폭 넓게 다루어졌지만, 여전히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논의들이 여러 세대에 나뉘어, 여러 지역에 걸쳐 더욱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통일 문제를 잘 해결하려면 우리 유학생들을 포함한 전세계 모든 교민들은 물론, 전세계인들 모두 한국의 통일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고 논의해봐야지 않을까. 솔직하게 우리 젊은 세대에게 있어 통일에 대한 인식은 낮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젊은 세대들이 좀더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논의의 장을 펼치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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