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리그 여행기 “청춘이라면 낭만 하나쯤은 있어야지” (2/2)

칼리지 인사이드 | “미래는 자신이 가진 꿈의 아름다움을 믿는 사람들의 것이다” – 엘리너 루스벨트 연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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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였던 ‘5대 리그 여행기’ 1편에 이어서 “청춘이라면 낭만 하나쯤은 있어야지” 2편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세 번째 여행이었던 세리에 A(이탈리아 – 2022년 5월)의 이야기는 현재 재학 중인 아이오와 대학교(University of Iowa)로의 편입이 확정된 이후의 여행이었으며, 분데스리가(독일 – 2023년 3월)의 이야기는 ‘이십 대를 더욱 특별하게 빛낼 슬기로운 방학나기’ 기사에서 짧게 소개한 여행 이야기입니다. 필자가 떠났던 그리고 떠날 ‘5대 리그 여행기’의 마지막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3. 세리에 A(이탈리아 – 2022년 5월).

출처 윤종관. 세리에 A 근본여행.

경기 직관: AC 밀란 vs. 아탈란타 (2022년 5월 16일 –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산 시로).

방문 구장: (좌측부터 당시 순위대로 나열) AC 밀란, 인터 밀란, 나폴리, 유벤투스, 라치오, AS 로마, 피오렌티나, 삼프도리아, 제노아.

세 번째 ‘5대 리그 여행기’의 목적지인 이탈리아로 떠나는 이날은 필자에게 있어서 정말 행복한 날 이었다. 우선 지금의 아이오와 대학교로의 편입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였었고, 대략 4년 반 동안의 캐나다 생활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다. 후회가 있으면 아쉬움이 남는 법, 하지만 필자는 4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캐나다에서 목표로 했던 전부를 달성하고 더 큰 목표를 세우고 떠났기에 ‘Happy Ending’이라는 표현으로 안녕을 말했다. 기쁜 마음으로 이탈리아에 도착했을 때 필자의 화물용 캐리어의 바퀴 한 개가 부서져 있었다. ‘큰일 났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편한 여행을 위해서 새로운 캐리어를 구매하거나 렌터카를 빌릴까 잠시 생각했었지만, 세리에 A에 전부를 쏟은 대학생 여행자에게 그런 소비는 사치였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이탈리아 시내의 차도와 인도는 매끈한 콘크리트 도로가 아닌 돌을 크기에 맞추어 끼워 넣은 중세 시대에 마차가 다닐 법한 도로의 형태였기에 캐리어를 끌고 숙소까지 또는 기차역까지의 이동에서 힘듦이 있었다. 힘듦도 잠시, 밀라노 중앙역에 도착했던 필자는 우승을 눈앞에 두고 벌써 축제를 준비하고 있던 AC 밀란 팬들의 분위기에 압도당했었다.

세 번째 ‘5대 리그 여행기’의 이탈리아는 UEFA 리그 계수 순위에서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전 기사부터 말씀드리는 UEFA 리그 계수란 유럽 클럽 대항전에 참가한 각 리그의 모든 팀이 얻은 점수의 평균을 계산하여 시즌별로 리그 포인트가 매겨지며, 이 또한 5시즌 간의 포인트를 합산하여 리그 랭킹을 산정하는 것을 말한다. 필자가 이탈리아 세리에A 여행을 하면서 이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스페인 라리가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로, 이탈리아는 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팀들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필자가 방문했었던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산 시로는 AC 밀란과 인터 밀란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구장이며, AS 로마와 라치오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스타디오 올림피코 그리고 삼프도리아와 제노아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스타디오 루이지 페라리스 등이 있다. 두 번째로, 필자가 방문했던 9개 팀의 스토어(Fan Shop/Megastore)가 이전의 프리미어리그 또는 라리가와 비교했을 때 잘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전 두 리그의 스토어는 구장과의 접근성이 좋았지만, 방문했었던 세리에 A 팀들은 유벤투스를 제외하고 구장과의 접근성이 나쁘거나 스토어 규모가 매우 작았다.

스포츠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자 축구 에이전시에서 인턴쉽을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세리에 A의 인프라 개선에 있어서는 팬들을 위한 스토어를 구장 내의 또는 접근성이 좋은 곳에 만드는 것이 더욱 팬들을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방문했던 세리에 A 팀들의 구장들은 각각의 캐릭터가 확실하고, 규모가 작은 구단일지라도 열정적인 팬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팬 스토어’라는 작은 부분부터 개선한다면 상품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팬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장점은 그들만이 갖고 있는 유니크한 분위기이다. 예를 들어서, AS 로마와 라치오의 스타디오 올림피코는 구장 입구부터 시작되는 아름다운 나무 조경과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석상들이 구장과 조화를 이뤘고, 삼프도리아와 제노아의 스타디오 루이지 페라리스에 방문했을 때는 삼프도리아의 홈 경기가 있던 날이었는데 다른 구단에 비해 작은 규모의 구단이라 칭해짐에도 불구하고 몇만 명의 삼프도리아 팬들이 클럽을 상징하는 파란색 홍염을 경기 시작도 전에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폴리의 디에고 마라도나 스타디움은 ‘경기장 외관 관리를 이렇게 안 한다고?’라고 생각할 정도로 무섭기도 하고 열악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했을 때, 이러한 극성인 팬들이 있는 구장에 오는 원정팀들은 나폴리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리라 생각했고, 오히려 나폴리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겠다고 생각했다. 기사 분량 관계상 AC 밀란의 직관 이야기는 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세 번째 ‘5대 리그 여행기’가 마무리되었다.

 

4. 분데스리가, 2. 분데스리가 그리고 3. 리가(독일 – 20233).

출처 윤종관. 분데스리가, 2. 분데스리가 그리고 3. 리가 근본여행.

경기 직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르 vs. 베르더 브레멘 (2023년 3월 18일 – 보루시아 파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vs. FC 쾰른 (2023년 3월 19일 – 지그날 이두나 파크).

방문 구장: (좌측부터 당시 순위대로 나열)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 프랑크푸르트, 마인츠, 레버쿠젠, 묀헨글라트바흐, 쾰른, 뒤셀도르프, 1860 뮌헨.

네 번째 ‘5대 리그 여행기’의 목적지인 독일로 떠나는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봄 방학 때 축구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너무 설레었던 것도 있지만, 필자는 ‘이십 대를 더욱 특별하게 빛낼 슬기로운 방학나기’ 기사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이번 봄 학기에는 19학점에 더하여 스포츠 봉사활동, 패럴림픽 스태프, 두 개의 대외활동 그리고 다음 기사에서 언급할 스포츠 에이전시(축구 에이전트) 인턴쉽 준비까지 불가능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필자는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휴식이 필요했었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이전부터 계획했었던 독일 축구 여행을 너무나도 떠나고 싶었다. 이탈리아 축구 여행에서는 화물용 캐리어의 바퀴 한 개가 부서져 있었다면, 이번 독일 축구 여행에서는 캐리어가 분실되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필자는 시카고에서 폴란드 바르샤바를 경유하여 독일 뮌헨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필자의 캐리어가 바르샤바에서 뮌헨으로 넘어오지 않았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필자가 바이에른 뮌헨의 맨투맨을 입고 여행했던 이유는 당장 입을 옷이 필요했기에 뮌헨 공항에서 맨투맨을 구매해 입었고, 여행 내내 양말과 속옷 그리고 반팔까지 모든 옷을 빨아 입었다. 그리고 저녁이면 드라이기로 말려 입었기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의 맨투맨 그리고 아이오와 맨투맨만을 입고 여행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필자의 캐리어는 필자가 미국에 돌아오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필자의 집으로 배송되었다.

독일 뮌헨에 도착했던 필자의 첫날은 캐리어를 분실했다는 이유에서 기분이 썩 좋지 못한 여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분 때문에 평생에 한 번 있을 독일 축구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필자는 ‘그래, 지금 젊을 때 이런 경험을 해 보지 아니면 언제 해 보겠어’라고 긍정 회로를 돌리며 여행을 이어 나갔다. 네 번째 ‘5대 리그 여행기’의 독일은 UEFA 리그 계수 순위에서 3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다른 리그들과 다르게 50+1 규정(개인 투자자 또는 하나의 기업이 소유할 수 있는 구단의 지분이 50%-1주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 분명하게 장단점이 존재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예로 들어서, 프리미어리그는 현재 유럽 리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축구 리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자본이 투입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스타 플레이어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을 선호하고 있고, 이러한 이유가 더해져서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반대로 분데스리가가 50+1 규정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직 분데스리가 팬들을 위한 축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구단의 도산을 막고자 본 규정을 이어오고 있다. 시민 구단 체제로 운영되는 독일 분데스리가를 제외하고 타 국가의 프로축구 리그의 많은 팀은 모기업의 파워로 운영되는 부분이 크다 보니 구단이 파산된 여러 예시가 존재한다.

위에 언급한 이유에 더하여 필자가 여행했던 독일 분데스리가는 ‘축구’만 봤을 때 팬들을 위한 좋은 정책들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느꼈던 분데스리가는 구장 접근성에 대하여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모든 구장을 방문해 보지는 못했지만, 경험을 통한 단편적인 예시를 들어보자면, 이재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마인츠의 구장을 방문했을 때 너무 놀랐었다. 왜냐하면 마인츠라는 소도시에서 트램(노면전차)을 타고 마인츠 구장에 내렸을 때, 주변에 펼쳐진 풍경은 전부 밭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인 선수가 뛰었던 프랑크푸르트는 전철역에서 내려서 부터 구장까지 숲길을 따라서 이동해야 했다. 여행했었던 9개 팀의 구장 중에서 바이에른 뮌헨, 쾰른, 뒤셀도르프를 제외하고는 역에서부터 접근성이 좋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여덟 개 팀의 구장들을 방문하고 드디어 도착했던 마지막 아홉 번째 구장인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 필자는 오직 도르트문트 팬들의 카드섹션을 보고자 경기를 직관했지만, 쾰른과의 경기에서는 카드섹션은 행해지지 않았었다.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의 재밌었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5대 리그 여행기 “청춘이라면 낭만 하나쯤은 있어야지”를 마무리하려 한다.

전반전이 끝난 하프타임(half time – 전반과 후반 사이에 쉬는 시간) 때 필자는 맥주를 사려 줄을 서고 있었는데 술에 많이 취하신 할아버지 팬분께서 필자를 보고 “Are you Japanese?” 물어보았고 필자는 “No, I’m Korean”이라고 답했었다. 여행을 하는 한국인 여행객이라면 중국인 또는 일본인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기분이 나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필자는 이 부분에 있어서 아무런 타격이 없다. 할아버지 팬분께서 필자에게 일본이냐고 물어본 이유는 도르트문트에서 오랫동안 뛰었던 일본인 축구선수 카가와 신지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한국인이라고 말하는 순간 할아버지 팬을 포함한 맥주를 사려 줄을 서고 있던 주변의 팬들이 필자를 보고 “붐붐차? 차붐?” 이라고 말하였는데 국뽕(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이 차올랐다. 필자는 2008-09시즌에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를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15년 차 맨유의 팬이자 해외 축구의 팬이다. 15년이라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축구를 보다 보니 이번 여행에서 필자는 ‘내가 만약 차범근의 시대에 태어났었더라면, 실시간으로 차범근의 플레이를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했었다. 분명하게 ‘축구’라는 매개체는 국가, 인종, 성별과 나이 등을 막론하고 모두 하나 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며, 이러한 모든 이유가 필자가 2024년까지 목표로 한 마지막 ‘5대 리그 여행기’ 목적지인 프랑스 리그앙 여행을 하려는 이유이고, 모두가 말도 안 된다던 ‘5대 리그 여행’이라는 낭만을 쫓는 이유이다.

안녕하십니까 College Inside 13기 대학생기자단 윤종관입니다. University of Iowa에서 Sport and Recreation Management(Communications and Public Relations/Journalism)을 전공하고 있고, Media Management를 부전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