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SAIC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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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이 맘쯤, 나는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대학 입학식에 들떠 매일 밤을 뒤척이고 있었다. 새로운 도시와 학교,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성장해나갈 내 스스로의 모습을 상상하면 기대도 됐지만 그 어느 하나 또렷이 알 수 없었기에 미묘한 두려움 마저 느꼈다. 졸업을 앞둔 지금, 그 당시의 나처럼 올 가을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입학을 앞두고 설레어 하는 신입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SAIC 학교 상식들을 공개하고자 한다.

Q. 각종 할리우드 영화에 무법의 도시로 비춰지는 시카고. 위험하지는 않을까?

A. 시카고는 무려 90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대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때문에 시카고 내 모든 장소와 사람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도시 자체가 위험하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특정 지역이나 행사에 가지 말라고 조언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상 그 어느 곳도 특별히 위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세상) 어딜 가나 그 곳에 맞는 안전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정확히 어디인지, 어떻게 그 곳에 도착할 것인지, 믿을 만한 사람들과 동행을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귀가할 때 대중 교통이 운행을 하는 지 등 스스로의 안전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나는 시카고에서 생활하는 동안 이 도시가 서울에 비해 유난히 위험하다고는 느낀 적은 없었다. 다만 시카고의 밤은 유독 어둡다. 미국의 대부분 지역이 그러하듯 상점들이 초저녁이면 닫기 때문에 한밤중에 길거리는 음산할 수 밖에 없다. 혹시라도 밤늦게 외출을 해야한다면 기숙사 Safe-ride(무료 SAIC 캠퍼스 내 안전 이동 수단)을 이용하거나 듬직한 친구들과 동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Q. Credit/No Credit 시스템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GPA가 없으면 졸업 후에는 어떻게 취직/대학원 진학을 하는가?

A. Credit/No Credit은 학생의 수업 태도에 따라 학점 유무가 정해지는 시스템이다. 즉, A, B, C 등으로 나뉘어지는 Grading system(등급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흔히 미대생이 좋은 점수를 맞기 위해 교수의 취향을 따라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실시된 것으로 미술대학교가 아닌 Caltech, Brown, MIT, Johns Hopkins 같은 일반대학교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SAIC에서는 점수나 등급보다 크리틱, 비평적인 사고 방식, 작품 발표 및 소개 교육에 중점을 두어 학생들이 졸업 후에 마주하게 될 인터뷰나 예술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준비한다.

실제로 예술가에게 GPA는 전혀 쓸모가 없다. 그 이유는 예술 전공 대학원이나 일자리 취업 때 GPA가 요구되지 않을 뿐더러 무엇보다 포트폴리오가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어떠한 이유에서든 등급을 받아야할 경우 교수에게 비공식적 성적표를 요청할 수 있다.

Q. SAIC 학비는 학기 당 약 2,500만원 (2017년, 15학점 기준). 왜 이렇게 비쌀까?

A. 미국의 모든 사립 미대의 학비가 비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휴학 시절에 이 점에 대한 불만을 해소했다. 3년 전 휴학하기에 앞서 한 교수와 면담을 하게 되었다. 그 때 내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할 것이라 하자 그는 이상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 학교 학생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하면 배우는 것은 결국 우리 학교 시설이 최고라는 사실이지”라고 말했다. 그렇다. SAIC는 다른 학교에서는 불가능한 최고의 시설과 교수진을 공급한다. 너무 거창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사실이다. 나는 휴학 시절 다양한 미대들을 돌아다녔고 다른 해외 유명 예술 대학을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 그 어느 예술대학교도 SAIC만큼 작품에 필요한 기술이나 시설에 막힘이 없는 곳은 없다.

SAIC는 생각보다 다양하고 획기적인 기계와 서비스가 준비되어있다. 아침 잠이 많아서 자꾸 지각을 한다고? DLRC 오피스에서 일명 폭탄 시계를 빌릴 수 있다. 그 어디에서도 찾지 못하는 영상 작업을 감상하고 싶다고? Video Data Bank에 있을 것이다. 디지털 이미지를 정확하게 천으로 짜고 싶다고? 섬유과에 digital jacquard loom(디지털 자카드식 문직기)가 3채나 있다. 알루미늄, 청동, 혹은 철제 작업을 하고 싶다고? 캠퍼스에 주조 공장이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렇게나 많은 학비를 내고도 캠퍼스 내에 시설들을 다 활용해보지 않고 졸업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이다. 학비가 비싸다고 느낀다면 학교를 다닐 동안 최대한 많은 시설들을 활용하고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예술학교로 알려진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조소를 공부하고 있는 곽지수입니다. 학교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다가 1년간 북경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고 지금은 SAIC 신입생 프로그램 조교와 KSA 한인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시카고 생활과 특수한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보다 흥미롭고 진솔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