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지 않을 것처럼 매일 비가 내리고, 흰 눈이 소복이 쌓이던 뉴욕에 마침내 여름이 왔다. 한국의 무더위 못지 않은 뉴욕의 강렬한 태양빛은 뉴욕을 찾는 관광객이나 학업에 지친 유학생들에게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그래서 살인적인 더위를 잠시 피해 갈 수 있는 관광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름드리 나무의 시원한 그늘 아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식물원인 브루클린 보타닉 가든(Brooklyn Botanic Garden)이다.
보타닉 가든의 입구에는 일본식 정원이 있는데, 호숫가 주위에 나무들과 적색 정자의 조화가 동양의 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튤립 정원이 있다.
그 동안 보아왔던 놀이공원의 튤립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알록달록한 꽃잎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자연의 품에 안겨있는 느낌이 들것이다. 튤립 가든을 지나면 푸른 잔디밭과 고목의 넓은 그늘이 펼쳐진다.
이 곳은 식물원이라기 보다 뉴욕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센트럴 파크 같은 분위기이다. 잔디 위에 돗자리를 깔고 나무 그늘 아래 누워 볼 것을 추천한다. 조금 더 걷다 보면 유럽식 화훼 정원이 있다. 이 정원에서 나무를 손질한 방법이 매우 독특한데, 밑동에서 갈라지는 나무 줄기가 계속 두 개로 갈라지도록 가지치기를 해서 그 이름이 Binary Tree이다.
보타닉 가든의 마지막 코스는 벚꽃이다. 벚꽃 성수기인 4월과 5월에는 Cherry Blossom Festival과 Sakura Masturi축제가 열린다. 여러 겹으로 된 벚꽃을 보면 마치 옥수수가 터져 팝콘이 된 모습과 닮았다. 이 외에도 사막 식물, 아열대 식물, 열대 식물 등 특수한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을 볼 수 있는 곳 또한 따로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로 관광을 가면 아이들이 학습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브루클린 보타닉 가든에 가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MTA지하철의 2호선 또는 3호선을 타고 Brooklyn Museum Station역에서 내리면 보도 5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역에서 식물원까지 가는 길 또한 벚꽃나무가 있어 눈이 즐겁다.
6월과 9월은 장미 철 이다. 롱비치나 몬탁 등 뉴욕의 유명한 해변도 좋지만, 푸른 식물의 그늘이 주는 시원함과 아름다운 장미꽃을 감상하는 것 또한 뉴욕의 여러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스토니브룩 염지민 기자 (Jimin.yeom@stonybrook.edu)(Photo by Jimin Ye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