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박영배 코치
전 국가대표 공격수로 유명
‘그레츠키 캠프’ 스태프 참여
패서디나서 선수들 가르쳐
한국선수 북미진출 돕고파
빙판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 LA킹스 선수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며 아이스하키의 꿈을 키운 어린 소년이 자라 그와 나란히 섰다.
패서디나 아이스하키클래스 박영배 코치다.
지난달 13일부터 일주일 동안 시미밸리의 ‘그레츠키 아이스하키 캠프’에서 코치 자격으로 당당하게 빙판을 달렸다.
박 코치는 “(그레츠키는) 어릴적 우상이었다. 축구로는 펠레, 농구로는 마이클 조던급이다. 레전드의 클래스에 코치로 참가할 수 있어 더없이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독백한다. 시작은 2015년. 그레츠키 캠프를 찾은 한국 초등학생 8명의 코치를 맡았다. 그레츠키와도 인사를 나눴다.
캠프는 놀라웠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들이 코치를 맡았다. 스페셜 코치들은 현역 NHL 선수들이 나섰다. 미국 초등학교 선수들과 함께 링크를 내지른 어린 한국 선수들의 기량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박 코치는 캠프 코치가 되기로 결심했다. 캠프에서 더 많은 한국 선수를 가르치고 싶었던 것. 여름 캠프가 끝나자마자 그레츠키와 관계자들에게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냈다. 연말까지도 회신은 없었다. 하지만 계속했다.
노력에 대한 보답이었을까. 캠프에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올해도 한국의 어린 선수들과 캠프를 찾았다. 그는 첫날 코치 테스트를 받았다. 물론 합격. 한국은 물론 미국 선수들에게 스케이팅 등 아이스하키 기술들을 가르쳤다.
박 코치는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몰라보게 발전했다. 캠프에서도 주목했다”며 “관계자들과 한국 아이스하키의 나아진 환경도 이야기하며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대한민국 국가대표 박영배를 잘 안다. 경희초.중, 경복고 등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항상 주목받던 공격수였고 경희대 재학시절인 1998년에는 21년 만에 우승컵을 학교에 선사했기 때문. 대한민국 국가대표 주전 공격수로도 활약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이미 앞길이 탄탄하게 정해져 있었지만 더 큰 꿈을 꾸었다. 스포츠 매니지먼트, 나아가 엔터테인먼트와 결합된 스포테인먼트를 해보고 싶었다.
실업팀, 일본 리그 진출을 뒤로 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주변의 반대도 심했지만 꿋꿋이 밀고 나갔다.
더 큰 무대를 경험하고자 무작정 태평양을 건넜고 우여곡절 끝에 패서디나 아이스링크 클래스 코치가 됐다.
LA킹스 선수들과도 친해지면서 아이스하키 네트워크도 점점 넓혔고 그리고 그레츠키 캠프 코치까지 올라왔다. 그는 이 같은 활동을 페이스북(www.facebook.com/laicehockeycamp)에 계속 업데이트하며 소식을 전하고 있다.
돌아온 듯하지만 한 길로 살아왔다는 박영배 코치. 이제는 해야될 일이 많고 더욱이 2018년 평창 올림픽 이후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내년 또는 후년에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그레츠키 캠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올림픽 후에는 NHL에 입성하는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현지 정착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선수들의 미주 진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아이스하키 뿐 아니라 영어교육과 네트워킹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문의: (213)215-5636
백정환 기자